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19일 한반도 상공에서 B-52 전략폭격기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방한 중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의 면담 직후였다. 지난 8일에도 유사한 훈련이 있었지만 미 국방부 부장관이 훈련
계획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백악관과 미 국방부에서는 “(B-52 전폭기의 한반도
투입 훈련은) 정기적인 훈련”이라면서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미국의 의지”라는 입장 발표가 이어졌다.
북한은 반발했다. 외무성 대변인이 “B-52가 또다시 한반도에 나타나면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곧바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대공 미사일과 무인타격기 발사 훈련장(20일)을 찾았고, 이례적으로
이 같은 사실을 당일 언론에 공개했다. 북한이 B-52 폭격기의 등장 자체에 위협을 느낄 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한은 왜 이처럼 B-52 전략폭격기에 민감해 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우선 6·25전쟁 때 폭격을 받았던 아픔을 떠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6·25전쟁 때 낙동강 전선에서
마지막 공세를 준비 중이던 북한군을 향해 98대의 B-29 폭격기가 26분 동안 960t의 폭탄을 퍼부으며 융단폭격을
가했다”며 “평양에 대해서도 밤낮으로 폭격을 가해 전쟁 뒤 평양에 제대로 남아 있는 건물이 없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4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은 생전에 “미군의 폭격으로 73개 도시가 지도에서 사라지고 평양에는 2채의
건물만 남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2층 이상 건물 가운데 현재 평양 제1백화점으로 사용하는 건물 정도만 남았다.
당시 유엔군에 제공권을 장악당한 뒤 속무무책인 상황이었다. 현재도 남북 군사력 가운데 공군 전력은 F-15K 등으로
무장한 우리가 우위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유사시 증원되는 미군 전력을 더하면 북한으로서는 또다시 6·25의 악몽
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군사시설을 지하화한 북한이지만 B-52 폭격기의 전력만으로도 위협 요소다. B-52는 미·소 냉전 시기인
1950년대 미국이 소련과의 핵 전쟁을 위해 육지(탄도탄미사일), 해상(잠수함용 순항미사일)과 함께 공중에서 ‘핵 보복
3원 체제(triad)’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수립하면서 본격 개발됐다. AGM-129와 AGM-86 등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있는
미사일 32발을 실을 수 있다. 그 자체가 핵무기인 셈이다.
6·25전쟁 직후 개발됐지만 베트남전과 이라크전에서의 활약상은 전폭기 한 대 이상의 몫을 해왔다. 90년대 발발한
걸프전에서는 미국에서 발진해 중간 급유 없이 이라크까지 날아가 1624회에 걸쳐 폭탄을 퍼부었다. 미국이 투하한
폭탄의 29%(2만5700t)를 B-52가 담당했다. 아프가니스탄 대테러 전쟁에서는 정밀유도폭탄을 활용한 근접 지원도
했다. 앞서 베트남전쟁 때는 6·25전쟁 때의 5배에 달하는 300만t의 폭탄 투하를 B-52가 담당했다.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폭탄 양은 무려 30t에 달한다.
B-52가 출격할 경우 F-22나 F-15 등 최신예 전투기들이 호위하기 때문에 ‘하늘의 항공모함’ 역할을 하게 된다.
“하늘을 나는 요새”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런 만큼 북한엔 전폭기 한 대 이상의 위협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전략적 가치가 입증되면서 미군은 후속 모델 개발에 나섰다. B-1과 B-2 전폭기가 그것이다.
하지만 미군은 여전히 100대 가까운 B-52를 항공전투사령부에 배속해 운용 중이다.
어쨌거나 저거 서너데 띄워서 그냥 다 덮어 버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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