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여파로 판매가 늘고 있는 1톤급 상용차 부문에서 현대돚기아자동차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 `포터'는 수출 물량을 돌려 늘어난 국내 수요를 충당하는 방법으로 월간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기아차 `봉고'는 노조와의 생산 확대 협상 난항으로 월간 판매가 지난해보다 줄어 들고 있다.
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포터의 10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대비 5% 늘어난 9085대로, 국내 차종별 월간 판매 1위에 올랐다. 전달에 비해서는 61.4% 급증한 것이다.
포터가 올해 모델별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한 것은 두 번째다. 포터는 6월에도 8491대 팔리며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 등 승용차 모델을 제치고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포터는 자영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대표적 생계형 모델"이라며 "경기가 어려워지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10월에는 수출 물량 일부를 내수용으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아차 봉고의 10월 판매량은 4173대로 전년 동월대비 0.5% 줄었다.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이 나타났던 9월에 비해서는 37.4% 늘어난 것이지만, 증가폭은 포터의 절반 수준이다.
봉고 판매가 후퇴한 가장 큰 이유는 노조가 생산 확대에 동의를 해주지 않고 있어서다. 기아차 관계자는 "시간당 생산대수를 23대에서 25대로 늘리자고 노조에 제안했지만 노조가 아직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봉고 증산 문제는 노조의 반대로 3년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시간당 생산대수 확대 대신 인력을 더 채용하자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간단치 않다. 봉고를 만드는 광주 3공장은 봉고 한 모델만 생산해 탄력적 근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인력을 충원한다 해도 앞으로 수요가 줄면 구조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생산물량 자체가 적다보니 포터처럼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기도 쉽지 않다. 이로 인해 고객이 차량을 인도받는데 걸리는 시간도 봉고가 포터보다 1개월 가량 더 길다. 고객이 봉고를 계약하고 차를 인도받기 까지 3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이 기간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1톤 트럭 판매 마진은 경차 수준으로 낮아 생산라인을 증설하거나 추가 채용이 쉽지 않을것"이라며 "시간당 생산대수 조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출고 대기 시간이 단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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