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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채널A 취재원,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의 대리인 지아무개씨
"(채널A 기자가) 나에게 들려준 것은 분명 한동훈(검사장)과의 통화내용이었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집권여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검찰 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채널A 기자-현직 검사장 유착 의혹'은 검찰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다름없다. 이번 사건이 '피의사실 공표' '수사기밀 누설' 등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검찰을 비판하며 제기해 왔던 '검(檢)-언(言) 유착'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채널A 측은 자체 진상조사를 이유로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고 있다. 채널A 측은 "취재윤리를 위반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면서도, 이 사안의 본질인 현직 검사장과의 유착에 대해서는 "녹취록의 대화 상대방을 특정하려면 객관적 증거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런 와중에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의 대리인인 지아무개씨에게 보여준 현직 검사장과의 녹취록(문서)이 처음부터 가공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씨가 채널A 기자를 통해 직접 들은, 검사장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파일(육성)이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씨는 4월13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채널A 기자가) 나에게 들려준 것은 분명 한동훈(검사장)과의 통화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지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 검사장은 법무부 훈령을 위반한 것이 된다. 법무부는 수사관행 개선을 위해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법무부 훈령으로 제정해 지난해 12월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제19조 '검사 및 검찰수사관의 언론 접촉 금지' 조항에 따르면, 전문 공보관이 아닌 검사 또는 검찰수사관은 담당하고 있는 형사사건과 관련해 기자 등 언론기관 종사자와 개별적으로 접촉할 수 없다. 또한, 검사 또는 검찰수사관이 전화나 그 밖의 방법으로 기자 등 언론기관 종사자로부터 형사사건의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은 경우 "저는 그 사건에 대하여 답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으며, 공보업무 담당자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답변해야 하며, 형사사건 내용에 대해 언급해서는 안 된다.
검찰 측은 채널A와 검사장의 대화가 있었을지라도, 대화 내용에 피의사실을 얘기하거나 수사기밀을 누설한 것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지씨는 "(녹취파일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한동훈 검사장이) 말하는 내용이 (채널A 기자가) 내게 보여준 녹취록의 일부 내용과도 맞았다. 그래서 오래 들을 필요 없이 '한동훈이 맞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에 "어떻게 협조해야 하며 앞으로 서로 연락 주고받자, 진행상황을 알려줘라"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 사건에 대해 채널A 기자와 '성명불상'의 검사장을 협박죄로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가 수사를 맡았다. 이와 관련해 시사저널은 한동훈 검사장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동훈 검사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언론에 수사상황을 전달하거나 대화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따라서) 녹취록도 존재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 측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검사장의 입장을 듣기 위한 개별 접촉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채널A 기자와 얼마나 접촉했나.
3번 만났고, 통화는 7~8차례 정도 한 것 같다.
채널A 기자가 검찰과 관련해 어떻게 말했나.
(채널A 기자가) 첫 번째 만날 때부터 검찰과의 친분을 강조했다. 내가 언론을 통해서 알고 있는 윤석열(검찰총장) 최측근은 △△△(검사장)이었다. 그래서 2번째 만날 때 △△△을 얘기하니 △△△은 아니라고 했다. 윤석열과 △△△은 멀어졌다고 하더라. (채널A 기자가) 윤석열 최측근인데 "고검에서 근무한다" 등의 얘기를 했다. 그래서 거기서 한동훈 검사장(부산고검 차장검사)을 짐작했다.
채널A 기자를 통해 한동훈 검사장과의 통화 녹음파일을 들었나.
3번째 만남 때 (통화 녹음파일을) 들었다. 채널A 본사 대회의실에서였다. 만날 때 ○○○ 기자(채널A 기자)가 출입카드로 통과시켜 줬다. 채널A 본사 대회의실에는 역대 편집국장 사진이 걸려 있었다.
(채널A 기자가 말한) 윤석열 최측근이 한동훈이라고 생각하고, (채널A 기자와) 3번째 만날 때 국회 국정감사 등 TV에 나온 한동훈 목소리를 여러 번 듣고 갔다. 만날 때 ○○○ 기자뿐만 아니라 ◇◇◇ 기자가 같이 있었다. 이때도 "한 뭐시기 검사장"이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 기자가 자기 옆자리로 와서 노트북에 있는 파일을 들어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녹취록을 보여줘서 그것을 쭉 읽었다. 그러고 나서 ○○○ 기자가 (통화)녹취를 들려줬다.
한동훈 검사장의 목소리라고 확신하나.
(통화 녹취를 들을 때) 목소리가 한동훈이 맞는지에 집중했다. 들어보니 한동훈이 맞았다. 한동훈 목소리가 좀 독특하다. 성대모사를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내 자리로 와서 ○○○ 기자와 ◇◇◇ 기자에게 "그럼 당신들 보는 앞에서 윤석열 한 칸 띄고 측근으로 검색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니 "해 보라"고 하더라. 구글에서 '윤석열 측근'으로 검색해 보니 '윤석열 측근 3인방'을 다룬 기사가 바로 나왔다. 여기에 세 명의 얼굴이 나오는데, 그중에 한동훈 사진을 가리키면서 "이 사람이 맞느냐"고 하니까 "맞다"고 했다. 다른 통화에서도 "한 검사장" 등으로 물어보면 ○○○ 기자가 부인하지 않았다.
