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대중화는 시장의 다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었던 세그먼트 외에 소비자들이 색다른 차를 찾기 시작한 것. 또한 수입차 가격이 낮아지면서 젊은 소비층이 대거 수입차 시장으로 유입, 이들의 개성을 표현할 작고 예쁜 차가 늘어나는 추세다. 가격 파괴가 스타일의 파격으로도 이어지는 셈이다. 때문에 틈새시장이 주력시장을 넘어설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여기 2종의 소형차가 있다. 하나는 피아트의 500C, 또 하나는 시트로엥의 DS3 카브리오다. 스타일의 최전선에 서 있는 두 차다. 젊은층, 그 중에서도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작고 귀여운 해치백으로, 감성을 자극시킬만한 캔버스톱을 설치한 점도 이채롭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카브리올레의 특성인 '자유로움'을 소형차에 극대화 시킨 것. 두 차를 오토타임즈가 꼼꼼히 시승했다. 편집자
▲스타일
피아트 500C의 가장 큰 매력은 앙증맞은 차체다. 여기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색상도 개성을 뽐낸다. 소형차 치고는 갖가지 외장색을 준비한 것이 특징이다. 기본 색상으로 흰색, 검은색, 갈색, 붉은색, 회색, 푸른색, 아이보리 색상 등 7종이 준비됐다. 외장색과 동일한 색을 실내 대시보드에 적용한 점도 독특하다. 캔버스톱과 시트에도 각각 3, 4종의 색을 선택할 수 있다. 품목을 하나씩 맞춰가다 보면 마치 나만의 액세서리를 완성해가는 느낌이다.
차체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중 가장 작아 여성 운전자에게는 핸드백과 같은 패션 소품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건장한 남성 운전자가 이 차에서 내릴 때에는 오묘한 반전의 매력을 선사한다. 전체적으로는 각진 곳 없이 둥그스름한 디자인이다. 차체 라인 역시 하나의 곡선으로 표현된다.
실내 곳곳은 아기자기하고 섬세하게 꾸며졌다. 밖에서나 안에서나 하나의 패션 아이콘임을 거부하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은 물론이고 기어 레버와 센터페시어의 조작 버튼 및 계기판까지 모두 원형으로 구성됐다. 특히 볼록 튀어나온 조작 버튼은 귀여워서 자꾸 손이 간다. 대시보드는 고광택 재질로 세련됨을 강조했고, 스티어링 휠과 시트는 가죽으로 마감했다.
운전이 살짝 지루하다 싶을 즈음에는 천 재질의 캔버스톱을 걷어올리면 된다. 캔버스톱은 양쪽 필러를 남겨둔 채 지붕만 개방되는 지붕을 말하는데, 필러가 모두 개방되는 프레임 리스보다 안전성이 높다는 점이 장점이다. 개방감은 유지하면서 머리카락이 덜 날려 여성들이 특히 선호하는 형태다. 루프는 개방 정도를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다. 시속 80㎞ 이내에서만 작동하며, 완전 개방하는 데에는 15초가 걸린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DS3 카브리오의 실루엣과 색상은 독특한 차가 많기로 소문난 수입차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별함이 있다. 소형차지만 세심한 배려가 가득한 것. 소비자 취향에 따라 루프 색상과 외장색 등을 조합할 수 있다. 그 숫자가 적지 않아 나만의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정교한 그물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주변을 감싼 크롬 라인은 소형차 답지 않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31개의 LED전구로 만든 리어램프는 전구의 배열과 반사경만으로 3D 효과를 낸다. 램프 측면에 새겨진 DS 로고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팬시카'라는 별명이 붙은 만큼 실내 디자인도 유려하다. 검은색 고광택 패널이 적용된 센터페시어를 비롯, D형 스티어링 휠, 버킷형 시트, 문 손잡이 등의 디자인과 색감이 감각적이다.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는 점도 장점이다. 5m가 되지 않는 크기임에도 승차정원은 5인이다. 여기에 적재 용량 245ℓ의 트렁크는 미닫이 방식을 채택해 좁은 공간에서도 여닫기가 수월하다.
