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사진을 올린 적 있었지만...
이번엔 처음 가져왔을 때부터 변화한 모습들을 쭈욱 올려보았습니다.
신선하고 맛있는 액화가스와 달콤하지만 먹으면 죽는 부동액이 줄줄 새서 환각 상태로 타고 다니던
첫 차 레조를 엔진 사망 및 섀시 크랙으로 폐차하고 새 차를 알아보던 지난 1월...
나이 서른의 솔로, 차를 워낙 좋아하고 운전도 좋아하다 보니 평생 한 번 뿐인 이 시기에
사실 티뷰론이나 투스카니 등 차고가 낮고 스포티한 2도어 쿠페를 한 번은 꼭 타보고 싶었습니다.
고교생 시절, 과외 선생님과 에버랜드 놀러갈 때 탔던, 새 차 냄새 나는 검정색 티뷰론 터뷸런스의 추억도
유난히 강렬하게 남아있었고요...
하지만 눈에 튀는 차를 타면 손가락질 받고 주위 어르신들께 안 좋게 보일거란 유아적인 생각 때문에
그 꿈은 다음 생에서 이루어보자며 고이 접어두고...
실용적인 1.5리터 해치백으로 베르나 센스나 라노스 줄리엣 스포츠를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건은 단 하나, 수동변속기일 것...
그러던 중, 그보다 덩치가 훨씬 크고 무거운 아반떼XD 스포츠가 포착되어, 바로 포획하였습니다.
2002년 8월 22일 출고된 스포츠 고급형 트림에 ABS와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선루프가 들어간 차...
마일리지는 10년된 차 치곤 비교적 짧은 91,000km였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사진 보니 뒷모양이라도 투스카니와 아주 쬐끔은 비슷하게 생겨서 위안이 되었지요.
...문제는, 업무 때문에 차를 보러 갈 짬을 낼 수 없어서 '아는 분께 부탁'드려서 '급하게' 샀다는 점입니다.
차를 가지러 처음 가보니 꼬질꼬질 하더군요. -ㅅ-...
추운 겨울에 반 나절 동안이나 고생하며 꼼꼼히 들여다 보신 뒤 상태 좋다고 말씀해주셔서 안심했었는데, 실물은...
사진 상으로는 그 참상이 잘 보이지 않지만...
전 차주가 차를 어떻게 탔는지, 여기저기 찍히고 긁힌 자국에 붓자국 내면서 흰색으로 칠해놓은 라디에이터 그릴,
앞범퍼 것만 하얗게 칠한 몰딩... 뒷쪽 통이 부서진 헤드램프 안에는 시퍼런 엔젤아이 파편들이 굴러다니고...
뒷유리와 테일게이트에는 파이오니어 스티커 붙였다가 떼어낸 자국이 남아있었습니다.
첫 인상부터가 어설프고 꼬질꼬질하게 손을 대었던 흔적이 물씬 풍기는게,
'젊은 애들 막 타고 다니는 양카' 라는 느낌을 물씬 풍겼습니다. 정말 짜증나더군요. 아, 벌써부터 그리운 내 레조!!!
스포츠 앰블럼은 온데간데 없고, 현대 마크 윗쪽에는 푹 하고 제대로 깊게 찍힌 자국...
트렁크를 열어보니, 기본 옵션인 CD체인저는 어디로 도망가고 없고, 뒷유리 아래 선반은 타원형 스피커를 달았다가
떼어낸 후 시커먼 부직포로 대충 덮어놓았고... 앞문짝은 트위터 옆부분이 나사못으로 뚫려나와 있는 등등...
오래되고 낡은 차라도 순정 상태로 얌전히 타고 다녔다든지, 아니면 제대로 손을 대서 정확하고 깔끔하게 튜닝했다면
그다지 찝찝하지 않았을 텐데, 어설프게 건드려놓아 꼬질꼬질하게 해놓다니... 가장 안 좋은 케이스인 셈이죠.
아, 내가 이걸 400만원이나 주고 사다니... 나중에 동호회 장터 보니 같은 연식에 더 깨끗한 차도 300만원대더군요.
...헐... ㅠ.ㅠ
바로 되팔아버리고 싶었으나...
그래도, 추운 겨울날 차를 꼼꼼하게 봐주신 분의 이루 말 못할 고생도 있고...
차는 철판이 여기저기 찍혀있을지언정 어느 한 군데도 판금을 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그냥 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대로 판금되었는지 모르는 것보단 차라리 쭈글쭈글한데에 붓페인트 바른게 낫다고 생각하는지라, 차라리 잘 되었달까요.
