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자동차시장에서 국산 신차는 대폭 줄어드는 반면, 수입차의 집중 공세는 여전히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여느 해보다도 많은 신형 모델을 출시하며 일명 ‘신차 전쟁’을 일으켰다.
1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를 시작으로 기아자동차 모닝, 르노삼성자동차 SM7, 쌍용자동차 신형 코란도 C 등
수십종에 달하는 신차들이 올 한 해 동안 대거 쏟아져 나왔다. 이에 힘입어 올 1~9월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119만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내년에는 국내 자동차 업체가 새롭게 내놓는 모델이 거의 없어, 내수 시장 판매 전략에 다소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내년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신차는
현대자동차 싼타페 후속 모델, 기아자동차 K9, 한국지엠 콜벳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신차 출시는 판매에 힘을 실어주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그만큼 새로운 모델의 등장은
자동차 시장의 큰 활력이다. 이 때문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없는 내년을 어떻게 뚫고 지나가느냐’
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제부터가 진검 승부다. 내년에는 신차 효과가 없기 때문에
국내 메이커들이 마케팅 전략을 잘 써야 한다”며 “가격, 옵션, 할부 혜택, AS 기간 등 소비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신차 효과가 없을 경우 실제로 국산차의 판매가 대폭 감소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실제로 국산 완성차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며 “더군다나 내년에는 수입차 메이커의 활약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가 더욱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기아 K9, 한국GM 콜벳 등 국내 메이커 신차는 5종 이내에 그칠 전망.
수입차는 디젤 인기, FTA 효과, 피아트-시트로엥 가세로 더욱 국내진출 가속되고…
수입차의 경우 최근 소비자 인식이 좋아졌고 중저가 전략을 쓰는 업체가 많아진 덕에 그 성장세에 가속이 붙은 상황이다.
특히 일본차의 반격, 고유가를 돌파할 유럽 디젤차의 위력, FTA에 따른 미국차의 수혜 등 내년에는
수입차에 긍정적인 요소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 한국지엠이 내년 출시할 스포츠카 쉐보레 콜벳. ⓒ2011 CNBNEWS
김 교수는 “내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시장의 파이는 한정돼 있고,
성장세도 한계가 있어 업체 간의 싸움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며 “현대차 등 한국 업체들이 긴장해야 할 거다.
내년은 아주 재밌는 시장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내 자동차 시장, 4년 만에 위축…해외 수출 확대될 듯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2012년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자동차 판매 대수를 전년비 1.1% 감소한
158만 대로 예상했다. 경기 부진과 가계부채 확대, 신차 효과의 약화로 2008년 이후 4년 만에 자동차 판매가 감소세로
전환된다는 분석이다. 연구소는 유럽과 미국의 FTA 발효로 수입차 도입은 확대되지만,
아반떼, 쏘나타 등 판매 상위 모델의 신차 효과가 약화될 것으로 봤다.
국내 자동차 판매량 4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 일본-미국-유럽-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계속 성장
이에 따라 해외 판매가 활발한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자동차 업체들이 내수시장 판매보다는
수출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필수 교수는 “현대기아차는 내년 오피러스 후속모델인
K9과 싼타페 후속 2개 신차만을 출시할 것 같다”며 현대기아차가 내수와 함께 해외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점쳤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도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출이 올해보다 증가(3.4%)해 321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시장 중심의 업체별 수출 판매 강화와 FTA 체결에 따른 EU 및 미국 등 선진시장 수출경쟁력 향상 때문이다.
마이크 아카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10월2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FTA가 오랜 기간 협상을 거쳐 타결되기를 기대한다”
며 “한국지엠은 미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한국 협력업체들이 우리와 함께 수출량을 늘려가는데 관세 인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게 되고, 한국지엠으로서는 사업 확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르노삼성도 신흥시장 수출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쌍용차는 중국과 유럽시장에 재진출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현대차 i40, 기아차 프라이드 등 현지 전략 모델의 수출도 본격 확대될 전망이다.
수입차 시장은 여전히 '활짝'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2012년 수입차 신규 등록이 올해 대비 약 12% 성장한 11만9000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 FTA 발효에 대한 기대감과 추가적인 수입 브랜드의 시장 진출, 수입차 대중화에 따른 수입차에 대한
심리적 장벽 약화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악화에 따른 국내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심리
위축, 고환율 등의 불안요인은 잠재적으로 존재해, 성장폭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협회는 전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도 수입차가 올해 사상 처음 10만대를 돌파(10만8000대 예상)하고 내년에는 FTA 효과와
시트로엥, 피아트 등 신규 브랜드의 시장 진입으로 올해보다 7.4% 늘어난 11만6000대가 판매 될 것 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내와 달리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올해와 비슷한 4.2%의 증가율을 기록해 7855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20%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던 일본 자동차 시장이 두 자릿수 증가율(10.5%)을 보이는 것을 비롯해 올해 감소세를
나타냈던 유럽(1.6%)이 대기수요 유입으로 증가세로 전환되고, 미국(5.8%), 중국(4.2%)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 내년 출시를 앞둔 BMW 뉴 3시리즈. ⓒ2011 CN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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