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트연방의 수상이 얼마 안 되던 시절 이오시프 스탈린을 처음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그가 놀랍도록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기보다 한참 어린 부관들에게도 그를 부를 때는 존칭을 생략하게 했고, 말단 관리들에게조차 방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그는 상대방을 혁명가 핵심층의 일원이 된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사무실 밖에서 어울릴때면 어깨동무를 했고, 헤어질 때면 꼭 다정한 말을 한마디씩 남겼다. 어느 젊은이가 나중에 쓴 것처럼 스탈린을 한번 만난 사람은 "그를 다시 만나고 싶어 안달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제 우리가 영원히 하나가 됐다고 여길 만큼 강한 유대감을 느끼게 만들었기 떄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탈린은 아주 재미난 사람이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저속한 농담도 잘했다. 그러니 그가 서서히 권력을 키워 소비에트 연방 전체를 장악하게 된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해가 가고 권력이 커지자 스탈린이라는 사람의 또 다른 면이 서서히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친근하게 보이던 그의 모습은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그의 핵심 측근 가운데서 의미심장한 징후가 처음으로 나타난것은 아마도 세르게이 키로프의 사례일 것이다.
키로프는 공산당 정치국의 실세였을 뿐만 아니라 스탈린의 아내가 자살한 이후 그의 가장 친한친구였다.
키로프는 열정적이고 조금은 단순한 사내로 쉽게 친구를 사귀고 스탈린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문제는 키로프의 인기가 조금 과하게 높아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각 지역의 리더 몇명이 키로프에게 쿠테타의 새로운 수장이 되어달라고 제안했지만, 키로프는 스탈린에게 모반을 말했고 스탈린은 고마워서 어쩔줄 몰라 했다.
그러나 그때부터 키로프를 대하는 스탈린의 태도는 어쩐지 달라져 있었다.전에 볼수 없던 냉담함이 있었다.
키로프는 곧 자신이 어떤 곤경에 자초했는지 깨달았다. 그는 스탈린이 생각만큼 인기 있지 않다는 사실과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인물이 적어도 한명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셈이다.
위험에 직감한 키로프는 스탈린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다.
연설에 설 때면 그 어느 때보다 스탈린의 이름을 많이 불렀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그를 칭찬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키로프가 진실을 은폐하려고 발악을 한다고 여겼고,
결국 1934년 12월 총잡이 한명이 사무실 바로 앞에서 키로프를 암살했다.
대놓고 스탈린이라고 지목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던 것만큼은 거의 확실해 보였다.
스탈린의 부관들이 가장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경우는 스탈린이 저녁 식사에 초대돼 그의 집에서 함께 심야 영화를 봐야 하는 때였다.
이런 초대는 거절하기가 불가능했다고하는데
친근한 사교 모임인척, 스탈린은 자신의 술은 심하게 희석해서 마시면서 부관들은 자제력이 상실할 때까지 술을 권하면서
그들이 실수할까봐 조마조마하는 모습을 스탈린은 남몰래 즐겼다고 한다.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
이들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어 사람들을 끌어당긴 다음, 반드시 더 깊은 냉담함 속으로 사람들을 꾀어 들인다.
전형적인 '밀당(밀고 당기기)'이다.
살면서 우리는 누구나 한번 쯤 이런 유형의 사람들과 마주친다.
이들은 야망을 통해 직장상사나CEO, 정치인, 사이비 교주등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위험한 사람이라는 거은 처음부터 알수 있다.
처음부터 겉으로 흘리는 매력에 한눈 팔지만 않는다면 이 냉담함도 감지할 수 있을 테고,
그들의 관심은 결국 나를 향한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될것이다.
오늘 책읽다가 재밌어서 적어봅니다 ㅎ 제 블로그에 올렸던거에요 ㅎㅎ
제가 이런이야기를 좋아해서용 ㅎㅎ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