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업이라 참 여러가지 일들과 사람들을 보게된다. 중환자실 노령의 어머님이 살아생전에 마지막으로 당신이 살아오신 고향집을 가보고 싶다는 자녀분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토요일 진료를 마무리 하고 늦은 오후 의료산소와 주사들을 앰뷸런스에 걸고 의료진과 가족들을 모시고 오늘은 보성 득량면으로 향했다. 환자분 상태를 일정한 간격으로 물어보길 여러번...
그러나 잠시 후 아무말도 꺼낼 수가 없었다. 오히려 의료진에게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는 힘겨운 목소리에 가슴속에 무엇인가 왈칵하는 소리와 함께 한숨 처럼 비가 내렸다. 자녀분들이 어머니와 함께 나누는 대화들은 "어머니, 걱정하시지마시고 힘내시라."는 월드컵 응원가 처럼 심금을 울리고 앰뷸런스 안을 훈훈하고 뜨거운 사랑의 온기로 가득채웠다. 어느 덧 도착한 고향마을 앞은 가까운 동네어르신들이 마중을 나오셨고 허름하고 주인을 금방이라도 떠나보내야 하는 허름한 집에는 이름도 모르는 봄꽃들과 마당을 주변으로 심어두신 채소들 빈 헛간이 주인님이 오시길 기다리는 건지 아직 꽃망울을 펼쳐놓지 못 하고 있었다.
마당에 들어서 스트레쳐카를 휠체어 처럼 만들어 집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드리고 잠시 후 함께 간 가족분들과 병원의료진이 할머니를 방으로 모셨다. 방에는 주인이 오신다고 보일러를 틀어놓고 있어 온기가 가득했다. 시골교회 목사님과 가족, 신도분들 찬양과 기도의 간절한 음성이 방문틈 사이로 마당까지 울려퍼지는 가운데 병원가족들은 가족들이 할머니와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줬다. 마을주변에 찻집이 있으면 차한잔 하자는 말씀에 한차에 타서 주변을 돌아보는 사이 찻집은 찾을 수가 없었고 보성 꼬막이야기로 담소를 나누는 사이 가족분들이 올라가시자고 전화를 하셨다. 할머님 댁에 들려 할머님이 생활하시던 방으로 잠시나마 둘러보실 수 있도록 해드리고 수간호선생님이 기저귀를 확인하고 나서야 할머님을 앰뷸런스에 모시고 병원으로 출발 전에 할머님이 댁 담벼락에 흙과 함께 쌓여진 돌들을 보면서 잠시나마 "삶"이란 "고난인가? 정답도 없는 시험을 풀어가는 시간인가?"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병원에 도착해서 입원중이신 중환자실 침상에 모셔드렸다. 오늘 화이트데이 함께 근무하는 병원 여선생님들께는 사탕하나씩을 할머님에게는 두둥실 떠가는 사탕을 드릴 수 있는 날이라 기분이 너무 좋았다. 병원의 이름처럼 늘 "선병원", 환자들을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돌봐드리는 병원에서 근무는 자부심이 돈보다 더 좋다.
무작정 추천부터 누르고
어떤 댓글을 달아야 할까..
한참을 생각하다
조금만 더 사시길..
내년에도 고향땅 한번 더 밟아보시길..
내년에 피는 봄꽃도 한번 더 보셨으면..
꼭 그러시길..
무작정 추천부터 누르고
어떤 댓글을 달아야 할까..
한참을 생각하다
조금만 더 사시길..
내년에도 고향땅 한번 더 밟아보시길..
내년에 피는 봄꽃도 한번 더 보셨으면..
꼭 그러시길..
구멍난 문풍지가
주인을 만나는날
어머님은 우셨겠지요?ㅠㅠ
봄꽃이 피어난 마당을 휘~ 도시며
지나온 세월을 향수하시는
어머님 모습이 그려지네요!
몇해라도 더 사시길.....
내년봄은 더 꽃이 예쁠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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