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일…아침 8시 20분쯤….” 18일 만난 김모 할아버지(86)는 말 한마디 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이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누가 이렇게 때렸어요?”라는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땅에 떨어져 있던 지팡이를 손에 들었다. 자기 방어에서 나온 행동처럼 보였다. “자다가 일어났는데…갑자기…그 ×(부인)이 방망이로 내 머리를…내려쳤어…. 머리가 터져서…여기 (오른손) 검지손가락도 찢어졌어….” 그는 바지를 걷어 올렸다. 와이셔츠도 벗었다. 화상 자국부터 피멍 흔적까지 온몸이 벌건 얼룩투성이였다. 황혼녘 얄궂은 기억을 안겨다준 사람은 다름 아닌 일흔여섯의 재혼한 부인이었다.》
김 할아버지가 맞고 산 지는 1년이 넘었다. 개인 문제로 법적 소송에 휘말렸다가 패소한 후 집과 재산을 모두 날렸다. 설상가상으로 당뇨와 요실금 증상도 나타났다. 부인은 “당신 때문에 내 인생 망쳤다”며 돌변했다. 처음에는 김 할아버지도 맞대응을 했다. 그러나 부인이 밀어 아스팔트 바닥에 넘어지면서 척추를 다친 후부터는 맞기만 했다. 부인은 생활비도 벌어오지 못한다며 밥도 하루 두 끼만 줬다.
결국 그는 폭행 장면을 목격한 한 구청 직원의 도움을 받아 피신할 수 있었다. 지난주부터 그는 서울 강동구 학대 노인 일시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집에 안 들어간 지 1주일이 넘었지만 그는 “다시는 집에 가기 싫다”고 말했다.
가화 만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