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의 역사, 철도의 역사
기차의 역사는 철도가 생기면서 시작된다. 철도의 역사는 분명하지는 않지만 1500년대 영국, 프랑스 등 유럽지역에서 시작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무로 된 선로를 길바닥에 깔아 말 1마리로 수레 2~3개를 끌게 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나무 선로 위에 철판을 깔게 되니 무게를 지지해줄 뿐만 아니라 수레바퀴와 선로의 마찰을 줄여 더 빨리 달리고 수명도 길어지게 되었다. 다시 선로가 철제로 바뀌고 바퀴 둘레에 이탈을 막는 턱을 달면서 철도는 한 단계 진보하게 되는데, 이것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바퀴식이다.
아울러 수레에서 증기기관차, 디젤기관차, 전기기관차로 동력 차량의 발달도 이루어졌다. 우리가 흔히 증기기관차, 디젤기관차, 전기기관차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열차를 끄는데 사용한 에너지가 증기인지 경유인지 또는 전기를 이용한 것인지에 따라 구분해 부르는 것이다. 이처럼 기차의 역사와 철도의 역사는 시작점이 같다.
우리나라 기차의 역사는 1899년 9월 18일 경인선(노량진-인천 구간) 철도가 첫 개통되면서 열렸다. 그 경인철도를 달린 최초의 기차는 미국 브룩스사에서 제작한 ‘모가형 탱크기관차’였다. 지금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하얀 연기를 위로 뿜어올리며 칙칙폭폭 달리던 그 증기기관차였다. 당시 최고속도는 60km로, 지금으로 치면 성능좋은 자전거 속도 수준이었다.
이후, 산악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의 특성과 선로의 상황, 수송물자의 증가에 따라 1930년대에는 미국과 독일에서 도입해 조립·운용하거나 독창적 설계로 제작된 ‘푸러형’과 ‘터우형’ 증기기관차가 활약하게 된다.
그리고 1946년 드디어 우리 기술로 만든 해방자호가 서울-부산 구간에 운행을 시작했다. 최고속도 70km로, 160km 이상이면 기술적인 한계로 여겨지던당시 속도 기준으로 보면 고속열차에 해당됐다고 한다.
디젤기관차는 한국전쟁 때 등장했다. 미군이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운행하던 디젤기관차 가운데 4량을 1955년 기증하면서 한국에 디젤기관차 시대가 열리게 됐다. 증기기관차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고, 비탈이 심하고 터널이 많아 증기기관차가 운행되지 못하는 구간까지 달릴 수 있어 효율성이 높았던 디젤기관차의 수는 계속 증가했다.
전기기관차는 선로 위에 전차선을 설치하고, 이 전차선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운행하는 기관차이다. 전기기관차는 디젤기관차에 비해 소음이 적고 친환경적이어서 미래형 기관차로 각광받고 있다.
1973년 청량리-제천, 1974년 구로-수원, 서울-인천 수도권 전철이 개통되면서 본격적인 전기철도의 시대가 시작됐다.
전기철도는 지하자원이 적은 나라, 산이 많은 나라에서 발전된 가장 각광받는 철도의 수송방식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일찍부터 전기철도화를 이루었다. 또한 전기철도는 철도고속화의 절대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으며, 현재 최고속도 516km(상업 최고속도 300km)의 고속철도 시대를 맞고 있다.
오는 9월 18일이면 경인철도가 개통된 지 110년이 된다. 그 사이 한국에 철도시대를 열었던 증기기관차는 디젤기관차에 밀려 1967년 운행을 중단했고, 현재 디젤기관차와 전기기관차가 함께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석유자원 고갈 등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와 환경 위기를 맞아 디젤기관차 역시 빠르게 전기기관차로 대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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