어쨌거나, 복잡한 심정으로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고, 매매상사를 나와서 회사가 있는 김해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부드러운 주행감과 조용한 엔진, 탄탄한 하체 감각이 그런대로 티뷰론 느낌이 나니 마음이 좀 풀어지더군요.
미리 알아본 내용 그대로, 5도어 모델의 승차감은 4도어에 비해 훨씬 단단했습니다. 저는 그게 무척 마음에 들었고요. ^^
(4도어와 5도어는 쇼크업소버와 스태빌라이저 품번과 규격도 다르고, 카탈로그에는 5도어에만 '하드튜닝 서스펜션'
항목이 기본옵션으로 들어가 있네요)
그리고... 이왕 타기로 한 거, 하나씩 고쳐보자며 손을 대기 시작합니다.
차를 가져온지 한 달째 되던 날, 다른 부서 과장님과 함께 제 차를 타고 전북 군산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요...
시간이 촉박하여 고속도로를 x80km/h 정도로 달렸습니다.
가는 길에 잠깐 휴게소에 주차하고 나서 무심코 앞 타이어를 쳐다봤는데, 아뿔사!!
타이어가 주먹만한 돌맹이를 살짝 밟고 있었는데, 사이드월이 가뭄에 말라서 갈라진 논바닥처럼 크랙이 쩍쩍 나 있더군요.
징그러울 정도로 말이죠.
...차 봐주실 때 새 타이어라고 하셨고, 트레드도 짱짱하게 남아있어서 안심했었는데!!! T-T
어차피 저는 솔로이니 죽어도 혼자 죽지만, 가족이 있으신 과장님을 위태롭게 할 수는 없어서 조심해서 다녀왔습니다.
원래 끼워져 있던 휠이 휘어있는 문제도 있어서 구형 쎄라토의 16인치 휠을 어렵사리 구해서 싸구려 벤투스 V4 ES 장착,
아래와 같이 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흉물스럽게 칠해진 라디에이터 그릴의 가운데 부분을 잘라내고 철망을 씌워보려 했는데...
왜일까요. 그냥 순정 상태로 되돌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또 아래와 같이...
요렇게 순정 그릴을 사다가 붙이고, 뒷통이 완전히 깨진 헤드라이트도 새 것으로 교체했습니다.
한편, 이 시기에는 답답한 엔진 출력을 어찌 해보려고 어줍잖은 DIY튠을 시도했었는데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APEX'i 짝퉁 오픈필터와 싸구려 인테이크를 사다가 달아보았습니다.
이렇게라도 하면 차가 좀 가볍게 달리려나 싶어서 해봤는데, 소리 요란하고 엔진룸 지저분해지기만 할 뿐,
엔진 힘은 거의 반토막이 나버리는 느낌이더군요. 그만큼 가속페달을 더 밟아야 하니 연비도 나빠지고요.
에어필터의 용량과 흡기라인 길이에 따른 진공 압력 및 유속, 흡기온도를 고려하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물론, 고회전에서의 리스폰스와 흡기 소리는 지금껏 보아온 에어필터 중 최고였습니다.
5천rpm 넘어가면 거의 포뮬러 흡기 소릴 냈으니...
써보신 분들은 아실 듯... ^^
엔진 출력은 엔진 본체를 건드리지 않는 이상 얻어내기 힘들다는 걸 깨닫고,
우선 너저분한 외관 부분을 하나 둘 떼어놓기 시작합니다.
어설프게 붙어있는 도어캐치의 크롬 장식과 도어 프레임의 너덜너덜한 필름지를 걷어내고...
앞범퍼의 몰딩도 모비스 대리점에서 구입하여 뚝딱 갈아치웠습니다.
이렇게 하고 나서, 지인의 차를 알아보려고 이 차를 샀던 매매상사에 갔더니 직원 분께서 완전 새 차로 만들어 왔다며
깜짝 놀라시더군요... ^^;
그리고 이 차의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씩 메워나가기 시작...
순정 상태로 돌려놓았던 에어필터를 K&N 순정형으로 넣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클러치 페달이 자꾸 발에서 미끄러져서, 알루미늄+고무로 된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미관상으로도 시커먼 고무보단 나은 것 같아요.
이 외 테일머플러가 터져서 교체하는 김에 XD 2.0용 중통+머플러로 교체... 통 자체는 1.5와 같은 건데,
파이프 직경만 약간 더 굵더군요. 생각 외로 저회전 허당도 없고, 고회전에서는 효과가 좀 있네요.
그리고, 주행 중 분명 순정 상태인 기어봉이 부러져서 사제로 사다 넣었는데
이상하게 기어봉이 짧고 변속감이 묵직해서, 알고 보니 싸구려 사제 EMS 숏퀵이었던 일도... ^^
(사진을 10개 밖에 못 올린다길래 여러 장을 주욱 이어붙였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가장 최근에 한 일이 브레이크 업그레이드와 엔진오일 교체였습니다.
