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감옥에 보냈네요
한참 아파트 사야한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해라 할 때가 있었잖아요?
그 때 저도 한참 코인이랑 주식으로 돈을 좀 땡기고 있었습니다
꽤 번 돈으로 뭘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친구가 경기도에 땅을 좀 사는 게 어떻겠냐고 했고
자기가 그 땅 보고왔는데 잘 될 수밖에 없다고 5년 안에 개발될 땅이고, 평당 가격이 많이 오를 건데
투자금은 3천만원밖에 안된다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단체로 투자하는 거니 부담도 없고 위험성도 줄어든다고
대학 다닐 때 똑똑한 걸로 유명한 친구였어요
저 만날 때도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타고 왔더라구요
그런 애가 무조건 되는 땅이라고 하니.. 그 말만 믿고 땅도 안보고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람보르기니를 탈 수 있는 그 재력을 부러워하고, 남 모르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나도 투자 잘하는데, 나도 돈 좀 벌었는데.. 하고
지금 보면 정말 바보 같은 짓이었죠
그게 … 부동산투자사기.. 뭐.. 기획부동산 사기라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으니 말이예요
친구는 사업자 등록증도 보내주고, 사무실도 구경시켜 줬어요
심지어 계약서까지 작성했고, 뉴스 기사까지 보여줬습니다.
정말 잘 될 것 같았고,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괜찮은 땅이라고 해서 부모님도 설득해서 땅을 구매했어요
부모님은 또 주변 친구들에게 추천하셨고요
그러고 보면 부모님은 저를 믿어 주셨는데.. 저 같은 놈을 뭘 믿어 주셨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줄줄이.. 모든 사람이 그 실체도 보지 않은 땅에 투자를 했습니다.
저는 믿었어요.
5년 안에는 될 거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줄줄이 투자를 하고 나니, 친구한테서 연락이 안 오더군요.
전화도 씹고, 카톡도 씹고..
여기저기 주변에 수소문을 했어요. 그 동안 연락 안 하던 친구들한테도 전화 돌리고요.
그 자식 뭐하냐고.. 어디서 본 사람 없냐고요..
그 때 들었어요. 그 친구가 사기꾼이라는 걸요
친구 중 몇 명도 당했다고 하더라고요..
경찰에 고소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이게 사기죄가 성립이 될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부모님 친구분 돈에.. 부모님 돈.. 제 돈까지.. 다 엮어있으니 아주 미치고 팔짝 뛰겠더군요
정신 나간 사람처럼 보내다가, 이러다가는 절대로 받을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제가 죽어야 끝나느니, 그 자식을 감옥에라도 보내야겠다..
경찰에서 안된다고 하면 변호사를 찾아봐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를 고소대리인으로 선임했습니다
유재영변호사님은 사기죄 성립이 가능하다, 분명한 기망행위임을 알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고
이런 경우 경찰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증거를 분석해주신 건 물론이고.. 형사소송 뿐만 아니라 민사소송까지 도와주셨어요
부장검사 출신이시라 이 잘못된 상황을 만든 저를 무시하는 표정으로 보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그럴 수 있다고, 사기를 치는 놈이 나쁜 거라고 다독여주시더군요..
집단소송으로 진행되어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그 나쁜 자식은 사기죄가 성립되어 징역을 받을 예정이고, 이 형사소송 결과 때문인지
민사소송도 잘 풀릴 것 같습니다..
자만심이 사람을 망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부모님은 별 말씀 안 하시지만, 얼굴이 많이 안 좋아 지셨어요
요즘 금리도 올라 힘드신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저 같은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해서 글 올려보았습니다
승소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도 밤에 잠이 안 오네요..
아무나 믿지 말아야 하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시장에서 과일 만원어치 살 때도 이것저것 꼼꼼하게 찾아보는데, 수천만원 들여서 땅을 사면서 현장도 직접 가보지 않고 등기부등본도 확인 안하고 계약을 하시다니...
사기당할땐 눈에 콩깍지가 씌우더군요.
지금 해야한다. 지금 안사면 가격 오른다..
100% 사기.
변호사 선임비는 얼마나 들어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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