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들놈과 단둘이 여행을 떠났습니다. 제차가 2인승이라 단둘이 갈 수 밖에 없었지요 ^^
사실 그동안 4학년밖에 안된 놈이 너무 공부하느라 바빠서 단둘이 같이 이야기할 시간이 없어
은근히 미안했었거든요...그래서 마음먹고 와이프는 떼놓고 갈 작정이었습니다. ㅎㅎㅎ
다행히 와이프는 은근히 더 반기는 눈치입니다. 자유시간이라는 거겠지요 ^^;;
장소는 제가 태어난 파주시...은근히 갈만한 곳이 많은 곳입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적에 서울로
이사를 왔습니다만 아직도 이쪽으로 가면 왠지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일어나자 마자 얼릉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서봅니다.
이놈이 오늘 저와 아들을 같이 태우고 갈 차입니다. 크로스파이어 SRT-6라는 아이지요. 원래 335마력 정도인데
약간의 튜닝으로 지금은 400마력을 꽤 넘어가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특기는 저를 태우고 뚜껑 연채
250KM 이상으로 달리기지요 ^^;; 근데 오늘은 아들놈과 같이 가는지라 100KM 이하로만 다닐 작정입니다. ^^
아...근데 비가 오는군요...뚜껑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기는 틀렸네요 -_-
한시간 정도 달려 중남미문화원에 도착했습니다. 오른쪽 매표소 보이시지요? 그런데 입장료가 꽤나 비싸더군요 -_-
대인 6천원, 소인 4천원...아마 개인 소유라 그런가 봅니다.
아리따운 중남미 언니들이 저희 부자를 반겨줍니다...ㅎㅎ
박물관 안에 들어가보니 이런 마스크들도 전시되어 있고 각종 그림, 도자기, 유물, 가구 등도 있네요...주인장이
옛날에 중남미 지역에서 외교관 생활을 오래하신 양반인가 본데 모으느라 고생 좀 하셨겠어요...^^
안쪽으로 들어가면 조각 공원이라고 있는데 이런 근사한 문도 서있습니다. 제 아들놈을 앞에 세워놓고 찍어봤네요.
문화원이 대충 이런 식으로 꾸며져 있어요...
오호! 문화원 안에 이렇게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어있네요...물론 중남미 음식입니다...식사라 해봐야 딱 두 종류
밖에는 없네요...아...음료의 종류는 많습니다...^^
왼쪽게 퀘사디야, 오른쪽게....음....기억이 안납니다...저희 회사 앞에도 멕시칸 음식 점이 있는데 맛이 없고 비싸서
잘 안갑니다만...여기 음식은 아주 맛나네요...옛날 텍사스에서 먹었던 멕시칸 음식이 기억나더군요...제 아들놈도
아주 맛나게 먹습니다...싸들고 가고 싶다네요...ㅎㅎㅎ
중남미문화원에서 나와 이번에는 문산 근처에 있는 자운서원이라는 곳으로 가봅니다...비는 계속해서 오는군요...-_-;;
문산은 임진각이 가까이에 있고 북한이 멀지 않은 군사도시로 유명한데...최근에는 한 유명인사의 출생지로도 소소하게
알려지고 있네요...나가수에 나오는 윤도현이 문산 시내 세탁소집 아들입니다...ㅋㅋ 자유로 가다보면 윤도현 사진이
크게 걸려있고 파주 어쩌고 저쩌고 하는 문구가 있는 걸 보신 분들 있으시지요??? 고향을 위해 나름 봉사한거지요 ㅋ
아...근데 자운 서원이 율곡선생 유적지로 확대 개편되었네요...율곡 이이 선생은 어머니 신사임당의 고향인 강릉에서
태어났지만 본가는 파주 율곡리에 있었고 일생의 상당 부분을 파주에서 보내셨다네요.
들어와보니 널찍한게 시원합니다...아주 잘 꾸며놓았네요...산책하기에 딱입니다...
율곡기념관이란 건물에 들어가 보니 율곡 선생에 대한 영상물을 먼저 보여줍니다. 첫화면이지요...
아..근데 꽤 신경써서 꾸며놓은 티가 나네요...영상물을 보고 밖에 나와보니 커다란 LCD 화면으로 신사임당의 그림과
율곡의 그림, 글씨 등을 멋지게 차례차례 보여줍니다...와아~ 했어요...^^
율곡 선생은 강릉 오죽헌에서 태어나 유년 시기를 보내고 파주로 이사온 다음 화석정이란 곳에서 학습에 전념합니다.