운전을 즐기는 편이지만 시내에서 칼질하거나 고속도로에서 배틀하는 쪽은 전혀 제 취미가 아니어서,
이따금 사람 발길이 닿을래야 도저히 닿을 수 없어서 민폐를 끼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곳에 가서 운전 연습을 합니다.
그럴 때 오일이 시원찮으면 산길 내려올 때 태핏 치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다행히 이번에 넣은 오일은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
브레이크도 순정은 차체 중량에 비해서 너무 부실하다는 느낌이었고 내리막에서 특히 위험하다고 느꼈는데요...
산길 내리막에서 브레이크가 베이퍼록도 아닌 페이드 현상이 일어나서 한 번 죽을 뻔 했습니다.
비 오던 날 국도 주행 중 감속할 때마다 ABS가 시도 때도 없이 들어와서 결과적으로 브레이크 먹통...
그리고 시내에서 천천히 운전하던 중 브레이크가 갑자기 듣질 않아 앞 차를 박을 뻔 했지요.
브레이크 용량 부족과, 수소문 결과 순정 ABS의 태생적인 결함으로 판단하여,
위의 사진처럼 투스카니 엘리사의 순정 1p 캘리퍼와 EF소나타 택시용 11인치 디스크 로터로 교체,
브레이크액은 뷔르트 DOT4로 갈아넣고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ABS는 별 수 없이 퓨즈를 뽑아버렸습니다.
그 이후로는 브레이크 트러블은 일어나지 않고 있네요. ^^
물론, 눈 오는 날에는 어쩔 수 없이 ABS 퓨즈를 다시 끼워야겠지요...-_-;
마지막으로... 정리 덜 된 실내 사진과 뒷모습 한 번 더 올려봅니다. ^^;
(올리고 보니 기어봉 바뀌기 전의 사진이네요...에궁...)
날씨가 추워지니 차고가 높은 차로 달리기가 더욱 힘들어져서, 요즘 또 다시 티뷰론이나 투스카니가 눈에 밟히지만
당초 예상보다 손을 많이 대었고 돈도 적잖이 들어갔기에... 그만큼 더 오래 타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래도 키 작은 티뷰론이나 투스카니 생각이 계속 나면...
그 땐 다운스프링에 엘리사 쇼바 넣는 정도까지는 해보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네요. ^^;
문득, 차에 얼마나 지출했는지 계산해보고 절약 좀 해보려고 사진을 정리해본 김에
여기도 다시 올려봤습니다. 지난 번 이후 변동사항도 있고... ^^
올리고 보니 처음 샀을 때의 흔적이 거의 없어져 있네요...-_-;
그릴은 철망 씌우려다가... 솔직히 짜증나고 귀찮아서 순정으로 갈아치웠습니다. ^^;
문 연상태애서(안쪽에서부터) 때나요? 그리고 쉽나요?^^
XD 도어프레임 필름 자체가 무기한 리콜 되는 아이템이라...
직영사업소 가서 교체해달라고 했는데 하필 필름이 없대서
그냥 떼어달라고 했습니다. ^^
저두 지금 파워클러스터 빌렌자 사용중^^
깔끔하네요~
성능이야 준중형한테 뭘 바라겠어요...ㅎㅎ
엔진 힘이 없으면 차체가 가볍든지 아니면 하체나 브레이크라도 그 중량을 받쳐줄만큼 짱짱해야 내리막에서라도 안심하고 탈텐데, 이거 준중형이라기엔 중량이 만만찮은 놈이라 적잖이 부담됩니다. ㅠ.ㅠ 80년대 국산차처럼 제어가 야무지게 되질 않으니, 구형 액센트나 베르나보다도 더 무섭더군요. 한때는 티뷰론이나 투스카니가 안 된다면, 액센트 프로나 베르나 스포티라도... 하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
다만... 오래되어 섀시 강성이 떨어진 차라면, 용도에 따라서는 보강 튜닝 정도는 해주는 편이 더 안전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브레이크 튜닝은 확실히 비용 대비 잘 했다는 판단이 들어요. ^^; 초반에 팍팍 꽂히는 느낌은 없지만, 오히려 과민하지 않고 밟는 만큼 정확히 잘 멈춰서 정확하게 컨트롤 하기 좋달까요...
www.xdian.kr 동호회 와보시면 기존 좋은 회원들이 다시 모여 비영리활동하는 동호회 입니다. 참고 하세요. 저도 똑같은 레이싱 타고 있지만 나름 정 많이 가는 차량임은 분명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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