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구수한 청국장으로 식사를 마치고, 평소 즐기는 별미 누룽지를 후식으로 먹었다.
문득 장인어른이나 아버지처럼 나도 무척이나 누룽지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40대 중반인 나는 평소에 항상 정장 차림에, 매일 구두와 넥타이도 바꿔 신고, 오랜 영업직 특유의 패션 감각이라고나 할까?
요즘 유행한다는 슬림 핏 파란색 정장에, 아무리 바빠도 왁스로 깔끔하게 머리 정돈을 해야만 되는 것 등...
나름대로 스스로 세세하게 세련미가 넘친다고 은근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그럼에도 얼큰한 순댓국이나 시원한 쇠고기 국밥, 찌린내 나는 청국장찌개, 고소한 누룽지 등이 좋은 것은 어쩌란 말인가?
그래서 와이프에게 얼떨 결에 말을 건넸다.
"여보, 나는 참 구식이지만 복고적이고, 반면에 트렌디한 세련미가 넘치는 것 같아!"
그러자, 와이프 왈,
...
...
...
"좋아, 그런데 세련미는?"
...
...
...
"아... 아... 니..."
말문이 턱 막혔다.
...
...
...
"거지왕 김춘삼처럼 거적대기 양복이나 입고다니던 걸, 사람 구실하라고 골라 준 게 누군데?"
...
...
...
세상에 믿을 놈 아니, 년 하나도 없고...
내 편 하나도 없다!
제길, 삐뚫어 질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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