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에 전문대 졸업하고,마땅히 취직할만한곳도 없어서 사촌누나 치킨집에서 일을했습니다. 매형이라는 색기가 2년만 고생하면 할부로 가게 넘겨준다는 말에 속아서 3년반을 배달을 했네요ㅋㅋㅋ 정신차려보니 30살이 되더군요.모아놓은 돈도 없고, 다시 공구상가에서 배달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식자재쪽 영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배에도 영업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영업이라는게 정말 서럽더군요. 정말 너무 서럽더라구요. 태어나고 배우고 자란곳에서 영업을 하려니 오히려 더 힘들었습니다. 오전7시에 출근해서 거래처돌고, 호프집이나 주점같은곳은 사장님들이 늦게 나오기때문에 밤늦게까지 영업을 했습니다. 영업을 다니다보면 아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되고 저는 1톤트럭에 검정조끼에 뒷주머니는 목장갑...너무 창피하기도하고, 전여친을 보질않나ㅋㅋ 몸은 그나마 버틸만 했는데 그런것들이 좀 힘들더라구요, 남들 다 놀고 즐기는 시간에ㅜ 좋은 세단에 여친이랑 놀러나온 친구들보면 아는척 안하고 숨기도 하고했죠ㅋㅋ 그러다 보통 집에오면 새벽 2시ㅋ
규모가 큰 주점이었습니다. 영업을 하러갔었죠.사장님을 찾았습니다. 낮익은 얼굴이었죠. 중학교 동창녀석이더라구요. 그런 친구 있잖아요. 어렸을때는 자주 어울렸었는데 졸업이후로 자주 못만났던 그런 부류의 친구들... 저는 영업보다도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런저런 안부를 얘기하다가 친구녀석이 지인들이 왔다면서, 잠깐 기다리라며 지인들이 있는 테이블로 갔습니다. 30분정도 있었나? 알바가 오더니 사장님께서 담에 오시라고 바뻐서 못나간다고 전화한다고하더라구요.서로 연락처도 없는데ㅋㅋㅋ 스티커 한장놓고 나왔습니다. 트럭에타서 담배에 불을 붙이는데, 얼마나 서럽고 눈물이나던지
ㅋㅋㅋ집에와서도 여운이 가시질 않더라구요.
그렇게 5년을 이악물고 다녔습니다... 그 후로 10년이 지나고보니 어느새 우리 동네에서는 제일 큰 유통업체가 되었습니다. 물론 저 혼자 만든건 아니죠. 믿고 따라와준 사랑하는 친구 동생들 덕이지만요... 그 친구는 장사하다가 몇번 말아먹고,지금은 작은 육회집을 합니다. 제가 사장인줄은 모르고있지만, 저희 회사에서 그 육회집에 자재를 납품을 하거든요. 배달하는 우리직원한테 가게좀 팔아달라고 했답니다. 장사 못하겠다고...거기 일자리 없냐고.
10년전에는 거들먹 거리던 모습에 속으로 욕도하고 밉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했었는데...
한편으로는 서글퍼지네요... 이번주에 그 친구네 가게서 회식할 예정입니다.
역쉬 사람은 초심을 잃지않아야해 ㅋ
이래서 인생이 살 맛이 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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