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최고급 대형 세단 에쿠스가 미국 진출 1년 만에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에쿠스는 올해 1∼10월 2568대를 팔아 연내 3000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에쿠스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고급(프리미엄)이 아닌 대중 차로 평가받는 ‘현대(Hyundai)’ 브랜드로 출시됐다.
당시 현대차 미국법인은 ‘연간 3000대를 팔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지 딜러와 소비자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5.0L 직분사 엔진을 단 에쿠스의 미국 판매가는 5만8750(6500만원)∼6만5750달러(7300만원)다.
동급 모델 가운데 유일한 6만 달러 이하다. 경쟁 프리미엄 모델보다는 2만∼3만 달러 저렴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현대 브랜드로 5만 달러가 넘는 대형 세단을 팔기 어렵다고 봤다.
당시만 해도 현대차와 비슷하게 미국 대형 세단 시장 진입을 노려왔던 폴크스바겐 페이톤의 실패가 종종 거론됐다.
폴크스바겐 페르디난트 피에히(포르셰 창업자인 포르셰 박사의 외손자) 회장이
미국 진출을 위해 10년간 공을 들인 페이톤은 2003년 말 미국에 5만 달러 중반에 나왔다.
당시 벤츠 S클래스 못지않은 단단한 차체와 아우디 대형 엔진을 조합해 성능은 좋았다.
가격도 경쟁 모델보다 2만 달러 저렴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페이톤은 다음해 1939대, 2005년 820대 등 3000대도 채 팔지 못하고 불과 3년 만인 2006년 미국에서 철수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돌파구를 뚫었다. 도요타는 렉서스, 닛산은 인피니티,
혼다는 어큐라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렉서스는 10년 만에 벤츠·BMW·재규어 같은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미국 시장 1위에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에쿠스의 성공과 페이톤의 실패를 가른 요인은 차의 성능이나 품질이 아니라 미국 경제상황과
소비자 선택 기준이 달라진 것을 꼽는다. 페이톤이 나왔을 때만 해도 미국은 부동산 경기 활황에 따른 경제 호황이었다.
매년 집값이 10∼20%씩 오르는 데 익숙해진 미국 부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전통적인 벤츠·BMW나 렉서스의 대형 세단을 선호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폭락과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뉴욕 월가나 서부 해안의 은퇴한 부자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의 에쿠스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유진증권 박상원 자동차담당 애널리스트는 “미국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유로
터무니없이 비싼 차를 사는 것보다 2만 달러 저렴하면서 비슷한 기능에 고급스러운 디자인까지 갖춘
에쿠스에 눈을 돌린 게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 “별도의 고급 브랜드 출시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최대의 만족을 주는 고급차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전략이 보기 좋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에쿠스가 가야 할 길은 아직 험하다. 같은 기간 경쟁 모델인 렉서스 LS는 7558대, 벤츠 S클래스가 9804대,
BMW 7시리즈는 8853대가 팔렸다. 이들 차량은 미국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판
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20%가 줄었는데도 에쿠스보다 몇 걸음 앞서 있다.
신차인 아우디 A8은 4561대로 전년 대비 570% 증가했다.
현대의 플래그십 모델인 에쿠스, 세계최대격전지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발판을 마련했네요~
일단 미국인들 인식에도 현대차가 이런 대형차도 만드는구나
인식은 분명히 심어줬을테지요 ㅎ
저는 럭셔리 플래그십 모델로 보기엔 조금 가벼운 디자인이 아닌가
봅니다만;;그렇다고 구형 에쿠스를 선호한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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