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때는 아내와 함께 자원봉사를 했죠. 지금은 예쁜 공주님이 태어나 혼자 왔지만 나중에 셋이 함께 영암 서킷을 찾을 겁니다.”
12일 제3회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리는 영암 서킷에서 만난 전호균(32) 씨는 3년 연속 자원봉사를 자청한 숨은 일꾼 중 한 명이다.
전씨는 프랑스에서 공학을 전공하던 중 F1의 매력에 푹 빠져 자동차공학 석사를 취득했고 현재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F1 머신의 엔진 굉음을 즐기는 그는 자동차 엔진 전자제어장치(ECU)를 연구하다가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제어장치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씨는 "프랑스에서 10년간 공부하며 모든 F1 경기를 챙겨봤다"며 "당시 학생이라 TV로밖에 즐길 수 없었는데 한국에 들어와 F1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F1 한국 대회에서 프랑스어 통역 업무를 맡고 있는 전씨는 "트랙 뒤 스태프들이 날씨나 도로, 머신의 상태 등을 고려해 정밀한 자료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처하는 생생한 분위기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낯선 프랑스에서 공부할 때 현지인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마음의 빚을 갚고 그때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것도 F1 대회 봉사의 큰 매력 중 하나라고 꼽았다.
지금도 시즌 전체 F1 경기 결과를 다 챙기는 열성팬인 전씨는 3번째 열리는 한국 대회에 대해 "조직력은 우수해졌지만 아직 기반시설이 아쉽다"고 평했다.
전씨는 "첫 대회 때부터 호흡을 함께하던 분들이 계속 활동해 경기장 운영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장 내 편의 시설이나 인근 숙박 시설 등은 늘어난 반면 도시 근교 서킷 조성이나 인근 해안가에 마리나를 조성하는 등 기반시설 구축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자신이 통역하는 프랑스 등 해외 언론 관계자들도 이 부분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비싼 F1 대회에서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평소 쉽게 레이싱 문화를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연중 모터스포츠 행사를 더 많이 개최하고 카트 경기장 등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해 경기장 활용도를 높일 것을 제안했다.
언젠가 F1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인 드라이버와 한국팀을 딸과 함께 응원하고 싶다는 전호균 씨는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F1 대회가 열리고 관련 산업이 발전하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아름 기자 areum@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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