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달라졌다. 천안함 이전(BC·Before Chonanham)과 천안함 이후(AC·After Chonanham)가 판이하게 다르다. BC 때 중국은 평화·조화가 강조된 화평굴기(和平<5D1B>起)를 원칙으로 했다. 한국에선 전략적 파트너로 환영받았다. 미래 먹을거리를 해결할 시장이었다. 북한 편을 들어도 그러려니 했다. 미국·일본과도 갈등보다 대화를 강조됐다. 천안함 사태는 중국의 베일을 걷어 버렸다.
천안함은 ‘중국-북한’ 대 ‘한국-미국-일본’이라는 숨겨진 대결 구도를 드러냈다. 중국은 북한을 겨냥해 서해에서 벌인 한·미 훈련에 거칠게 도전했다. 중국은 일본과 벌인 17일간의 영토전쟁에서 ‘강압외교’로 구속됐던 자국인 선장을 석방시켰다. 일본과의 영토 갈등도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젠 거침없이 밀어붙인다. 그렇게 거칠게 나오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중국의 도전 뒤엔 어떤 군사력이 있을까.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점검해 본 중앙SUNDAY는 다시 한 달여에 걸쳐 각종 자료와 구글 위성사진을 통해 중국 동북 지역의 군사력을 분석해 봤다. 처음 선보인 시도에서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한반도와 일본을 향해 뻗친 중국의 발톱은 길고 날카롭고 강했다.
북한과 국경을 접한 중국 동북 지역의 군사 배치 상황은 흥미롭다. 미사일 부대와 공군부대 등이 집중 배치돼 있다. 남한의 한·미 연합전력은 대북용이지만 중국의 이 전력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우선 북·중 특수관계를 고려할 때 유사시 북한 지원에 동원될 전력인 것은 분명하다.
◆가정 상황=201×년. 김정은이 후계로 공식 등장한 뒤 북한 상황은 악화됐다. 경제난이 극심해지고 주민 소요가 발생했다. 탈북자들은 중국 국경으로 쏟아졌다. 후계구도가 흔들리는 조짐이 나타나자 김정은은 대남 공격을 탈출구로 삼았다. 서해와 서부전선으로 포탄이 날아들었다. 북한 잠수정과 해안포가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에서 또 남한의 군함 두 척을 격침시키고, 서부전선에서는 개성공단을 장악했다. 비무장지대(DMZ)로 북한군이 대대적으로 몰렸다. 북한 기갑부대가 문산 축선을 향해 DMZ의 철책을 뭉갰다. 한·미 연합군은 데프콘-1을 선포하고 비상동원령을 내린다. ‘상왕’ 김정일은 중국에 군사 지원을 청했다. 중국 지도부는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한국군에서 ‘적국 중국’이란 컨셉트는 공개 언급되진 않지만 한 소식통은 “일본에선 이미 언급되고 있는 주제”라고 했다. “그럴 경우 중국은 분명히 개입한다. 안 그러면 북한이 장악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면전은 절대 안 한다. 제한 개입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그런 분석은 일리 있다. 한 정보 소식통은 천안함 사건 발생을 전후해 “중국 군부가 한국을 주적으로 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의 긴장이 격화될 것 같다. 북한과 중국 군부가 아주 가까워지고 있다”고 걱정했었다. 그런 우려는 유엔 안보리 천안함 외교에서 중국이 북한을 끈질기게 감싸는 형태로 나타났다.
개입이 불가피할 경우 중국의 계산은 복잡할 것이다. 장호근 전 연합사 정보참모 부장(예비역 공군 소장)은 “북한의 일방 붕괴를 막고 한·미 연합군이 북한 장악을 노릴 경우 전면전을 각오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상황을 관리할 것”이라며 “지상군·해군을 보내는 전면 지원보다 미사일과 공군력을 제공하는 제한 개입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일과의 전면전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의 댜오위다오(釣魚島) 갈등과 같은 지역 갈등이 무력충돌로 변하는 ‘제한 전쟁’은 상정할 수 있다. 일본과 갈등이 벌어질 경우 북한 유사시와 같은 방식으로 전력이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제한전’으로 상황을 관리하려면 ‘사태를 확대할 경우 치명적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할 수 있는 고도의 전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동북 3성을 비롯한 동북 지역에 그 준비를 단단히 해 뒀다. 중국 인민해방군 제2포병과 공군이 그 전력이다. ‘프로젝트 2049’ ‘미 해군정보국 리포트’ ‘글로벌 시큐리티’ ‘시노디펜스’ 등을 종합한 결과다. 제2포병과 공군은 한반도를, 미사일은 일본을 대상으로 한 전력이다.
