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대상을 정리하고 차례로 소환하여 조사를 시작하였다.
첫번째로
사고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8개월 전의 사고라서 그런지
경찰에서부터 검찰까지 지금껏 조사된 내용과 동떨어진 진술을 하였다.
이해가 되는 것은
신고받고 출동하였다고 하더라도 현장보존만 하는 것이고,
사고조사는 교통계 소관이라 오래전의 사고현장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못할 수도 있는 것이라라.
다만 검사에게 조사사항을 보고하는 동안에 소환한 경찰관을 대기실에서 대기하도록 하였는데
보고를 마치고 화장실에 가던 중 대기실을 잠간 보았더니
경찰관이 화물차량 운전자와 메모지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머리를 맞대고 뭔가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기실을 기웃하는
나를 보고는 깜작 놀라며 메모지를 치우는 것이다.
뭘까라는 느낌으로 메모지를 받아서 확인하였더니
사고현장의 차선과 중앙선이 그려져 있고
소나타가 중앙선을 침범, 화물차가 자기 차선에 그려져 있었다.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말을 맞추고 있는 현장을 걸린 것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아니었다.
경찰관을 불러 메모지 펼쳐 놓고
“화물차량 운전자가 이대로 진술해달라고 하더냐”
“본인이 보았던대로, 기억나는대로 진술하는 것이 아니냐.”
“이 메모지대로 진술하였을 때 사건 결과가 왜곡될 수 있지 않느냐”
라는 추궁을 하자 극구 아니라도 부인한다.
“왜 경찰공무원이 오해받을 짓을 하느냐”
라며 아주 혼을 빼놓듯 강한 추궁성 질책을 하고는 돌려보냈다.
두번째로
현장에 출동한 엠블런스 소방대원을 불렀다.
역시나 사망자와 동승자를 후송하느라 사고현장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별다른 성과없이 소환종료하였다.
세번째로
난데없이 나타난 목격자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사고 난 불과 몇초 후 현장에 도착하였다는 목격자가 나타난 것이다.
아주 작은 하나라도 더 보강된다면 화물차량의 책임있는 사고임을 밝힐 것인데
도움되는 진술이 없어서 이사건 수사에 며칠간 손을 놓고 다른 업무를 하고 있는데
목격자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목격자라면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목격자로서 적격하냐' 라는 것이다.
어떻게 출석하게 되었는지 물었더니
목격자는 이발관에서 이발을 하면서
사고장소 커브길에서 목격한 교통사고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말을 듣던 이발사가
전날 소나타 동승자가 이발하면서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이야기, 목격자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는 것이었다.
우연치고는 이런 우연이 있을까
목격자는 그날 여자 동승자와 같이 봉계를 가던 중에
화물차량이 커브를 돌아 올라가는 것을 5~60미터 뒤에서 보았고,
자신의 차량도 커브를 돌아서 올라가자 커브길 끝쪽에서 방금 사고가 나 있었다고 한다.
즉, 사고가 나자마자 현장에 도착한 것이었다.
충격으로 소나타는 크락숀이 계속 울리고 있었고, 먼지와 검은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화물차량의 뒷쪽에 차를 세우고 소나타로 뛰어가 다친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119에 신고하였다고 한다.
사고 차량의 위치는 소나타는 화물차량의 우측 바퀴 부분에 박혀있었는데
화물차량이 중앙선을 20~30센치미터 가량 물고 있더라 라고 하였다.
화물차량의 중앙선침범 사고인지를 몇번 확인하여도 확실하게 보았고 맞다고 한다.
이로서 모든 퍼즐이 풀린 것이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목격하였을 당시에 소나타 차량과 화물차량이 충격된 상태에 있었다고 하였는데
화물차량이 20여미터 앞쪽으로 진행하여 있는 경찰작성의
상황도를 보여주면서 그 부분에 대하여 확인하였더니
사고 직후에는 분명히 양차량이 붙어 있는 듯 멈추어 있었다.
“이 상황도는 사고 후 화물차량을 옮겨 놓고 그린 것으로 보인다” 라며
아주 명쾌하게 설명하였다.
이어서 그는
소나타 운전자가 많이 다친 것 같아서 운전자를 차에서 끌어내고
여자 동승자 때문에 사고차량의 갓길 쪽으로 돌아서 봉계로 갔다고 한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소나타 운전자는 커브를 따라서 운전하고 있었고,
고정된 바퀴로 앞쪽으로 20여미터 밀고 올라간 정황에서 그대로 후진하면 중양선침범
목격자의 중앙선 침범 확인 진술,
모든 상황이 정리된 것이다.
조사를 완결하고 기록을 넘기면서 구속하자는 의견을 낸다
중앙선침범 사망사고는 당시 불구속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었으니까
그러나 이모든 조사는 어이없이 무너져 버렸다.
검사는 기소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너무 심한 충격으로 정신까지 혼미해져온다.
이건으로 검사와 싸움이 시작되었고, 검사와의 싸움으로
이후 약3년간 힘든 검찰공무원 생활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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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는 검사와의 싸움을 올립니다.
이 사건은 4부에서 종결하고 다른 사건으로 갑니다.
최초의 글에서 사고상황의 도로 사정을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주셨으면 눈에 그려지기 쉽게 사고가 설명될터인데
커브길이라고만 되어있고 트럭이 올라오고 소나타가 내려간다라고 되어있어서 머리속으로 그리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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