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한 스페인 경제를 자동차 산업이 견인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페인이 자동차 업계를 필두로 전반적인 산업과 경제가 되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자동차협회(ANFAC)에 따르면 올해 스페인의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22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로써 스페인은 유럽에서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또한 ANFAC는 올해 자동차 업계가 스페인 내 공장 증설에 투자하는 규모가 50억유로(약 7조16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인에서는 올해 들어 2400개의 일자리가 자동차 분야에서 창출됐다.
스페인 자동차 산업이 활황을 구가하도록 물꼬를 튼 주역은 미국 포드자동차다. 포드는 스페인이 더블딥(이중침체)과 금융위기를 향해 달려가던 2011년 6월 스페인 공장의 생산 확대를 결정했다. 스페인 주력 생산 공장에 15억유로를 투자해 조립 라인을 신설하고 산업용 로봇을 구입하는 한편, 1420명의 인력을 충원했다.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데다 실업률이 26%에 육박하는 나라에서 이 같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FT는 전했다.
그로부터 2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르노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 다른 업체들도 포드의 뒤를 이었다. 이들은 벨기에와 한국에 있던 공장을 이전하고 스페인 공장을 증설했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에 8억유로를 투자했고, 르노는 1300명을 신규 고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산업에 나타나고 있는 투자 및 생산 증가와 일자리 창출 등이 스페인 경제의 재구조화 징후라고 평가하고 있다.
마리오 아르메로 ANFAC 부회장은 "스페인이 지난 5년 사이 경쟁력을 높였다. (자동차 업계는) 임금 하락을 포함한 임금 정상화가 이뤄졌으며 다른 업계보다 훨씬 높은 유연성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FT는 그러나 스페인에서 올해 들어서만 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페인의 다른 산업 분야들에서는 여전히 투자와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은혜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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