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에서 기억속으로 : SL63 AMG (R230)
.
.
코드명 R230, 200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데뷔하며 엄청난 충격과 환희를 보여준 벤츠의 플래그쉽 GT카 모델입니다.
브랜드, 성능, 실용성 등의 많은 장점을 가진 하드탑 로드스터로 긴 세월 인기를 끌었습니다.
2012년에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며, 석양과 같이 지는 해가 되었지만 새로운 태양은 그 뜻을 이어받았습니다.
R230 이 업적을 이루지 못했다면, 그 새로운 모델은 과연 이만큼의 기대를 받았을까요?
시승기는 R230 모델의 마지막 버전. SL63 AMG 입니다.
매우 수려한 앞모습입니다. 먼가 세련되었으면서 너무 강하지 않은 느낌.
다시말해 걍 멋지다는거죠.
아쉬운 점을 꼽자면 주간등 (데이라이트) LED 가 없다는 정도입니다.
본넷 가운데를 확~ 가로 지르는 두개의 선은 AMG 모델임을 알려주는 캐릭터라인입니다.
AMG 모델들은 모두 가운데 두줄을 그어버리죠. 올드 모델에서 그랬다가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살짝~ 없어지나 싶더니 최근들어 다시 생겨났습니다.
아무래도 AMG 인데, 밋밋하다는 평들을 들어서인듯 합니다.
앞모습의 미끈함은 뒷모습의 과격함으로 마무리 됩니다.
파이가 큰 듀얼 머플러와 이것을 과격함으로 포장해주는 빅 핀 리어 디퓨져.
차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아 ~ 빠른차구나?" 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리어디자인에서 정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리어 스포일러입니다.
경기용 차량은 다운 포스를 위해서 쓰지만, 일반 도로용 차량은 뒷쪽의 와류를 분산시켜 주행안정도를 높이는데 씁니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측면에서 이어지는 라인을 리어 스포일러까지 제대로 살려놨습니다.
미칠듯한 디자인감각이랄까요...
보고있나? 현기차?
니들은 LED를 덕지덕지 붙이는걸 디자인이라고 하지?
그래서 안되는거다.
고성능 스포츠카의 단골 소재.
카본과 가죽입니다.
센터페시아 정중앙과 도어의 한쪽면을 카본으로 치장하고, 가죽으로 감쌌습니다.
데뷔 당시의 모델은 카본보다 알루미늄의 소재를 많이 썼었습니다.
아무래도 알루미늄이 밝은 컬러이다 보니 실내가 조금은 넓어보이는 효과가 있었죠.
SL 클래스는 디자인으로써 끝이냐? 아닙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스포츠카가 가지기 힘든 특징.
실용성입니다.
스포츠카가 왜 실용성이 필요하냐 한다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있어서 나쁠건 없잖아요?
스포츠카 얘기를 하면 늘 나오는게 수납공간입니다. SL 클래스는 수납공간 뿐 아니라 실용성에 많은 중점을 두었습니다.
시트 하단에 있는 서랍장입니다. 차주만 알수 있는 비밀의 공간이기도 하지요.
또한 그 옆에 배치된 버튼은 마사지 시트와 버킷, 요추 조절 버튼들입니다.
열선은 기본, 통풍시트에 마사지까지.. 2001년에 나온 차라고하면 믿을가요?
2001년이면 국내에선 아반때 XD와 그랜저 XG가 유행을 끌던 시기로 열선만으로 대동단결 하던 때입니다.
열선마저도 없던차가 태반
앞시트 뒷편에 자리한 공간입니다. 승객을 태울순 있지만, 태운다면 가로로 앉아야 합니다.
결국 용도는 가방과 옷가지정도를 넣는 정도입니다.
대단하지 않을 수 있지만, 2인승 로스스터에 뒷공간이 이만큼 나오는 차량도 드뭅니다.
이 뒷공간의 또다른 기능으로 ... 역시 서랍장입니다.
매우 유용하지요?
탑을 연 상태에서의 트렁크 입니다.
매우 넓지요? 골프백? 수납됩니다.
캐리어? 당연히 수납됩니다.
사람? 이건 좀.....
짐을 쉽게 넣고, 뺄수 있도록 트렁크를 열면 접어놓았던 탑이 살짝 들어집니다.
안들어져도 상관없을거 같죠???
탑이 안들어지면, 이런 더러운 느낌입니다. 보기만해도 숨이 막히죠?
닫을때는 자동이라는 즐거운 사실~
자동 닫힘은 원래 있던건 아니고, 마지막 F/L 때 생겼습니다.
SL55AMG 모델은 없어요~ 마지막에 SL63AMG로 F/L 되면서 넣어진것이죠.
(55AMG도 있다고 합니다. 굿오너님의 제보)
소소하게 헤드레스트 옆에 달린 행거와 도어의 수납합입니다.
대부분의 도어 수납함은 상판이 오픈되어 있는거와 다르게 SL 은 저렇게 밀폐가 됩니다.
휴지 같은걸 넣어논다면 조금 깔끔하게 보이겠죠?
이만큼 수납함.. 스포츠카는 물건 놓을 공간 없다는 말... 이녀석한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조금은 쌀쌀한 가을 밤, 오픈에어링을 하게 된다면 완소 아이템이 될 수 있는 에어스카프입니다.
대충 보기엔 컴퓨터 쿨링팬 따위와 비슷해 보이는데, 그 효과는 매우 큽니다.
이.제.
SL63 AMG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시작해보겠습니다.
