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년에게 머리채를 뜯기고 난 분하고 억울해서 미쳐버리기 직전이었다.
미친듯이 이국땅의 거리를 방황하다 아버지의 마지막 유산이 있는 스위스로 향한다.
스위스로 가면서 난 밤이면 밤마다 레이져가 살아나길 빌었다.
스위스 은행의 비밀금고 앞
박정희 1234......삑
박정희 4321......삑
틀림없이 아버지 이름에 가장 간단하고 잃어버릴 수 없는 4자리 숫자인데....
몇번의 삑사리가 나자 보안원 들이 날 끌어내려 한다.
신경질적으로 “18” 하면서 그놈들을 쏘아보자 레이져가 나온다.
그놈들은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고 내 뇌리를 쓰치는 4자리 숫자 1818이 떠오른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오른다.
다까기마사오 1818 ....덜컥
우리가 좋아하는 덜컥 소리와 함께 드디어 비밀의 문이 열렸다.
금고 안에는 내가 생각한 금괴나 보석, 달러 같이 돈이 될만 한 것은 하나도 없고 종이 쪼가리만 가득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대기업 상속에 관한 문건이다.
대대손손 기업의 경영권을 박정희 일가에 일임한다는 일종의 각서이다.
꼼꼼하게 법적으로 공증도 해두었고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식과 양도성 예금증서로 가득하다.
산업화의 시기에 국가의 대폭적인 지원을 받으려고 대기업들이 앞 다투어 아버지에게 충성을 맹세한 일종의 충성서약서다. 삼성, 현대, SK. LG, 롯데, 한화, 한진...등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총말라 되었다.
이젠 난 만수르도 부러워할 거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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