미사일 전력
중국은 미사일 부대를 ‘제2포병’이라고 부른다. 첨단화돼 가는 중국은 냉전 때 소련처럼 강력한 탄도미사일로 무장해 간다. 유사시 한반도와 일본을 겨냥하는 미사일 부대는 ‘이 포병군’ 산하 군단급인 51·52 기지다.
51기지 사령부는 랴오닝성 선양에 있다. 선양·베이징·산둥의 재래식 군구를 지원한다. 산하에 810여단(다롄의 진저우 기지), 816여단(지린성 퉁화), 822여단(산둥성 라이우)이 있다. 특히 816여단은 대북 지원이 핵심 임무다. 52기지 사령부는 안후이성 퀴먼에 있으며 주 임무인 대만 작전 외에 한반도 작전도 지원한다. 산하에 807여단(안후이성 취푸)과 811여단(안후이성 황산)이 있다. 이들 부대의 주 전력은 DF-3, DF-15, DF-21 세 종류 미사일이다. DF는 둥펑(東風)의 영문 머리글자다.
이들 탄도탄은 대부분 차량 발사대에서 발사되며 평상시 위장돼 있고 항상 움직이고 있어 위치 파악을 하기 어렵다. 공격이 어렵다는 의미다. 대북 지원이 핵심 임무인 퉁화의 816여단은 핵·일반 탄두를 장착한 DF-15 탄도탄으로 대전까지 공격할 수 있다. 이 부대는 구형 DF-3를 신형 DF-21로 교체 완료했다. 또 산둥성 라이우의 822 여단에는 사정거리 1800㎞인 DF-21C가 최초로 배치됐다. 핵탄두를 탑재하던 기존 DF-21을 통상 탄두로 대체하고 레이더를 달아 오차 범위(CEP) 50m로 아주 정밀하다. 한반도 전역과 일본 중부 오키나와까지 공격할 수 있다.
DF-21C로 남한과 일본의 군사기지들을 공격하면 한·미, 한·일 연합 전력은 치명타를 입는다. 현재 한미연합사의 작계 5027 등은 오차 범위(CEP)가 큰 북한 탄도탄의 위협을 고려해 준비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밀도가 높은 DF-15 개량형이나 DF-21C 같은 미사일이 공격하면 큰 위협이 된다. 미국의 Project2049 연구소는 최근 “DF-21C 미사일의 정밀도가 높아 동북아 전반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었다. DF-21C 미사일은 여단마다 12기가 발사대기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미 정보국은 DF-21의 수를 80기로 파악하고 있으나 최대 120기라는 관측도 있다. 오차 범위 50m의 탄두는 한·일 모두에 공포의 전력이다. 한국은 또 사거리 600㎞인 DF-15 400기의 공격권에 있다. 한국이 실전 배치한 현무1 미사일은 사거리 200㎞, 오차 범위 100m 정도다. 재래식 무기에서 오차 100m는 정밀 무기로서의 의미가 없다.
중국은 또 DF-21C 미사일을 개량한 항모공격용 DF-21D를 개발 중이다. 지상에서 항모로 발사하는 탄도미사일(ASBM)로 중국이 최초로 개발 중이다. 실전 배치되면 한반도 유사시 미 항모전단이 들어오기 어렵게 된다. AP통신은 지난 6일 “DF-21D가 미국의 태평양 장악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이 미사일이 이르면 올해 말까지 개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우위인 지상군 전력을 한·미 연합 공군·해군력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어 ASBM 때문에 항모가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접근하지 못한다면 균형은 기울어질 것이다. 미 해군대학의 요시하라 도시 교수는 “미국이 중국 본토를 타격할 만큼 가까이 다가서기 전에 중국이 미 항공모함을 공격할 수 있다면 미국의 해양 통제력은 더 이상 당연시되지 않는다”고 했다.
