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하나둘씩 이슈화되는 것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생일케잌을 빵쪼가리 하나에 촛불끼워서 불게 한다..
차라리 해주질 말지
저 01군번이고 이기자 나왔습니다
생일되면 과자파티에 초코파이를 산처럼 쌓아서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생일초 하나 끼워서 생일 축하한다 스꺄!
해주면 그게 그렇게 감사했드랬죠
다른데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있었던 곳은 말년병장이건 막내건 초코파이의 구성이 같았습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그 별거 없는 과자박스 하나로 정성껏 모양내서 초 꽂아서 그것도 불 안꺼지게 한다고 야 이따
니가들어 하면서 소대에서 인정받은 에이스 두세명한테 시키고 "생일축하합니다~~"이러면서 들고가면 그것보다 더 감동적인 게 없었죠.
많아야 두번 보내는 군에서의 생일에 뭔 사연들이 그리 많은지 표정에서부터 다양하게 나타나서 그걸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밥이요?
말해 뭐하나요..
군필들 똥국아시죠?
모르는 분들에게 설명드리자면 된장국을 똥국이라 부릅니다.
이게 왜 똥국이냐
하도 자주 나오고 색이 비슷해서, 흔해서 똥국이에요
똥국에 콩나물무침, 끼니마다 빠질 수 없는 김치. 그것도 떨어지면 못먹어요
똥국에 밥 말아먹어야 되는 지경을 자주 겪어요
어쩌다 치킨이라도 한번 나온다?
복불복이에요
군인들은 식사시간을 돌아가며 정해요
1234
2341
3412
4123
이런식으로요
이건 불문율이에요
사단장이 와도 못바꿔요
치킨나오는날 1빠로 가는 애들은 노난거에요
꼴찌는 튀김옷(?) 만 먹어요
그것도 좋다고 맛있다고 튀김 잔뜩 퍼다가 밥에 비벼먹어요
그래도 정감있는게 뭐냐면
취사병이 막내들 먹인다고 튀기면서 닭다리 몇개는 빼놔요
부대에 신병 몇명들어왔나 세보고 걔들 줄 거 카운팅해서 빼 놓고 오면 하나씩은 얹어줘요
그럼 걔가 식탁에 앉아서 편하게 먹느냐? 맘 놓고 못먹죠
쭈뼛쭈뼛 손도 못대고 숫가락질만 하는데 분대왕고가 얘기합니다
"먹엄마~ 그거 니거야. 얘네들 다 신병때 다리는 얘네꺼였어. 나도 그랬고"
피크는 제육볶음이죠
고기나온다고 환장하고 먹었던 불고기, 제육볶음이 알고보니 찌끄레기였다는 뉴스를 보고나서요
진짜 비유가 좋은 저인데 십여년이 지나고 나서 보는 뉴스인데도 속이 뒤집히더라구요
시바 그땐 없어서 못먹었는데
질겨도 맛있다고 자근자근 곱씹으며 엑기스를 즐겼는데
찌끄레기라니...
인간적으로 사람 먹으라고 주는 음식은 장난치지 맙시다
도시락.
거 얼마한다고 삥땅치고 모지라게 주고 그래요
군인 생일케잌 뭐 어디 카스타드 한덩어리 뜯어다가 초 꽂아논거 보고 식겁했는데 그러지 맙시다.
케잌은 예산에 있다. 안 먹을줄 알고 그랬다?
그게 말입니까. 줘보기나 하고 얘기하지요
욕나오네요
먹는걸로 장난치지 마요
저도 보배 빠돌이라서 자주 들락날락하는데
이슈되는 것들 대부분이 먹는거에서 비롯돼요
왜 그런거 같애요?
단순해요. 사람은 안 먹음 죽어요.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되는 권리라 그래요
사는거 입는거 먹는거 못하면 사람구실 못해요
최근에 어느 국회의원께서 군대시찰가서 밥 잘먹나 못먹나 물어보는거 나오대요
가봐야 뭐한대요..
더 얘기 안할께요.
보여주기만 하지말고 보여주셨음 좋겠네요
니 자식이라고 생각해보세요. 피가 거꾸로 솟아요
길게 살아야 한바퀴 반이고
나는 괜찮겠지하고 잘못 저지르다가 몇배로 된통 뒤집어쓰는 게 인생이더이다
한잔 먹고 급 생각나서 짧게 쓴다는게 길어졌네요
보배드림이 군대컨셉이잖아요
군인한텐 장난치지 마요
부탁좀 드립시다
안녕히 주무세요 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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