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에 클래식카 게시판이 있는지 오늘 처음 봤네요. 좋은글 많이 읽었고 제 글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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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우리는 첨단 기술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습니다. 카카오톡과 네이버 검색에 1.4 Ghz의 스마트폰(iPhone6)을 쓰는 우리가 고작 1 Mhz만으로 달착륙을 시도했던 과거에 비해 문명적으로 발전한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컴퓨터의 정밀함 없이 슈퍼카를, 레이싱카를 두뇌와 손만으로 만든다는 발상이 단순히 기술적으로 후퇴한걸까요, 아니면 사람의 열정으로 만들어낸 예술품이 되는걸까요?
차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의 차이는 누군는 자동차를 하나의 도구로서 바라보고 누군는 자동차를 인간의 감성을 물려받은 기계로 바라본다는 사실아닐까요? 우리가 쏘나타 하이브리드보다 458 스페치알레에 열관하는 이유는 비록 효율을 포기하더라도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빨리 달리고 싶은 원시적인 충동을 만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성이 강한 차에 감성적으로 끌리는 희한한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디자인에서 엔지니어링까지 두뇌와 손만으로 제작된 차들은 첨단기술로 설계된 요즘 차들과 차원이 다른 사람의 감성을 타고났습니다. 최근 클래식카의 인기가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은 요즘 차에서 이런 감성이 점점 매말라가기 때문 입니다. 그러지 않고는 어떻게 과거의 포르쉐 911이 최신의 포르쉐 911과 가격이 비슷한걸까요? 클래식카 입문자들을 위해 클래식카를 즐기는 쉬운 방법 4가지를 요약해 봤습니다.
눈으로 즐겨라
요즘 차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모양이 비슷합니다. 전체적인 실루엣과 비율이 워낙 비슷해서 회사 마크와 그릴, 헤드램프/테일램프같은 디자인 시그니처를 확인하지 않으면 구분이 힘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자동차 비전문가인 정치인들이 일방적으로 내놓는 각종 규제는 물론 안전과 환경이라는 공익을 목표로 하지만 디자인 자유를 빼앗고 자동차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죠.
자동차 규제의 벽이 지금보다 무척 낮았던 60년대까지는 디자인 스케치와 양산차와의 차이가 지금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물론 평균 자동차 가격이 지금보다 높았던 시대라 (물가 환산후 소득 대비) 단순 비교는 불공평하지만 클래식카들을 통해 지금의 규제들이 허락하지 않는 디자인 디테일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은 로버 미니는 지금의 안전과 환경규제를 절대 통과할 수 없지만 오리지널의 감성이 워낙 강하다보니 BMW를 통해 지금까지 카피될 정도입니다.
람보르기니 쿤타치 LP400을 한번 살펴 볼까요. 쿤타치를 못 본 사람은 없지만 오버펜더와 윙이 달린 후기형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초기형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없습니다. 초기형 쿤타치는 과하게 치장된 후기형과 달리 매우 매끄럽고 심플한 디자인입니다. 지붕 중간의 틈으로 후방시야를 확보한 디테일은 잠수함의 잠망경을 닮아 "Periscopica"라는 별명을 받았습니다. 이 페리스코피카 디자인은 158대만 생산된 초기형 LP400에만 존재하며 미국시장 진출을 시작한 80년대부터는 헤드룸 확보를 위해 사라졌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차인 알파로메오 33 스트라달레 입니다. 알파로메오 33 레이싱카에 그대로 바디만 씌워 판매한 이 차는 매력적인 볼륨감을 가진 바디와 극도의 심플함가 매력입니다. 사진상 프로토타입은 양산형과 다른 헤드램프를 가졌는데 저는 딱 1대만 존재하는 이 프로토타입을 정말 좋아합니다. 화려한 디테일 없이 섹시한 볼륨감이 특징인 이탈리아 디자인의 정석이죠. 예술적인 디자인과 모터스포츠 엔지니어링의 결합.. 거기에 10,000rpm까지 올라가는 2리터 V8사운드까지! 60년대 로마 시내를 달리는 모습과 사운드는 어땠을지 상상해 봅니다.
귀로 즐겨라
엄격해진 소음 규제는 우렁찬 배기 사운드를 앗아갔고 배출가스 규제로 터보차저가 필수가 되면서 매력적인 엔진 사운드도 이제 멸종 위기입니다. 역사적으로 자연흡기만을 고집한 BMW M, 페라리, 심지어 파가니조차도 사운드 튜닝에 큰 타격을 받았죠. 포르쉐 918과 라페라리는 이런 규제를 만족하는 자연흡기 엔진을 유지하기 위해 하이브리드를 택했지만 워낙 고가의 시스템이기에 자연흡기는 당분간 슈퍼카 가격대에도 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럼 지금보다 규제가 약했던 과거는 어땠을까요? 이 부분은 말이 필요없으니 영상으로 대체하겠습니다.
1962 알파로메오 스프린트 GTAm
1967 알파로메오 33 스트라달레 (프로토타입)
1973 포르쉐 911 2.7 RS
1978 람보르기니 쿤타치 LP400 "페리스코피카"
다음 내용은 Part 2에서 이어집니다.
- Ghepardo -
출처: http://blog.naver.com/ghepardoblog/220360249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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