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즘이란 1950년대 초 미국의 공화당 상원의원 매카시에 의해 주도된 반공산주의 운동입니다. 말은 반공산주의 운동이었지만 실상은 매카시가 공산주의자라고 낙인찍으면 그냥 생매장되버리는 비이성적 광풍이었지요. 당시 유력한 지식인, 정치인, 언론들도 공산주의자로 매도되는 것이 무서워 이에 대해 모두 입을 다물고 매카시 세력에 아부하기 바빴습니다.
지금 한국의 미투 운동도 이러한 성격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사회에 성폭력의 피해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 가해자들은 이에 대한 응분의 댓가를 치뤄야합니다. 이미 명확한 증거들과 많은 피해자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는 이윤택, 김기덕 등의 케이스가 그러합니다. 그러나 정봉주, 민병두 등의 경우에는 한명의 피해자 증언이 있을 뿐 본인들은 여러가지 증거들을 제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아한 점은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세력들 뿐 아니라 보수, 진보할 것없이 거의 모든 지식인, 언론들이 익명인 피해자의 증언을 사실로 확언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소위 가해자들의 증거 제시는 2차 피해를 조장하는 치졸한 수단인 것으로 매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익명의 피해자들에게만 인권이 있고 정봉주를 포함해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에게는 인권이란게 있어선 안되는 것입니까? 저는 정봉주가 실제로 성추행을 했는지 안했는지 모릅니다. 이건 진중권이나 조선일보나 프레시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양쪽의 구체적인 진술이나 증거들에 대해 명확한 조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지식인들이나 언론이 한쪽 귀를 틀어막고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을 매도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미 한국의 미투 운동은 또다른 위계에 의한 폭력으로 변질되고 있기때문입니다. 마치 매카시에게 공산주의자 또는 공산주의자에게 동조하는 사람으로 지목되길 두려워 입을 다물고 아부했던 미국의 지식인, 정치인, 언론들 처럼 현재 한국의 지식인, 정치인, 언론들은 미투 운동이라는 새로운 권력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미투 운동이 본래의 의도처럼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없애는 방향으로만 진전되길 바랍니다. 지금처럼 대의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인권과 정당한 자기 방어를 짓밟는 방향으로 쏠린다면 결국 매카시 선풍과 같은 결과를 맺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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