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차 시간 때문에 점심을 김밥으로만 때워야하는,뜨거운 해장국이 먹고 싶은 나는 25톤 덤프 오너다.
오늘도 하차를 하고 다시 상차지로 가는 중 점심 시간이 걸려 김밥 두 줄을 샀는데,시발 당근 든 김밥이다.
김밥을 가까이 보니깐 반 이상이 당근으로 세팅했더라....이거 완전 분식계의 흉기네 ....라는 생각이 퍼득 들었다.
깁밥을 많이 사 먹다 보니 김밥만 봐도 이 분식집이 음식을 정성스럽게 하는지 아니면 손님을 개젖으로 아는지 감이 잡힌다
요즘은 새벅에 시작하면서 같은 덤프들이랑 오뎅 먹는 재미도 솔솔하다.
덤프들 밥 먹는 곳은 거의 정해져 있다.
덤프 세울 수 있는 대로변 식당 몇 개 돌아가면서 먹기에 새로운 메뉴가 먹고 싶다고 투정하면 옆에서 베테랑형님이 말한다.
이색기 5개월차 주제에 투정은 난 20년째 같은 메뉴다. ㄷㄷㄷ
다른 덤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내가 소속된 중기덤프는 오후6시쯤에 다음날 배차 오더가 전화로 온다.
덤프 타는 사람이라면 배차에 민감하다. 난 아직은 초짜라서 그냥 까라면 까고 있지만.
배차에 따라서 하루 수입이 몇 십만원 차이가 나고, 위험하고,싫어하는 현장들 배차 오더가 오면 속으로 아~시발을
연발한다.
돈 안 되는 배차를 제일 싫어 하지만, 보통 기름 쳐 묵는 장거리 배차와,모르는 덤프들이랑 같이 탕뛰기하는 걸 별로
안 좋아라하고 작업이 늦게까지 하는 걸 진짜 싫어라한다.
배차 오더가 나오면 처음 가는 현장은 미리 지도와 로드뷰로 동선을 파악한다.
덤프 시작하면서 가장 적응이 안 됐던게 상차를 하고 하차지를 가는데 무슨 산속 깊은 꼬불꼬불 한 길을 그냥 대충 전화로
설명 듣고 찾아가는건데 길 한 번 잘못들어가면 유턴도 힘들고 울고 싶었던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진짜 생 초짜때는 전 날 불안해서 30킬로미터가 넘는 내일 갈 현장을 승용차로 미리 현장 답사를 하기도 했다.
초짜들에게는 처음 가는 현장은 언제나 걱정이 앞선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배차는 돈 되는 현장보다는,쫒기지 않게 운전을 여유있게 할 수 있는 장거리(하루 3탕정도)를 선호한다
장거리 배차가 떨어지면 내일 운전하면서 들을 노래들을 미리 CD로 3장 정도 구워놓는다.
비가 예보 되 있으면,날씨까지 고려해서 발라드 위주로,날씨가 화창할꺼 같으면 댄스 리믹스 위주로 준비도 해 본다.
이런것을 준비하는 것도 운전을 업으로 삼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소소한 재미라고 생각을 해본다.
혹 보배에 운전으로 먹고 사는 형들도 한 번 해봐라 usb에 수백,수천 곡식 때려 박아서 듣는 것 보다 클래식하고 무엇보다도
사운드가 자체가 다르다.물론 원음 자체를 좋은 걸 구워야하겠지만....
전진 14단,후진 2단,평균 연비 2,25km의 나는 25톤 덤프 오너다.
초짜때는 빠른 덤프가 가장 부러웠지만,지금은 연비 조절(조세이)를 잘 하는 덤프가 너무 부럽다.
같은 모델로 똑같이 달려도 하루 3만원이 넘게 기름 값 차이가 날 때면 내 발컨을 보면서 시발 시발도 해 봤지만
초짜나 베테랑이나 똑같이 연비가 나오면 불공평하단 생각을 해본다.
언젠간 나도 극강의 연비 황금색 볼보 500으로 바꿔서 남들한테 와~시발 소리 듣고 싶다.
짐 가득 싣고 오르막에서 신호 걸려서 다시 출발할때 트립을 보면 리터당 0,3km쯤 찍고 있을 걸 보고 있노라면
다음 탕부터 그냥 신호쨀까? 간 혹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그럴때마다 보배형들을 생각하니 이런 시발형들 ㅜ이 다 보고 있지
란 생각에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잡게된다.
선팅을 진하게 해서 밖에서 운전석이 잘 안 보이여서 졸라 좋아했지만, 해 짧은 요즘 야간작업가면 눈까리 파버리고 싶은
나는 25톤 덤프 오너다.
