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의 아메드 카와가(23)씨는 요즘 레이싱에 푹빠졌다.
4만달러짜리 스포츠카 '메탈블루 크로스파이어'를 타고 시속 150마일로 도로를 질주하곤 한다.
그 뿐만아니다. 최근 중동에서는 고급 스포츠카의 불법경주가 횡횡하고 있다.
대표적인 중동의 부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주말이면 도로경주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사우디의 청소년들은 람브로기니, 포르쉐 등 고급차량을 몰고 레이싱을 벌인다. 또 다른 아랍국가인 이집트 역시 부유층 집안 아이들이 값비싼 차를 타고 걸프해안 지역을 고속으로 순회한다.
"예전엔 주로 도로가 텅 빈 금요일 밤에 도로경주가 열렸어요"라고 카와가씨는 말했다.
오일달러가 가져온 풍요로움에 청소년들이 레이싱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조직화된 레이싱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때때로 수백 명의 관중이 몰리기도 한다. 참가자들은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인터넷을 통해 레이싱 시간과 장소를 찾아 다닌다.
레이싱 뒤엔 도박판까지 벌인다. 레이서와 관람객들이 한 판에 벌이는 내기는 10만 디램(2만7000달러)에 이를 정도다.
도박도 문제지만 안전사고는 더욱 심각하다. 안전수칙도 없고, 청소년들의 무모함과 객기까지 더해져 사망사고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예로 인구 140만 명의 두바이에서는 지난해 557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그 가운데 73명의 청소년(18~25세)이 숨졌다. 10년 전에 비해 100% 늘어난 것이다.
자동차의 불법개조도 판치고 있다. 두바이의 한 기계공은 "(차량 개조의) 주 목적은 최고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와가씨의 한 친구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뒷좌석 시트를 제거했다.
하지만 경찰의 단속은 여의치 않다. 청소년들이 잘못된 정보를 흘려 경찰을 따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의 추적도 쉽지 않다. 한 경찰은 "레이싱을 단속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며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과속차량의 번호를 알아내 경찰서로 소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와 UAE 두 나라는 대안으로 정규 자동차 경기장을 건설했다. 이렇게 하자 청소년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정규 경기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언론이 경주에 관심을 가지고 보도를 하자 경기장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지나친 모험심과 쾌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