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군 시절 얘기 하나 풀어 봅니다.
맘 편히 존대어미 생략하고 씀.
어쩌다 군에 가 7개월차 쯤? 일병 때 군종병이었는데,
사단 행정동으로 즐건 맘으로 걸음을 걷는데,
동북쪽 하늘에서 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두두두두두두.... 헬기가 두 대나 오네?
헬기 문짝에 별이 세~개. 그러고 그 뒤엔 두 개.
그렇다 사령관과 사단장이 쌍으로 하늘로부터 임재하시는 중이었다.
아 씨바 걸리면 돛된다... 생각에 헬기장과 연병장 사이 옆에, 나무그늘 경사진 곳에 엄폐하고 숨었다가, 헬기 소리도 멎은 듯 하고, 헬기장서 바로 본부 행정동으로 가는 길이 있기에 나는 당연히 그들이 이제 그리로 해서 갔겠지...
하고 일어났는데, 아 씨바,
내 눈에 약 10미터 전방에 별 세개짜리 팔각모가 보이는 거다.
아 씨발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감과 동시에....그 자리에 얼어 붙은 채로
난 진짜 존나,
조온나 큰 소리로,
이제껏 내가 내 본 적이 없던,
씨바 목구멍이며 성대가 찢어지든 말든 세상에서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처절하게 외쳤다.
포~올, 써~ㅇ
사령관의 엷은 미소와 함께 경례를 받고 내 어깨를 스치듯 어루만져 주더니 연병장 쪽으로 가는 거다.
그 뒤로 여러 잡것들....평소엔 눈도 마추지 못할,
사단장이하 여러 참모들이 지나가고 한 참 뒤에 그 자릴 뜰 수 있었다.
삼십 여년이 지났는데도 그때 생각하면 뭔 잘못도 안 했는데도 심장 벌렁거림과 식은 땀이 흘렀던 기억이 또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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