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린이집교사입니다.
베스트에 올라온 아이 엄마 친구의 복장 지적 글 보고서
저도 하소연좀 할게요..ㅠ
저는 5살 아이들을 맡고 있어요.
아이들 정말 예뻐요.
한창 재잘재잘 말할 시기인데다가 그걸 아이들의 시선으로 풀어 얘기하는걸 보면
정말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예쁜 아이들입니다.
그런데 학부모님들..
그 예쁜 아이들이 활동하고 먹고 놀면서 옷이 지저분해지는건 당연한거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고가의 옷을 입고 오는 아이가 있었어요.
아이가 급식을 먹다가 흘리거나 미술활동을 하다가 뭔가 묻혀가면
득달같이 다음날 등원하면서 화를 내십니다.
비싼옷인데 빨아도 안지워진다며...
그럼 저는
아이들이 생활하다보면 어쩔 수 없어요 어머님.. 그 점은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라고 웃으며 좋게 이야기해도
선생님이 더 신경써주시면 되는거 아니냐며
그럼 애 옷을 싸구려 사서 입혀야 되냐며..
자기는 그런걸로 애를 초라(대체 어떤 부분이?)하게 해서 소외시키고싶지 않다며 화내십니다.
저 아이 없어요.
아이들 옷 제 눈에는 다 거기서 거기고
뭐가 비싸고 싼건지 몰라요.
설령 비싼 옷을 알아본다고 해도
그 애만 더 신경써주고 특별대우 해줄 일 절대 없습니다.
그건 다른 교사들도 마찬가지일거에요.
네, 옷차림으로 영아의 집의 경제적인 여유를 가늠할수는 있겠죠.
행여나 그 경제적인 여유를 지표로 해서 아이를 차별한다고 해도 저한테 이득되는거 1도 없습니다...
오죽하면 매주 금요일에 보내드리는 가정통신문 맨 아랫줄에
두꺼운! 글씨로
어린이집에 올 때는 아이들의 원활한 배변활동을 위해 입고 벗기 편한 옷으로 입혀주시고
너무 고가의 옷은 자제해달라고 고정멘트로 써서 보내드리지만 그것도 소용 없더라구요..
심지어 한번은 그 아이 유아수첩에 내일은 카레가 나오는 날이고... 옷에 묻으면 잘 안지워지니까
옷 입힐때 참고해주세요^^
라고 써서 보냈더니 수첩에 온 답장은 '흘리지 않는지 잘 지켜봐주세요'
결국 그날 아이는 카레를 바짓단에 흘렸고 저는 하원하면서 탈탈 털렸네요
하아.....ㅋ
이 일을 하면서 아이들한테 얻는 기쁨과 행복은 이루 말 할 수 없어요.
물론 아직 어린 아이들이다보니 늘 긴장해야 하고 신경써야할것들이 많아서
힘든 점도 있지만 그래도 저는 아이들이 예뻐서 이 일을 해요...
그치만 가끔씩 어머님들께 받는 상처가 이 일을 계속 해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게 합니다..
아이들 낮잠시간에 재워놓고 잠깐 은행에 다녀오면서
다른 선생님들 드릴 커피 사러 들어갔다가 그 안에 있던 어머님들한테 붙잡혀서
왜 이시간에 여기까지 나와서 커피를 사마시냐며 쓴소리도 듣고..
야외활동 하다가 아이가 넘어져서 무릎이 까졌다고 아이 아버님이 던지는 차키에도 맞아보고..
퇴근길에 지하철역 입구에서 마주친 학부모에게 붙잡혀 남들 오르락 내리락하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서서 40분동안 상담하다가 예매한 영화를 못본적도 있고..
소풍날 몰래 따라오신 학부모님께 왜 우리 아이가 키도 작은데 맨 뒤에서 가냐며
그러다가 잃어버리면 어떡할거냐며 욕먹고 귀가하는 버스에서 엉엉 울어보기도 하고...
ㅠㅠ
옷 얘기를 하다보니 별걸 다 하소연하게 되네요..
뉴스에 나쁜 일들 많이 나오고
세상이 흉흉하다보니 걱정하시는 마음 알지만
저는 어느 한 아이만 주시할수가 없고
단체 생활에서, 그것도 아직 미숙한 아이들이 흘리고 넘어지고 하는 것들을
어느정도는 이해해주세요..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이고
우리 어른들도 다 겪었던 시기랍니다..
물론 안그런 학부모님들이 더 많아요.
늘 웃으며 인사해주시고 별 것 아닌 일에 고맙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저도 그럴땐 힘이 나요.
끝맺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ㅎ
모든 어린이집 유치원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웃는 날이 오길!
잊을만하면 ㅋㅋ
요즘엄마들
별나다 별나!!!
애무릅까졌다고 차키를 집어던졋다면
무릎을 꿰맷단건가..
애가 불편할테니 가방에 넣어놓은 편한옷으로 갈아입혀달라는 어머님... 아파트내 가정얼집이라 집이 다 근처인데.. 걍 등원할때 편한옷을 입혀서 보내주세요ㅠ
얼집 끝나자마자 어딜 가야하는 날만 갈아입힐 외출용옷을 따로 싸주시면 되잔아요..ㅠ
아침 양치는 집에서 하고 오는거예요.
등원하자마자 양치해달라고 하지마세요....ㅠ
그아이 옷갈아입히고 양치시킬동안 다른 아이들은 선생님 혼자서 다 보셔야되요. 그럼 아무래도 사고위험도 높겠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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