처음 덤프 시작할때, 덤프는 그냥 운전만 하면 되는줄 알았다.
근데 5개월 넘은 이 시점, 덤프는 알면 알수록 어려운거 같다.
덤핑할때(짐 하차할때) 수평이 안 맞아서 무게 솔려서 덤프 넘어지면 인생이 그냥 끝나기에 비가 세차게 와도,요즘처럼
엄청추워도 덤핑할때는 창문을 끝까지 다 내리고 온 신경 감각을 덤핑에만 집중한다, 지금까지 5개월 넘게 수천번 넘게
덩핑을 하면서 음악을 듣거나,전화 통화하거나,창문을 안 열고 하차를 한 적이 없다.
전에는 몰랐는데 30톤이 넘는 하중을 가운데 붐대 하나만으로 무게를 버티면서 짐을 들어올리는게 어찌보면 기특?하기까지
하다.거기서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 그냥 덤프는 넘어가게 되 있다.
붐대를 두 개 아니 세 개쯤해서 하중을 분산시켜면 앵간해서는 넘어가지 않을건데,원가절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위험하지
안은가? 보고 있나요? 개발사인 스웨덴 스카니아,볼보 형들? 순시리 누나 잡혀가지 않았으면 붐대 세 개로 만들어주라고
스웨덴에 로비좀 행사해주라고, 순시리 누나 접대라도 해볼껀데 ..라는 생각이 퍼득 들었다.
언제쯤이면 베테랑들처럼 야동보면서 덩핑 할 수 있는 경지까지 갈 수 있을지,하루빨리 나도 야동에 취미를 들여야겠다.
9.9% 4년 캐피탈 노예생활 퍼득 끝마치고 황금색 볼보 500을 뽑고 싶은 나는 25톤 덤프 오너다.
삼숑에서 순시리 누나 딸 말 사주는데 43억 썼다는데, 나 한테 2억4천 투자해서 황금색 볼보 사주면 안 되나?
대신 내가 덤프 적재함에 삼숑 광고 하면서 다니면 되잖아?
기업의 사회환원이라는게 거창하게 재단만들고 직원들 고용해서 생색만 내지말고,일반 국민들이 직접 피부에 와 닿게
버스나 택시에다 붙여서 하는 광고처럼 지금까지 남들은 감히 상상도 못했던 덤프 적재함에 광고를 붙이고 다니는거지
'깨끗하고 안전한 도로,삼숑이 함께 합니다.' 캬~~~~ 이얼마나 기발한 발상이야~~~
탕뛰기에 미친듯이 난폭운전하고 승용차들이 무서워하는 돌빵하는 덤프 트럭에 광고 스폰을 해서,덤프는 기업의 경제적인
지원으로 안전운전,서행운전,적재물 점검으로 일반 운전자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고 기업은 직접적으로 운전자들이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사회환원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업 스폰 광고 붙이고 신호위반, 난폭운전을 할 덤프? 생각만해도 웃기잖아? 그러면 당장 스폰광고가 짤릴텐데
신호위반 안 한는 덤프,과적을 안 해서 반듯한 도로,에어크락션 소리가 줄어서,도로에서 사라진 소음 등
이얼마나 운전자 나아가 국민들에게 직접 체감도 되고 얼마나 좋아? 보고 있나고 삼숑 마케팅 팀?
아니다. 이런건 엘쥐가 잘 하는 거 같은데 암튼 삼숑이나 엘쥐나 컨택하고 싶으면 쪽지를 주던가?
벙 아니고 진자야 미더조
오늘 오후에 이마트를 다녀왔는데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이 나와있더라,그걸 보는 순간 내 덤프 실내에 트리 장식을
해볼까? 생각이 들었다.
매일 찌든 담배 냄새와,나뒹구는 캔커피에 빠져 삶의 여유와 행복 조차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나 같은 운전자들에게
바보 같을지 모르지만 지친 삶을 좀 더디게 가는 요령도 피워보자
인생에 있어 끊임 없는 악셀도 좋지만, 한 번쯤 브레이크를 잡고 삶의 여유도 챙져보자
불쌍한 나를 위해 .......
황금 볼보 그날을 위해 화이팅^^
안전운전 하시구요
웃겨뒤지는줄ㅋㅋㅋㅋㅋㅋ
힘내요
나도힘들어 ㅜㅜ
황금색 볼보를 향하여! 부자!!
친근하게 눈길한번더 주게 되더군요~
점점 추운날씨에 고생 많으십니다~
초지일관 ~ 신호째기 없기.. 그맘 변치 않기를~~~
황금 볼보... 멀지 않았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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