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베이스 30cm 늘인 정통 리무진
프로토 디자인의 에쿠스 리무진은 마음속에 그리던 리무진을 현실로 바꾸어 놓았다. 양산형 리무진의 휠베이스를 30cm 늘인 본격적인 정통 리무진이다. 과거 프로토 디자인에서 만든 리무진들이 그랬듯 두텁게 늘어난 C필러가 양산차의 두터운 B필러와 잘 어울린다. 균형을 위해 약간 부풀린 천장의 라인이 자연스럽다. 처음부터 이랬어야 할 모양 같다. 큼직한 도어핸들도 이 순간을 기다려 온 듯하다. 두터운 어깨선과 어울린 듬직한 보디를 보니 이제 장갑차가 아니라 탱크 같다.
타이어가 보디면에 가까운 것은 오프셋을 조절한 일제 워크스 알루미늄 휠 때문이다. 떡 벌어진 자태에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에쿠스 표준형보다 못한 것 같은 양산형 리무진의 앞모습만이 조금 아쉽다. 최상의 품위를 강조한 차는 웅장하고 조금은 오래된 표정이다.
두터운 C필러 뒤로 승객의 얼굴이 완전히 가린다. 많은 리무진 고객이 바라는 부분이다. 나빠진 후방시야를 보충하기 위해 뒤로 카메라가 달려 있다. 후진기어를 넣으면 센터 페시아의 모니터에 화면이 나온다.
회장님이 앉을 뒷자리로 들어선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운전석과 뒷자리를 나눈 파티션(칸막이)이다. 이것을 설치하기 위해 휠베이스를 늘인 것이다. 프로토 리무진의 뒷자리 공간에는 파티션을 설치하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거리가 확보되어 있다. 이보다 좁으면 파티션이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다. 연장된 30cm는 파티션을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거리를 뜻한다.
리무진에서 파티션의 존재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운전석과 귀빈석을 나누는 한 장의 유리는 뒷자리를 우아하게 한다. 옛날 왕실 마차의 마부는 승객석과 분리된 바깥쪽에 앉았다. 그 영향을 받아서인지 자동차 여명기의 고급 리무진은 운전석과 승객석이 철저히 분리되었다. 운전석은 지붕도 없다.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이 되지만 주인 어른의 품위를 위해서라면 참아야 한다. 뒷문을 빨리 열기 위해 오른쪽에 운전석을 둔 차도 적지 않았다.
프로토 리무진의 파티션은 원래 이렇게 설계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디자인 완성도가 뛰어나다. 전체적인 실내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물론 한 대만 손으로 만든 차에서 발견되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전체적인 마무리가 뛰어나다. 표현을 하자면 링컨이나 캐딜락 같은 미국식의 스트레치 리무진보다 유럽식의 고급스런 취향을 따르고 있다. 주로 렌트카로 많이 쓰이는 미국판 리무진의 엉성한 마무리는 눈에 거슬렸다.
편안한 좌석과 호화로운 편의장비
양산형 에쿠스 리무진의 메커니즘을 그대로 쓰는 시트는 편안한 자세를 제공한다. 앞뒤로 오가며 등받이가 조절되는 것은 물론 발판이 제공되고, 이지 액세스와 히팅 장치 등을 갖추었다. 시트 위 천장에 달린 스위치로 선루프와 칸막이 유리, 옆과 뒤창의 커튼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손에 닿기 쉬운 위치가 마음에 든다.
잠깐의 스위치 조작으로 실내는 깜깜해지고, 천장의 선루프를 열면 환한 공간이 된다. 검은 색의 커튼과 선루프가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귀빈석에 앉아 하늘을 보면 선루프 위치가 제대로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뒷자리에 선루프를 마련한 것은 이치에 맞고, 당연한 조치다.
휘황한 램프는 밝은 실내를 만들고, B필러에 내장된 램프는 디머 스위치로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리무진은 무드가 중요한 차인지 모른다. C필러에 달린 거울도 재미있다. 실내를 감싼 가죽과 우드 그레인은 고객의 취향에 맞추어 제작된다. 시승차의 오너는 아주 밝은색으로 최고의 사치를 원했다.