마지막 페이스 리프트가 되면서 매우 중요하게 바뀐 부분입니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인데요.
F/L 되기 전의 최상위 엔진은 SL600과 SL65AMG 였습니다.
둘다 바이터보 12기통 엔진으로 각각 500마력과 612마력의 출력을 자랑했었습니다.
브랜드가 슈퍼카가 아닐뿐이지 엔진성능은 슈퍼카 수준이었죠.
그런데 인기를 끈 엔진은 SL55AMG에 탑재 된 5.5 슈퍼차져였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V8 엔진의 와일드함과 서킷에서 슈퍼차져 특유의 꾸준한 토크밴드와
일반 도로에선 N/A 차량과 비슷한 느낌의 배기음이 한 몫 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왜! 5.5 슈퍼차져를 빼고 525마력의 6.2 자연흡기 엔진을 넣었을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흡기로 5.5 슈퍼차져와 비슷한 성능의 엔진을 개발하게 된 것이죠.
그러면 슈퍼차져 고장에서 해방되거든요.
▲ 수제작 엔진 각인
AMG의 6.2 자연흡기 엔진은 525 마력의 출력과 더불어 꾸준하고 두터운 토크밴드를 보여주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고장과 수리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지고, 성능은 슈퍼차져만큼 나오게 되는 것이죠.
이 부분에서 R230 모델과 R231 모델의 매니아는 대립을 보입니다.
벤츠의 AMG 모델들이 5.5 터보차져로 생산되는 와중에 떡하지 마지막 F/L 모델이라며 6.2 자연흡기가
등장하면서 자연흡기 매니아는 R230을 .. 과급 매니아는 R231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자연흡기 매니아들은 구형이 된 R230 SL63 AMG를 찾게 됩니다.
여담으로 ... 왜 왜 왜! 신형들은 5.5 터보챠저냐고요?
.
.
.
이건 세계적으로 에코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CO2 발생양을 차량 스펙의 중요사항으로 기재하면서 대배기량 자연흡기 차량들이 뿜어내는 유해물질들을 이슈화 시키는 매스컴의 문제도 있지만, 세계인들이 자연 친화적인 제품들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되죠.
자동차도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운사이징을 하고, 터보차져를 배기가스를 한번 더 걸러 이용해 유해물질을 줄이고, 연비를 항샹시켜서 우리기업은 환경을 생각한다! 라고 광고하는 것이죠.
.
.
.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트랜스 미션입니다. AMG SPEEDSHIFT MCT 7단 미션입니다.
BMW와 폭스바겐보다 한발짝 늦은 감은 있지만, 성능은 발군입니다.
새로운 방식의 자동 변속기 인데요. 듀얼클러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패들 쉬프트를 업/다운 했을때, 타 메이커처럼 스포티하게 튕기는 맛은 없습니다만,
변속속도 만큼은 어마어마하게 빠르고 정확합니다.
또한 보드라운 변속덕에 일반 오토같은 느낌도 물씬 풍깁니다.
변속기 왼편에 위치한 다이얼로 조절이 가능한데요.
C 는 컴포트모드로 일반적인 주행시 오토같은 느낌이 듭니다.
S 는 스포츠 모드로 컴포트보다 보다 빠른 변속이 되며, 기어 단수를 1단부터 사용합니다.
S+ 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변속 중간에 배기가스가 한 번 더 강제적으로 주입되기때문에 C/S 모드와 배기음이 달라집니다.
M 은 메뉴얼로 S+의 수동모드입니다.
RS 는 레이스 스타트 모드로 런치 컨트롤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제로백이 4.6초에서 4.4초까지 단축됩니다.)
계기판을 보면 RS 모드로 놓고 마구 달리고픈 욕심이 들지 않나요?
저는 AMG 로고와 320km/h의 숫자를 보면 그런 느낌을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늦은 시각에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그런데 느낌이... 왠지...
롤링도 왠만큼 있고, 엔진은 SL350 같이 잔잔하고..
잠시 세워서 고민끝에.. 모드를 바꿔봅니다.
스포츠 서스펜션을 활성화 시키고, 변속모드를 S+ 로 놓았습니다.
그리고 AMG 버튼을 길게 눌러 저장해버렸죠. (BMW M의 M버튼과 같은 역할입니다.)
이제서야 AMG 다운 면모를 보여주더라고요.
그래도 격한 스포츠 드라이빙엔 부족함을 보여줍니다.
많은 분들이 M3와 비교하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비교같습니다.
대충봐도 기럭지가 이렇게 깁니다.
비교급이 사실 좀 애매합니다. M6 컨버터블과 비교하기엔 M6 컨버터블이 더 크고...
M3 컨버터블과 비교하기엔 SL63AMG가 더 크고...
굳이 BMW M 디비젼의 차량과 비교하면, 약간은 둔한 풋워크를 보여주지만, 의외로 안정적인 코너링을 가지고 있고,
어마어마하게 빠른 직빨 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형적인 GT 카에 어울립니다.
빠른차는 좋아하지만, 이젠 적당히 주변을 둘러보며 여유를 즐길 줄 아는 나이가 되었을 무렵..
즐길만한 차량이 아닐가 합니다. 당연히 경쟁이 붙었을땐 지지 않을 능력도 탑재하고 있고요.
다용도 컨버터블 그게 바로 SL63AMG 의 선택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모트라인의 허접 시승기 담당였습니다 ^0^ 나날이 실력 늘릴게요~
한때 제 구매리스트 였고 드림카였던 f/l sl63amg 잘 봤습니다.
추천!
추천할게요 !!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