'북곽 선생'은 존경받는 선비였다. 그가 낸 책이 만 권이나 되었다. 어진 성품과 높은 도덕성으로 세상의 존경을 받았다. '북곽 선생'이 옆 마을에 사는 '동리자'라는 과부를 찾았다. '동리자'는 얼마나 정절이 곧던지 그녀가 사는 동네가 '동리 과부 마을'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고매한 '북곽 선생'이 정절 곧은 '동리자'의 처소로 들어서자 '동리자'는 '북곽 선생'에게 오랫동안 연모해 왔노라며 낭랑한 음성으로 책을 읽어달라고 했다. '북곽'이 막 책을 읽으려고 할 때, '동리자'의 다섯 아들이 나타나서 소리쳤다. "북곽 선생은 과부의 집에 들락거릴 분이 아니야, 저놈은 분명 북곽 선생 으로 변장한 여우일 테니 저놈을 잡아라."
여우로 몰려 죽을 지경이 되자 북곽 선생은 달아나면서도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볼까 봐 미친 사람 흉내를 내며 뒤뚱거리다 거름통에 빠졌다. 거름을 뒤집어쓴 채 겨우 빠져나와 얼굴을 드니 호랑이 한 마리가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북곽 선생은 체면이고 뭐고 목숨을 구하기 위해 머리를 조아리며 호랑이 앞에 갖은 아첨을 늘어놓았다.
"내 일찍이 들으매 '선비 유(儒)' 자는 '아첨 유(諛)' 자로 통한다더니 과연 그렇구나. 제 것이 아닌 물건에 손을 대는 놈을 일러 도적놈이라 하고, 살아있는 것을 잔인하게 대하고 사물에 해를 끼치는 놈을 화적 놈이라고 하는데, 네놈들이야말로 밤낮을 쏘다니며 분주하게 팔뚝을 걷어붙이고 눈을 부릅뜨고 남의 것을 낚아채려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고매한 '북곽 선생'이 정절 곧은 '동리자'의 처소로 들어서자 '동리자'는 '북곽 선생'에게 오랫동안 연모해 왔노라며 낭랑한 음성으로 책을 읽어달라고 했다. '북곽'이 막 책을 읽으려고 할 때, '동리자'의 다섯 아들이 나타나서 소리쳤다. "북곽 선생은 과부의 집에 들락거릴 분이 아니야, 저놈은 분명 북곽 선생 으로 변장한 여우일 테니 저놈을 잡아라."
여우로 몰려 죽을 지경이 되자 북곽 선생은 달아나면서도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볼까 봐 미친 사람 흉내를 내며 뒤뚱거리다 거름통에 빠졌다. 거름을 뒤집어쓴 채 겨우 빠져나와 얼굴을 드니 호랑이 한 마리가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북곽 선생은 체면이고 뭐고 목숨을 구하기 위해 머리를 조아리며 호랑이 앞에 갖은 아첨을 늘어놓았다.
"내 일찍이 들으매 '선비 유(儒)' 자는 '아첨 유(諛)' 자로 통한다더니 과연 그렇구나. 제 것이 아닌 물건에 손을 대는 놈을 일러 도적놈이라 하고, 살아있는 것을 잔인하게 대하고 사물에 해를 끼치는 놈을 화적 놈이라고 하는데, 네놈들이야말로 밤낮을 쏘다니며 분주하게 팔뚝을 걷어붙이고 눈을 부릅뜨고 남의 것을 낚아채려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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