화석정은 나중 선생의 사후에 임진왜란이 터지고 선조가 임진강을 건너 피난길에 나설때 캄캄한 어둠을 밝히기 위해
불타게 되는데...이게 모두 앞날을 내다 본 율곡 선생의 유언에 따른 것이랍니다.
그러다가 어머니인 신사임당이 젊은 나이에 돌아가시자 3년동안 어머니의 무덤 옆에서 (....)를 하게되지요...
그런데 (....)에 들어갈 말은 뭘까요??? .................. 답은 시묘살이...입니다...안내원 아줌마가 알려준 말입니다...^^;;
어머니의 죽음에 충격을 입은 율곡 선생은 금강산으로 들어가 불교를 공부하게 됩니다...삶의 덧없음을 느껴서였겠지요???
그후 다시 공부에 전념한 율곡 선생은 무려 9번의 과거에서 장원을 싹쓸이 했답니다...지금으로 치면 전국 수석을 9번
했단건데...ㅎㄷㄷ
벼슬길에 나선 율곡 선생은 벼슬이 이조판서와 병조판서에 이르게 되고 이때 유명한 십만양병설을 주장하게 되지요.
근데 멍청한 반대파와 선조가 이를 물리치고 선생을 귀향 보내 버립니다...그래놓고 임진왜란 때 백성들 버리고 피난이나
가다니...-_-
선생은 벼슬길에서 물러난 다음에도 격몽요결 등 여러 저술을 통해 후학을 기르는 일에 앞장서셨다네요...학문으로는
이황 선생과 쌍벽을 이루는 조선시대 양대 성리학자였고 현실 정치에도 적극 참여하여 자신의 이상을 펼치고자
노력한 분이었답니다...ㅎㅎ
율곡기념관을 나와서 좀더 걷다보니 이렇게 예쁜 연못도 있습니다...오리와 비단 잉어도 있더라는...
선생을 기려 광해군 때에 세워진 자운서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찍어본 제 아들놈...ㅎㅎ
서원 가는 길에 발견한 방아깨비...제가 어렸을 때는 이놈 보는 일이 어렵지 않았는데 제 아들에게는 신기한 모양입니다.
사진 찍어달라...잡아달라...난리입니다...^^
서원 옆에 서있던 ㅎㄷㄷ한 크기의 느티나무...360년이나 연세를 드셨다는...
느티나무 아래서 발견한 매미 유충...땅속에서 몇년의 시간을 보내고 이제 막 매미로 다시 태어나기 전의 모습...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 율곡선생 유적지에서 나왔습니다...동호회 활동 하시는 분들 한번 오실만한 곳이네요...
아 그것보다는 자제분들과 함께 오시면 좋은 역사 공부가 될 수 있겠습니다...역사에 관심이 많은 제 아들은
이곳을 아주 좋아하더군요 ^^...위 사진은 다른 곳으로 옮기기 전에 저와 대화 중인 제 아들입니다. 근데 참
이상한게 제 아들은 자기 반 여자친구들에 대해서 절대 얘기를 안하네요...제가 이리저리 꼬드겨서 누가 예쁜지,
누가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아도 절대 노코멘트입니다...저는 어릴때 누가 물어보면 누구랑 결혼할거라는 둥 온갖
설레발을 다 풀었다는데...와이프 닮았나봅니다...-_-
그다음 냉면 먹으로 갔답니다...사진 상으로 맛나게 보이는지 모르겠는데 역사가 40년 정도 된 만포면옥이란 곳입니다.
제가 전에 동호회 분들에게도 소개시켜드린 곳인데...나름 이쪽 지역에서는 유명한 곳입니다. 특히 녹두지짐이 아주
맛난 곳인데 오늘은 중남미 문화원에서 이미 요기를 한지라 냉면만으로 만족해봅니다...^^
냉면을 좋아하는 아들놈은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고...ㅎㅎ
자...식사도 했고 이젠 집으로 갈 시간입니다...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SRT-6...비오는 날 고생했다...
담에는 날씨 좋은 날 뚜껑 열고 다시 한번 아들과 함께 나와 봐야겠습니다...아직 못 가본 곳도 많고...아들과
나눌 이야기도 많으니깐요 ^^
그래도 아들과 단둘이 여행도 떠나시고 부럽습니닷
저도 나중엔 꼭 저렇게 여행을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네요 ㅎㅎ 잘 보고 갑니다 ^^
무슨얘길 하셨나요???
궁금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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