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현대차 사무직으로 입사한 A씨는 9450만원 수준의 초봉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경영진과 노동조합 대표는 지난 8일 올해 임금협상 12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는 오는 12일 조합원 투표에서 과반 이상 찬성표를 얻으면 최종 가결된다.
잠정안에는 기본급 4.65%(11만2000원) 인상, 성과·격려금이 기본급의 500%+1780만원, 주식 25주,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 내용이 담겼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기본급 4.8% 인상, 성과·격려금 400%+1050만원, 주식 15주, 상품권 25만원 등에 합의했다. 여기에 휴가비·복지포인트 등을 합치면 신입사원이 지급받은 초봉은 세전 8440만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올해 잠정합의안은 전년보다 기본급 인상률은 줄었지만, 성과·격려금이 대폭 확대됐다. 1년전보다 40% 이상 가치가 급등한 주식을 확대 지급하기로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를 반영한 현대차의 실질 인상률은 작년대비 11~12% 수준으로, 올해 신입 초봉은 1000만원 가량 오른 9450만원으로 계산된다. 5년차 직원(대리 1년차)의 경우 연봉이 1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실질 인상률은 전년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는 있다. 한 현대차 사무직 직원은 "성과금은 실적이 꺾이면 확 준다"면서 "반대로 오를 땐 정확히 반영되지 않은 거 같다"고 말했다.
올해 현대차 노사는 생산직 컨베이어 수당 인상과 시니어 촉탁직 계약 기간 연장 등에도 합의했다. 노조의 핵심 요구안이었던 정년연장과 노동시간 단축 등은 시간을 두고 지속 연구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가 파업 없이 연봉 협상에 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23년도 경영실적이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연간 영업이익이 15조1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나 증가했다. 고수익 SUV를 중심으로 미국 등 선진 시장 판매 호조를 보인 덕이다.
올해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회사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3% 감소한 3조5574억원을 기록했다. 내수 판매 감소세에도 견조한 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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