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에 사직서를 내고 이번달 말, 그러니까 5월 31일까지 다니겠다고 했습니다.
일주일이 넘도록 이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가 8일째 되던날 한번 물어보더군요. 더 다닐 생각 없는지..
속으로는 이따위 회사 안다닌다.. 그러면서도 제가 부족해서 아무래도 같이 일하기 힘들고 6월부터는 아는 형님 회사에 다니기로 했습니다. 라고 정중하게 말씀 드렸어요..
참고로 이 회사.. 회사라고 칭하기도 힘든, 이 곳은 정말 최악중 최악이었죠.
물론, 급여도 정말 기본급만 주는 회사였습니다.
게다가 부서장으로 뽑아놓고는 잡다한 일들을 모두 시키는 그런 회사의 화장실 같이 취급하는 곳이었습니다.
일이 정해진것이 없는데,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제가 책임지는 그런 구조.. 모든 책임은 나때문인 것 같이 만드는..
하루에 12시간에서 14시간은 기본이고, 토요일도 12시간 근무도 당연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니 물론, 일요일도 출근이 잦았고, 한달에 세번 이상 일요일에 출근 했던 기억입니다.
물론, 여긴 한국은 아닙니다. 중국이죠.
다닌지 3개월만에 사직서를 냈으나 급여를 조금 올려주면서 제대로 다시 한번 해보자.. 그래서 3개월을 더 버텼지만, 정말 답이 없더라구요. 그때뿐이고.
그래서 결국 사직서를 냈고, 그에 대해 후임에게 인수인계 하려고 약 19일정도의 시간을 두고 그만둔다고 했던것인데, 지금 31일까지 오늘과 일요일 포함해도 5일밖에 안남았는데 후임 얘기가 없네요.
그래서 슬쩍 방금전에 관련 부서의 담당에게 문의했더니 제 자리 후임에 대해 생각하지 않다고 그러더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제 자리에 대한 개념이 너무 없어도 없구나.. 하면서 말이죠.
물론, 제 자리의 담당자가 없어도 다른 인력으로 끌고 나갈 수는 있으나 원청사로 부터 제대로 쳐맞을겁니다. 제가 한 일중 대부분이 원청사로 부터 원망과 불편, 그리고 불만들을 처리하는 부서의 장이었거든요.
그나마 제가 한국인이고, 경력도 있고 해서 그들을 그동안 어떻게든 잠재우고,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고 했지만, 이 부서에 한국인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어를 잘하는 인원도 없습니다.
당연히 원청사는 한국인이고, 한국어의 특성상 '어' 다르고 '아' 다른지라 정말 조심하고 조심해야 하는 단어들로만 구성하면서 대화의 형식도 아주 엄청난 극존칭들의 향연, 페스티발이 되어야 하거든요.
물론, 일은 굴러갈겁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그렇듯이 말입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드는 생각이.. 사장이라는 대표는 내 자리에 대해서 없어도 되는 자리로 생각했구나. 하는 생각에 서글픕니다. 꽤나 많은 나이 먹도록 이런 대접(?) 받으면서 일해본 경험이 전무했고, 원하는 업무를 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이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니 마음이 저립니다.
물론, 예전의 잘 나갔던 기억만으로 살수는 없습니다만, 좀 더 잘 할 수 있는 직원을 데리고도 이것만큼밖에 못하게 만든 이 구조와 대표의 마인드에 대해 너무 안타깝습니다.
시원섭섭하냐고 물어보던 타부서 장의 말에 그냥 시원하기만 하다고 답해놓고..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농담이라면서 말이죠.
정말 시원합니다. 뒤도 안돌아볼거 같아요. 나가면서도..
이제 백수가 되는데 잘 살 수 있겠죠? 대책도 없이 그만둬서 막막합니다만, 차라리 어디 가서 서빙을 하더라도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네요. 뒷목이 뻣뻣해지는 경험을 하게 해 준 회사. 내가 죽을것 같아 그만둡니다. 그 동안 어디에서도 최소 3년이상은 근무했는데, 무너져 가는 회사에서도 무급여로도 3년이상은 채웠었는데 제 경력의 오점이 되겠네요..
좋은소식 있기를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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