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첨 겪어봤네요.
날도 좋고 해서 10살 아들, 5살 딸인 아이들이 공원에 가재서 놀러 집앞에 있는 공원에 갔습니다.
아이들은 공원 한쪽에 있는 미끄럼틀 밑에서 흙장난 하고 나는 그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한 애가 갑자기 야 뭐야, 하기에 보니 아이들 머리위로 흙이 떨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보니 같이 그 자리에 있던 7살짜리 남자애가 어느샌가 아이들 머리 위 미끄럼틀 올라가는 구멍 뚫린 발판에 흙을 한웅큼 가져다 놓고 발로 비벼대고 있는 거였죠.
9살 먹은 누나도 밑에서 놀다가 동생이 그러는 거 보고 야, 뭐야 한 거구요.
옆에 보던 내가 질겁해서 야, 하지마 밑에 흙 떨어지자나 하는데 날 쳐다보면서도 멈추질 않고 계속 하기에 하지말라고 몇번 목소리를 높여 소리를 질렀죠.
밑에 있는 우리 애들에게도 밖으로 나가라고 하는데 딸래미가 안나가기에 큰소리로 나가라고 했고요.
그랬더니 반대편 쪽으로 30 중반 정도의 여자 목소리가 들리며 왜 그러냐고 하더니 왜 애를 윽박지르냐고 따지는 겁니다. 그래서 이러저러해서 소리를 치게 된 거다 했더니 그럼 타이르면 되지 왜 애를 윽박지르고 욕을 하냐고 버러버럭 소리를 지르며 대드는 겁니다. 아니, 하지말라고 해도 계속해서 우리 애들 머리에 흙이 들어가니 그만 하라고 소리를 지른 거다 해도 어린 애가 그럴 수도 있는데 쥐잡듯 한다는 투로 말하더니 마지막 말을 반말처럼 끊네요.
그래서 아줌마 지금 반말하는 거에요 했더니 그러게 왜 자기 애를 나무라냐고 하기에, 아니 우리 애들 머리에 흙이 들어가게 하는데 뭐라고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 했죠. 근데 이 아줌마 태도가 눈 동그랗게 뜨고 완전 도전적이고 적대적인 태도로 애가 몰라서 그런 걸 왜 나무라냐는 태도에 열이 뻗치더라고요. 삼촌뻘은 될 듯한 아저씨한테 친구하고 싸우듯 반말 먼저 하는 태도가 미친년 같더라고요. 제가 쉬흔 넘은 지 몇년 되었습니다. 애들도 늦게 가져서 어리구요. 어째저째 몇마디 더 주고 받고 안되겠다 싶어 서로 감정이 상한 채로 그만 합시다 하고 말았죠.
그러고 나서 우리 애들은 여전히 미끄럼틀 주위에서 놀고 그 여자는 애들을 데리고 미끄럼틀서 10여미터쯤 떨어진 정자에 가더니 정확히는 안들리지만 대강 화가 나서 아이를 조금 나무라는 듯하더군요.
그러고서 얼마나 지났나 그 여자 목소리가 선명히 들리는 겁니다.
머리에 흙 좀 들어간다고 애가 죽어 어쩌고저쩌고 제법 큰소리로 계속 떠드는 겁니다. 그말을 들으니 미친년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 가서 쫓아가서 이 아줌마가 보자보자 하니까 정말 너무 하네. 남의 애들 머리에 흙 들어가는 건 아무 것도 아니고 자기 애가 잘못해서 혼나는 건 큰일이요? 했더니 잘못을 했건 말건 왜 남의 애를 심하게 나무래서 애가 울게 하냐, 머리에 흙 좀 들어가면 큰일 나냐 하는 겁니다. 그 말도 안되는 논리에 화가 나서 옆에 있는 낙엽을 한움큼 쥐어서 애 머리를 향해 퍼붓는 제스처를 취하고, 그럼 죽는 것도 아닌데 이거 애 머리에 뿌려도 되겠네요? 했더니 잠깐 대답을 못하대요.
낙엽을 원래 자리에 뿌리고 애가 남에게 폐를 끼쳤으면 와서 애들에게 사과라도 하고 따지든지 하지 애 욕먹은 거만(욕도 하지 않았어요. 평소 애들 좋아해서 덕담 한마디라도 하면 하지 욕이나 악담은 하지 않습니다.) 억울해요? 애를 잘 가르치던지, 그게 아니면 나처럼 옆에서 관리라도 하든지 하지 내버려둬서 민폐 끼치게 해놓고 사과도 안하고 남 피해는 별 일 아니고 애 한마디 들은 거는 대수라고 사람 옆에 놓고 뒷담화까냐고 하니 그러는 당신은 자기 아들에게 사과했냐고버럭버럭 대드네요.
완전 고유정 같은 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뒷담화 까지 말고 그만 하자고 하고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맘충 소리가 나오는 거라고 하구 애들 데리고 집에 왔는데 분이 안풀리네요.
얼마 후 정자에 앉아있던 장모님이 오셨는데, 장모님은 싸움 본편은 못보고 여자가 애들 데려와 앉은 후 계속 상대방(나인지는 모름)을 헐뜯기에 조심스레 애들 다툼에 어른 싸움 난다고 그만 하라고 해도 계속 지랄거리더니 내가 와서 다투는 걸 보고 좀 말렸는데 내가 간 후 분이 나서 애들을 쥐잡듯이 하고는 다시는 공원에 올 생각도 말라고 다그쳐서 오히려 애들이 계속 울고 있더랍니다.
그런 미친년들 잘못 건드리면 큰일난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네요.
참 세상은 넓고 미친년도 많은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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