공군 전력
중국 공군은 방공망이 취약한 한국에 직접적 위협이다. 일본은 공격에서 벗어나 있다. 출격 거리가 멀기도 하지만 중국 전투기는 일본의 방공망을 뚫지 못한다. 일본은 17대의 조기 경보기를 가동 중이다. 한국은 현재 4대를 발주한 상태다.
유사시 한반도로 가장 먼저 동원될 공군 전력은 선양 군구 전력이다. 선양 군구는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군구 내 전투기는 언제든 출동 가능하게 대부분 북한과 가까운 공군기지나 활주로에 배치돼 있다. 선양 군구 전투기는 370 대로 평가된다. 중국 공군은 그동안 대부분 전투기를 활주로에 배치했지만 최근 강화 격납고를 만들어 배치했다.
중국 공군은 각 군구에 속하며 전투기·공격기·폭격기 사단으로 구성된다. 각 사단은 2~3개 비행연대, 각 연대는 24대 신형 전투기나 24~45 대의 구형 전투기를 가진 2~3개 비행중대로 편성돼 있다. 공격기는 대지 공격 임무를 맡으며 Q-5·JH-7 공격기와 H-6 폭격기가 있다. 선양 군구는 제 1 전투기 사단(안산), 제30 전투기 사단(위톈지), 제11공격사단, 제22공격기 사단, 제21전투기 사단으로 구성돼 있다. <표 참조> 선양 군구에는 11개 연대 369대가 있다.
베이징·지난·난징 군구에도 한반도 유사시 동원 가능한 전력이 있다. 이들 군구는 한반도까지 거리가 1000㎞ 내외다. 베이징 군구는 700㎞, 지난 군구는 300㎞, 난징 군구는 500㎞ 정도다. 3개 군구의 공중전력 중 한반도 작전이 가능한 전력은 19개 연대 약 462대다. 베이징 군구에는 7·24 전투기 사단, 15 공격기 사단, 8폭격기 사단이 있다. 지난 군구에는 5공격기 사단, 19 전투기 사단이 있다. 난징 군구에는 10 폭격기 사단, 28 공격기 사단, 3 전투기 사단, 14 전투기 사단, 29 전투기 사단이 있다. 그 외에 해군항공대 소속으로 북해·동해 함대 공군 전력이 있다. 북해 함대에는 7 비행 사단, 5 비행 사단, 2 폭격기 사단이 있다. 동해 함대에는 제 6 비행사단, 제 1 폭격기 사단이 있다.
중국안보 포럼에 따르면 이들 군구가 보유한 전력은 J-11 144기, J-10 72기, JH-7 168기, J-8 72기, J-7 135기, Q-5 180기, H-6 60기다. 소식통은 “J-10은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에 달라고 하는 고성능 전투기”라고 말했다. 이들 중 J-11, J-10, JH-7 384 대가 가장 신형이고 위협적이다. 특히 168 대의 JH-7 공격기들은 공대지·공대함 정밀 유도 미사일을 운용해 더 위협적이다.
유사시 한반도 작전에 개입 가능한 선양(2009년 현재)과 주변 군구 30개 연대의 전투기는 총 830여 대다. 현재 한·미 연합 공군 전력 530여 대보다 많다. 질적 차이는 있지만 북한 공군기 700여 대와 합하면 차이는 더 커진다. 현재 미 공군을 제외한 남한 공군 전력만을 북한과 비교하면 우리가 약간은 우위다. 공군전략기획 처장 출신인 신보현(건국대 무기체계 개념 개발응용연구소 소장) 예비역 소장은 “2003년엔 1.05대 1이었고 현재는 1.2대 1 정도”라고 했다. 북한 전력만 상대하면 ‘초토화되겠지만 겨우 이긴다’는 얘기다. 여기에 중국 미사일 전력과 공군력이 개입하면 결과는 처참해질 것이다. 군 소식통은 “중국 공군의 개입 가능성과 이에 대한 대비가 공군의 말 못할 고민”이라고 말했다.
김병기 디펜스 타임스 편집위원 안성규 기자 askme@joongang.co.kr
정말 큰일이네요..점점 짱깨가 강해지는데..이미 경제규모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2위를 차지하고..군사력은 점점 강해지는데..우리도 무슨 대책을 세워야지..
이대로 중국이 강해지는걸 가만히 볼수만은 없을꺼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