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한국 대회가 끝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올해 F1 한국대회는 세바스티안 페텔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한 사람의 모터스포츠팬으로 F1은 설레임, 그 자체였다. 매년 전 세계 6억명 이상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 축제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알론소와 페텔의 명승부를 직접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그야말로 큰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넘치는 애정과 달리 F1은 무척 까다로운 상대였다. 취재 신청부터 작성해야 했던 수많은 문서, 한 달 이상 진행된 허가 절차, 각종 제한과 금지규정 등 F1의 첫 인상은 예민하고 콧대 높은 아가씨를 떠올렸다.
하지만 제 아무리 깐깐해도 허술함은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사전 신청 출입증이 없으면 입장이 불가능했지만 사진 정도 바뀐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이미 발급된 출입증도 교체되지 않지만 현장에선 가능했다. 산더미처럼 쌓인 출입증 더미도 볼 수 있었다.
배포자료에서도 F1은 큰 실수를 하나 저질렀다.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로 단독 표기했다. 프리뷰 리포트라는 문건을 받아 본 해외 기자들에게 동해는 일본해로 각인됐다. 해명자료를 받긴 했지만 F1에 대한 인상은 언론을 통해 전해들었던 부정적인 이야기를 자꾸만 연상케 했다.
그러나 경기만 놓고 보면 단연 F1은 F1이다. 연습 주행부터 경주차 퍼포먼스와 배기음은 빠르고 격렬했다. 패독 곳곳에 선수를 만나기 위한 해외 언론의 줄서기도 끊이지 않았다. 경기가 다가올수록 드라이버들은 예민해지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는 오전에는 서로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팬 싸인 요청에 밝은 얼굴로 응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두 대회에 비해 많이 정돈된 느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제야말로 제대로 된 대회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대회운영이 F1조직위로 일원화되고, 경기위원장과 의료책임자에 한국인이 배정되는 등 운영체계가 잘 정리된 점이 호평의 배경이 됐다. 실제 F1조직위도 대회를 준비하면서 완성도 높은 운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목포대교를 개통해 접근성을 높였고, 인근 주차장에는 셔틀버스가 넉넉히 배치돼 관람객을 끊임없이 실어 날랐다. 첫 대회 당시 바가지요금과 함께 '러브호텔'로 비난받았던 숙소 문제도 많이 개선됐다. 가수 싸이 초청을 비롯한 문화행사 연계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물론 오점도 있다. 결승전 후반 서킷 한켠에 뜯겨져 나간 인조잔디가 루이스 해밀턴의 경주차에 걸려 끌려가는 장면이 화면에 잡혔다. 해외 기자들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코스 관리의 미숙함을 보여준 사례지만 달리 보면 이 또한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해밀턴에게는 불운이지만 관객은 웃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 번의 경험에서 FIA와 F1조직위는 많은 것을 배웠으리라 생각한다. 올해 부족한 것은 내년에 개선하면 된다. 2013년 F1 한국대회가 벌써 기다려진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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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앞으로 산적해 있는 문제가 남아있다~ 예산문제, 적자문제해결, f1흥행을 위한 붐조성 등 아직 가야할 길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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