직접 들어본 녹음파일에는 어떤 대화가 담겨 있었나.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목소리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대략적인 내용은 한동훈이 "그렇게 해 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동훈 검사장이) 말하는 내용이 (채널A 기자가) 내게 보여준 녹취록의 일부 내용과도 맞았다. 그래서 오래 들을 필요 없이 '한동훈이 맞구나' 하고 생각했다.
채널A 기자가 보여준 녹취록에는 한동훈 검사장이 어떤 말을 했다고 기록돼 있나.
녹취록에는 한동훈이 (채널A 기자에게) "대검 범정(범죄정보과)에 □□□ 수석을 찾아가. 그 친구가 가장 믿을 만한 친구야"라는 식의 말이 나온다. (채널A 기자의) 녹취록에 '□□□ 수석'으로 표기돼 있었다. (녹취록을 보면) 한동훈이 "형식은 합법적인 걸 갖춰야 돼"라고 하더라. 검찰이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 기자가 "필요하면 나와 같이 범정에 가서 (자료를) 제출하자"라고도 했다.
채널A 기자의 녹취록에는 그 밖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나.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에 따르면) 수사 관련 내용이었고, (수사의) 방향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어떻게 협조해야 하며 앞으로 서로 연락 주고받자, 진행상황을 알려줘라" 등 이런 내용이었다.
법무부 훈령에는 전문 공보관이 아닌 검사의 경우 형사사건의 내용을 언론에 언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한동훈 검사장과 ○○○ 기자는) 수시로 통화한 것 같았다. 내게도 (○○○ 기자가) "오늘 아침에 통화한 내용입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녹취록을 보여주기도 했다. ○○○ 기자는 늘 "우리가 이런 일 한두 번 해 본 것도 아니다"고 했다. 한동훈과 ○○○ (기자) 대화 녹취록을 보면, 다른 경우에도 그런 대화를 해 봤던 것 같았다. 돌이켜보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총선 전에 폭로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나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았는데, 채널A 측은 3월말, 4월초를 강조했다. 세 번째 만날 때는 (채널A 기자가) 명확하게 "3월말, 4월초가 좋다"고 했다. (채널A 기자가) 윤석열 검찰이 유시민을 치는 이유는 "조국 사태 때 유시민이 지나치게 검찰을 공격하고 조국을 방어하는 스탠스였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채널A 기자가) (기사)내용을 정하는 것은 괜찮지만, 시점을 특정하려는 건 총선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 채널A 기자와 만나다가 2~3번 정도 "그만 만나자"고 거부를 했었다. 그리고 이철 대표도 "있는 그대로 조사받도록 하겠다"고 했었다. 그러자 채널A 기자들이 "우리 간부랑 같이 보자" "우리 사장님도 관심 있다" 등으로 얘기했다. (채널A 기자가) 이번 총선에 맞춰서 민심을 흔들어보려 한 것 아닌가 싶다.
언론을 통해 '채널A 기자-제보자 X(지씨)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채널A 기자가 "한동훈이 됐건 누가 됐건 특정인을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 사람(한동훈)이라고 말한 적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건 나와 채널A (기자) 간 대화 말미에 나오는 내용이다. (채널A 기자가) "특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렇게 얘기했다. (그러나) 중간 과정에서는 계속 '한동훈'이라고 전제하고 얘기했다. 채널A 기자가 보여준 녹취록을 두 번 봤다. 두 번째 만날 때 한 번 봤고, 세 번째 만날 때 봤다. 채널A 기자 노트북에 녹취록 파일이 여러 개 있었다. 나에게 들려준 것은 분명 한동훈과의 통화내용이었다. (채널A 기자가) 한동훈을 확인해 주려고 옆자리에 오라고 해서 통화내용을 들려준 것이다.
한동훈 검사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언론과 대화를 한 적이 없고 녹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수사에도 참여하지 않아서 내용을 알 수 없다"고 했는데.
한동훈이 신라젠 수사에는 참여하지 않긴 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개입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에도 나오듯이 "대검 범정을 통해서"라고 하는 걸 보면 우회적으로 관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한동훈 검사장이) "수사팀에 연결해 줄 수 있다"고도 표현했다.
최근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관련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제보자를 직접 조사할 수도 있다고도 하는데 연락 온 적 있나.
나에게 연락 온 건 없다. 법무부나 국회에서 조사를 나서겠다고 하면 내가 경험했던 것을 증언할 의향은 있다. 채널A나 검찰이나 이런 공작을 했을 때 얻는 이득은 적고, 오히려 보수 정치세력이 얻을 이득이 크다. 정치권력과도 유착돼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이런 공작이 단순히 기자 개인의 특종 목적보다는 총선 개입에 목적이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
유지만·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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