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남쪽 섬에서 공사하면서 인연을 맺은 지, 중간에 비는 기간이 있었지만, 10년이 넘었습니다.
집은 경기도라 처음에는 주말마다 열심히 다녔는데,
이젠 아이도 다 커서 매주 가지는 않습니다.
보배 와서 이런 저런 글들 보다가
그동안 이런 저런 생각만 하다가 말았던 걸 실천해 보려 합니다.
저는 아이들 먹는 거 이야기 나올 때마다 울컥합니다.
오세훈, 홍준표 학교 급식 반대할 때 엄청 열 받았어요.
학교 다닐 때 생각해 보면,
점심시간에
60명 중에 10명 남짓은
요즘 기준으로 반찬통에 반찬 싸 오는 친구들 있고
20명정도는 큰 도시락에 밥하고 김치만 커피병에 가득 싸오는 친구들이
있고
나머지는 운동장 바로 나가서 운동했어요.
나중에 알았지만, 도시락 싸올 형편이 못되는 친구들이었어요.
운동하고 운동장 수돗가에서 물 시원하게 마시면서 배고픔을 달랬다는 수기도 봤었죠.
이걸 알게 된 후에는 오지랍인지 모르지만 이 친구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생각만 하고 있다가
지금 살고 있는 고흥쪽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을까 하고 게으른 성격에 인터넷으로 조사를 좀 해 보았습니다.
아기들 돌 보는 곳은 없고 그나마 도심 가까운 보성쪽에 그룹홈이 두 군데 있고,
특이하게도 그야말로 시골에 그룹홈이 하나 있네요.
파란마음 그룹홈이라고
고흥하고 여수하고 연결하는 작년에 개통한 다리 근처에 있더라구요.
제가 일없이 사람 만나는 것에 좀 서툴러서 한 일주일은 어떻게 연락을 할까 고민을 좀 했어요.
뭐 대단한 도움을 줄 것도 아닌데, 찾아 가 보겠다고 하는 것도 민폐가
아닌가 싶었고요.
그러다 보성에 있는 그룹홈 홈페이지 보니 벌교에 있는 피자집에서 두 군데 그룹홈에 매월 피자/치킨 나눔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얘기도 들어 볼 겸 한번 들러
봤어요.
피자 하나 주문해서 굽는 동안 “좋은 일 하신다” 덕담을 좀 해 드리고 여쭤 보니
그룹홈 상황을 보려면 그냥 원장님하고 연락하고 한번 찾아가 보라 하더군요. 보통 굉장히 개방적이라고.
자기는 가진 것이나 돈도 별로 없어 그냥 피자로 나눔을 하겠다니 한달에 한번 생일에 맞춰 오시면 좋겠다하여
그렇게 한다 하시네요.
그러면서 그룹홈 한번 다녀오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마음속으로 뭔가 많이 얻어 오는 거 같다 하시네요.
이 얘기를 상기된 표정으로 하시는데 사모님도 끄덕끄덕 하시네요.
혹시 벌교 지나실 일이 있고 간식을 드셔야 하는 상황이면 한번 들러 보세요. 벌교 탑피자입니다.
아무튼 피자집 사장님 말을 듣고 지난 주말에 고흥 그룹홈에 전화했습니다. 한번 들러보고 싶다고.
원장님 시원하게 오라고 하셔서 들렀습니다.
원장님 부부가 남자 아이 넷을 돌보고 계시네요. 중학생 한명, 초등학생 3명.
원래 사회복지사가 한 명 더 있아야 하는데 채용공고 내도 출퇴근 거리가 멀어 원하는 근무 조건은 맞추기 힘들다 하시고.
지금 지내는 집은 부부가 대출내서 개축했는데 아직도 손봐야 할 곳은 많은데
돈이 많이 들어 조금씩 하고 계신다고 하시네요.
저희 현장에 건축쪽 인원이 아직 있었으면 부탁이라도 해볼텐데 철수한지 2년 가까이 되니 이것도 쉽지 않고.
대단한 거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생각했습니다.
필요함 직한 물건을 보내 드리는 것도 좋겠지만,
실제로 필요한 것과 다를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현금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월요일에 1회차 보내고 자동 이체 등록해 놓았습니다. 평소 기부하는 곳보다 영하나 더 붙였습니다.
원장님하고 방문 약속 잡고 동네 치킨집에 주문하니 주문이 밀렸다고 기다리다, 약속
시간 맞춰 간다고 서두르다 보니 경황이 없어 사진은 없네요. 원장님 부부하고 식탁에서 이야기하다 보니
냄새만 피우고 아이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요.
다음에 갈 때는 피자 사 들고 가야겠습니다.
탑피자 사장님은 그룹홈 홈페이지 보니 10년 넘게 나눔해 오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짝짝짝!!!♡♡♡
따듯하네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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