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지난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 이후,
박 전 대표의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아 일했던 그는 오갈 데 없는 실업자가 됐다.
경선 직후 이명박 당 후보 캠프에서 직책을 제안했지만, 고사했다.
그는 이 후보 측에
“박 전 대표의 언론심부름을 해온 사람이며, 지금도 많은 기자들이 박 전대표를 취재하고 있다.
박전대표를 취재하는 기자가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그 기자에게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사람 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들어온 제안은 너무나도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김문수 경기지사로부터 경기도 정무부지사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백수상태로 연로하신 부모님, 이렇다 할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차에 부지사 제안을 받아 떨렸다.
또 집사람 아이들에게 너무도 미안한 남편이었다. 하지만 기어코는 거절했다.
이후 이 소식을 건너들은 박 전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다.
박 전 대표는 “그냥 가시지 그랬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이 의원은 당시 이렇게 대답했다.
“제 친구들이 다 호남 친구들인데,
그 친구들과 술 한잔 먹고 정치토론을 하면 끝에 가서는 항상 제가 졌다.
우리 한나라당 떳떳하지 못한 점들이 많았다.
그런데 대표님을 모시고 나서는 누구와 토론을 해도 제가 지지를 않는다.
버스를 탈 때 봉투에 한나라당이라고 써진 글씨를 몸 안쪽으로 숨기는 것이 솔직한 제 습관인데
대표님 모시고 정치를 하면서부터는 파란색 한나라당 점퍼를 입고 서울 시내를 활보했다.
제가 이렇게 당당하고 떳떳하게 행복한 정치를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대표님이 저한테 다른 데로 가라고 하시면 전 깨끗이 이 정치판을 떠나겠다.”
가만히 듣고 있던 박 전 대표는 그 전에도 이후에도 거의 쓰지 않는 말을 했다고 한다.
“제가 잊지 않겠습니다.”
이정현의 자전적 에세이 "진심이면 통합니다" 중
(데일리안 윤경원)
남자의 지조에 여자에 의리가 답한 내용
남자는 존경하고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의 뒤를 따르는게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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