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빚도 아닌데 빚 갚았을적의 기분이 이런건지요
너무 허무하고 제 30대를 다 허비한거 같아서 눈물만 납니다.
맞벌이. 아픈아이 첫째.
몇년전 작은 장사 하고 싶다기에 반대하다가 너무 하고 싶어하는게 보여서 분명 망할거 보이는데도 대출 갚을 수 있는 선까지만 일 저지르라고 다니는 회사는 그만두지말라고 허락했더니 역시나 망하고 본인은 대출규모도 모르고 상환조차 능력도 없이 벌려서 빚이 약 1억8천까지 불어난 상태. 그 불어날때도 꽁꽁 숨겨오다 제가 겨우 다 뒤져서 발각되었네요.
풍족하지 않는 시댁도 끌어다가 4천3백 갚아주고 나머지 알아서 갚아라....
한번은 눈감아준다 두번은 없다 하면서도 너무 괴씸하고 속상해서 한 1년은 질질 끌면서 이자만 내주고 모른척하다가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아서
작년부터 미친듯이 돈 모아서 큰 이자순으로 대출갚고 그와중에 제차가 갑자기 퍼지는 바람에 차 바꾸고(둘다 차량 필수) 쓰러져가는 집구석도 꼴보기 싫어서 모은돈 중 일부보태서 올해 초 조금 번듯한데로 이사하고 그외에는 큰 이자가 나가는 대출에 퍼부어서 오늘부로 겨우 신랑명의 3금융대출건은 모두 납부했습니다.
아픈 아이 앞으로 나온 보험진단금들, 제 직업상 간간히 들어오는 투잡해서 벌은 알바 금액까지도 모두 대출갚는데에 많이 들어갔네요.
이제 작은이자 나가는 대출건(전세집, 차)만 남았습니다. 그것도 그동안 갚으면서도 은행직원 가랑이 붙잡고 공부해 꾸준히 신용관리해서 1금융권에서 대출받아서 부담줄였고요. 집대출안에 아직 신랑이 당시 저지른 대출금액 포함입니다.
그러는 몇년동안 왜이리 삶이 허무한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우울증으로 번지는건지요.
계속 그 돈이면 아이의 비상금일텐데.. 남들하는 재테크나 돈 굴려서 모으는 재미일텐데.. 계속 그 생각이 듭니다.
그리 갚는동안 예전의 저였던 취미 즐기고 균형잡힌 생활은 온데간데 없고 돈벌어 갚는 기계같아 보이는 저만 남아있는거 같아 허망합니다.
남들하고 비슷한 선에 올라가려면 아직 멀었겠죠...
다시한번 이런일 배우자가 만들면 남은 제 인생 갚다가 끝날거 같아서 더는 같이 살 자신없어 이혼할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신랑을 다시 믿기에는 별로 믿음도 안가고요.
그래도 신랑덕분에 한가지 장점은 생겼네요. 제가 돈에 관해 관대한 인생이었다면 이제는 돈에 관해선 철저한 인생으로 바뀌었는 점이요.
오늘 저녁에 집에가면 다시는 이런일 없도록 어떤 얘기를 해주어야할지 조언 좀 구할수 있을까요....
힘내시라고 추천드려요!!!
큰 불은 끄셨고 이제 작은 불마저 진화하시면
남은 길은 꽃길일거예요 힘내세요!!!
스트레스 관리 잘 하시고요
달에 한번이라도 안마 받이시고 활력 되찾으세요
있는 그대로 말씀 하시고 일주일에 한번씩 남편 분께 발마사지 해달라 하세요 당신의 업보를 내가 지었으니 그 보답을 하라고 하세요
제 주변에도 남자가 와이프한테 뻥치고 집 전세자금 다 빼서 주식하다 다 날리고 그것도 모자라 대출까지 쓴 상황에서 공인인증서를 집에 두고 갔다가 발각되어서 난리난 걸 본적이 있는데...옆에서 제가 봐도 참...
돈 무서운 줄 알아야 합니다. 돈 쓰는 건 쉽지만 모으기는 어렵다는 것도 알아야 하구요.
이번 일에 대해 남편도 사람새끼(죄송합니다)면 반성하고 고마워 하겠죠.
대신 다신 이런 일이 생기면 갈라서겠다는 다짐도 받으세요. 계속 사고치면 뒷수습만 하다가 같이 망하는 것 밖엔 안 됩니다.
그리고 이제 지나간 일이니 빨리 털고 일어나시길 빕니다.
안 그럼 건강까지도 상하실까 염려됩니다.
제가 위에 쓴 글의 당사자는 그 일로 너무 크게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건강도 상했습니다.
배우자분도 이번 일로 많은 걸 배웠을테니 앞으론 좋은 일만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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