500C와 마찬가지로 지붕을 완전히 열 수 있는 캔버스톱을 적용했다. 열리는 정도는 3단계다. 루프 중간까지만 개방하면 선루프를 연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완전히 개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6초, 시속 120㎞로 주행 중에도 작동 가능하다. 천 재질을 사용한 루프는 완전히 접었을 때 트렁크 위에 차곡차곡 쌓여 클래식카 감성이 묻어난다. 트렁크의 적재 공간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다. C필러가 접히지 않아 지붕을 개방해도 옆에서 보면 차의 형태에 변화가 없다. 골격을 유지하니 안전성도 보장된다.<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성능
500C는 1.4ℓ 가솔린 엔진에 6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 102마력에 최대 12.8㎏・m의 힘을 내며, ℓ당 효율은 복합 12.4㎞, 도심 11.3㎞, 고속도로 14.0㎞다.
가볍고 통통 튀는 재미가 있다. 스티어링 휠이 가벼워 움직임도 재빠르다. 하지만 정확하게 움직인다. 도로를 이리저리 빠져 나가는 느낌이 독특하다. 워낙 날렵한 움직임인 덕분에 교통 정체가 일어나도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서스펜션은 다소 딱딱한 편이다. 하지만 피로감을 느낄 새도 없이 익숙해진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꾸준히 속도가 붙는다. 자동 변속기를 사용한 변속감은 충격이 거의 없고 부드럽게 속도를 올린다. 이 때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경쾌한 소리와 함께 가속에 힘이 붙는데, 생긴 것과 다르게 꽤 야무지다. 속도가 올라가면 단단한 서스펜션이 주는 즐거움은 배가 된다. <오아름 기자>
DS3 카브리오의 최대 강점은 세련된 외모에 실속까지 갖췄다는 점이다. 1.6ℓ e-HDi 디젤 엔진은 복합 기준 ℓ당 19.0㎞(도심 17.1㎞/ℓ, 고속도로 22.0㎞/ℓ)의 연료효율을 자랑한다.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 6단 EGS에 오토 스톱&스타트 시스템까지 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EGS는 특유의 변속감 때문에 기피하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부드러운 변속의 요령이라면 엔진 회전 수 2,000~2,400rpm대에서 가속 페달에서 살짝 발을 뗐다 밟으면 부드럽게 변속된다.
푸조-시트로엥의 하체는 이미 마니아들 사이에선 정평이 나있다. 운전자가 조작하는 대로 정확하게 몸을 움직인다. 작은 차체와 단단한 서스펜션이 어우러져 깔끔하고 정확한 코너링을 구사할 수 있다. 최고 92마력, 최대 23.5㎏·m의 엔진 성능은 수치상으론 높지 않다고 느껴지겠지만 치고 나가는 맛에 부족함은 없다. 특히 저회전 영역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까닭에 초반 가속이 훌륭하다. 시속 160㎞ 정도까지는 스트레스 없이 속도를 높인다.
실내 정숙성도 훌륭하다. 지붕을 닫았을 때 일반 DS3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붕을 열고 달려도 바람소리가 요란하지 않다. A필러 최상단에 위치한 작은 윈드 실드와 공기역학을 고려한 차체 구조 덕분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편의·안전 품목
500C는 기본적으로 ESC, ABS, HSA, 앞좌석 리액티브 헤드레스트 등의 안전장치를 넣었다. 여기에 앞좌석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비롯한 총 7개의 에어백도 탑재, 작은차 치고는 꼼꼼한 안전성이 인상적이다. 여성 운전자에게 유용한 후방 감지 시스템으로 주차 편의성을 높였고, 크루즈 컨트롤도 기본 적용했다. 오디오는 알핀 프리미엄 시스템을 채용하고 6개의 스피커를 넣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DS3 카브리오의 편의품목으로는 후방 감지 센서, 크루즈 컨트롤, 열선 내장 사이드미러, 뒷좌석 6:4 폴딩 시트 등이 있다. 안전 품목으로는 6개의 에어백. 전자식 주행안전 프로그램(ESP), ABS, 전자동 제동력 배분장치(EBD) 등을 장착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비교적 단순한 편이지만 내비게이션을 기본 탑재하는 등 불편함은 없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총평
500C와 DS3 카브리오 모두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기존의 평범함을 거부한다.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 차체는 작지만 그 존재감은 단연 으뜸이다. 바람을 가르며 계절을 느끼는 즐거움이 적지 않다. 단순히 예쁜 차라고 하기엔 두 차의 매력이 간단치가 않다. 누군가는 겉멋만 들었을 뿐 실속이 없다고 평가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가의 명품들이 실속보다는 담겨진 가치를 중시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해주는 두 차는 그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가격은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는 500C의 경우 3,100만원, 2종의 트림으로 구성된 DS3 카브리오는 소 시크 3,390만원, 소 시크 플러스 3,630만원이다.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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