칸막이 유리를 올리면 운전석과 완전히 차단된 느낌이다. 소음차단도 완벽하다. 운전석과 대화할 때는 인터폰을 쓴다. 옛날 자동차 여명기에는 나팔모양의 관을 이용하기도 했다.
파티션에 테이블을 내장하고, 그 아래는 발판을 달아 발을 뻗을 수 있게 했다. 편한 자세를 위해 모든 노력을 모았다. 리무진에서는 공식과 같다. 휠베이스가 늘어나 귀빈석이 뒤로 물러남에 따라 도어의 핸들과 열림고리도 뒤로 옮겨졌다.
파티션 가운데 자리한 센터 페시아에는 디지털 시계와 뒷자리만을 위한 공조장치, VTR, 오디오 시스템, 컵홀더 등이 있다. 천장에 7인치 TV 모니터가 달렸지만 크기와 위치 등을 바꿀 수도 있다. 주문생산 형태로 만들어지는 최고급차는 이것저것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것이 즐거움이다. 롤스로이스를 주문할 때의 재미가 프로토 리무진에 없으란 법은 없다. 암레스트 쪽에 통합 리모컨 스위치 보드가 달렸고 핸드폰 보관함은 전동식으로 들락거린다.
운전석 역시 덩치가 큰 내게 여유 있는 공간이다. 파티션으로 나뉜 차는 간혹 불편할 수 있는데, 이 차는 휠베이스에 여유가 있어 자세 잡기가 편하다. 운전석의 편의장비는 양산차와 차이가 없다.
고급차답게 조용하고 부드럽게 달려
프로토 리무진의 파워 트레인과 장비는 양산차 그대로다. 고급차에 필요한 모든 것이 마련되어 있다. 앞바퀴굴림 차의 휠베이스를 늘이는 작업은 비교적 수월했을 것이다. 그래도 전자장비로 이루어진 뒷서스펜션의 많은 고압 파이프와 브레이크 선을 연장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V8 4.5X 엔진의 리무진은 고급차답게 소리 없이 나아간다. 늘어난 보디가 차체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느낄 수 없다. 보기에도 단단한 느낌이 안전에 대한 믿음을 더한다. 휠베이스를 늘여 늘어난 무게는 49kg에 불과하다. 2.1톤이 넘는 차에 영향을 미칠 만한 수치가 아니고, 원래 5인승인 리무진을 4인승으로 만들었으니 총 중량이 10kg 줄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조용하고 부드럽게 흐르는 차의 선루프를 열었다. 싸늘한 겨울바람이 자극적이다. 선루프로 몸을 내밀어 나의 프리티 우먼을 맞으러 가고 싶다. 아니면 환호하는 저 많은 군중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할까? 현실로 대하는 드림카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프로토는 지난 3년간 현대 다이너스티, 기아 엔터프라이즈, 현대 그랜저 등을 베이스로 9대의 리무진을 만들었다. 에쿠스는 벌써 열 번째 컨버전이다. 그렇게 많은 수요가 있다는 사실이 새롭다. 다양한 시도는 우리의 자동차 문화가 깊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프로토 리무진으로 개조하는 비용은 9천200만 원. 물론 고객의 옵션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시승협조:프로토 자동차(주) ☎(0335)339-4333∼5
프로토 에쿠스 리무진의 주요 제원
크기
길이×너비×높이 5635×1870×1475mm
휠베이스 3380mm
트레드 앞/뒤 1615/1615mm
무게 2154kg
승차정원 4명
엔진
형식 V8 DOHC
굴림방식 앞바퀴굴림
보어×스트로크 ―
배기량 4498
압축비 ―
최고출력 260마력/5000rpm
최대토크 38.8kg·m/3500rpm
연료공급장치 전자식 연료분사
연료탱크 크기 80X
트랜스미션
형식 자동 5단
기어비 ①/②/③ 3.789/2.057/1.421
④/⑤/짋 1.000/0.731/3.865
최종감속비 3.333
보디와 섀시
보디형식 4도어 리무진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파워)
서스펜션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모두 V디스크(ABS)
타이어 205/60 VR16
성능
최고시속 ―
0→시속 100km 가속 ―
시가지 주행연비 ―
값 9,200만 원
서핑하다가 첨밨는데..신기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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