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주행(시승)기라는걸 써 보려니 어렵네요.
현재까지 약 2000km 주행했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짧고 굵게 타본 느낌을 정리해서 적도록 하겠습니다.
저에겐 F83 M4컨버가 한대 있습니다.
약 2년 전쯤 초창기 때 구입한 모델인데,
(※ 참으로 안타깝게도 올 4월쯤에 일이 좀 있어서 핸드폰 사진을 백업하고 지웠는데 백업이 날라가 버려서 이전 차들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린것 밖에 없네요.엉엉)
초반 출고시에 컨버는 감성으로 타는거야. 랩타임 따위 개나 줘버려! 했지만,
생각보다 더 헐렁해서 출고 초기에는 강성보강을 위해 여러 샾들을 전전했드랬습니다.
결국은 롤케이지까지 하려고 하다가 판교 유명 샾에서 극구 만류하며 그럴바엔 차를 바꿔라라기에
"그래. 컨버는 감성이야" 하며 그냥 순정으로 타기로 했습니다.ㅠ
이 엠4컨버의 인제 기록이 1:55초대입니다.
물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그렇게 하드코어하게 주행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더 올릴 여지는 있을지 몰라도 차가 너무 괴로워해서 그냥 저냥 만족하면서 타고 있습니다.
아는 형님 엠4쿱 브레이크패드/오일 만 교환하신 분이 1:51초 입니다.(지금은 86으로 기변)
물론 잘 타시는 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 왠지 억울했습니다.ㅠ
그 레이싱팀의 그 형님 아시는 분이 경량휠에 GT윙 달고 1:48초 찍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전 컨버니까 하면서 감성으로 탔습니다.
서킷 전용 차량으로 엠2를 기다리고 있던 와중에 카마로ss 출고 소식이 들렸더랬죠.
미쿡차. 거기다 무거운 엔진. 긴 휠베이스..
뭐하나 마음에 드는건 없었지만 홀린듯이 2016.6월에 사전계약 9월 21일인가 22일인가에 카마로ss 쥐색을 출고했습니다.
차는 출고됐지만 업무가 바빠서 잘 못타다가 9월 마지막 주에 인제 주행일정보고 무작정 아침에 출발했습니다.
그 전날 1,000km 정도 주행하고 엔진오일이라도 갈고 들어 가려고 했지만 800km뿐이 못 타고 결국 쌩순정으로 아침에 부랴부랴 인제에 갔더랬습니다.
출발 전날 폭우가 왔었고 주행 당일 오전에도 부슬비가 내리던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주행은 취소되지 않았고 우여곡절끝에 한 세션을 주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56초대.
(※ 안드로이드 해리스 랩타이머. 기록은 핸드폰GPS라 오차가 있을 수 있으며 중간에 자꾸 꺼지는 바람에 풀랩 기록이 안나옴)
하지만 여기서 변수는,
1. 전날 폭우가 오고 당일 아침까지 비가 내려서 웻그립 까지는 아니지만 물기가 있어 노면온도가 낮고 순정 런플랫이 타야 온도가 빨리 올라오지 않은 점
2. 운전자 포함 무려 3명이 탄 점
3. 한 랩당 두세번씩은 꼭 카운터 때문에 시간을 잃은 점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실제 랩타임은 더 땡겨졌으리라 생각됩니다.
주행 전에 심히 우려했던 부분이 (타이어그립/브레이크패드/쉬프트다운/유온/미션온) 이었는데
- 타이어 그립은 온도만 올라오면 예상외로 많이 좋았습니다.
- 브레이크패드는 기대도 안했지만 2랩인가 3랩 이후부터 탄 내와 함께 페이드가 왔습니다.
- 쉬프트다운은 느리긴 느렸지만 이또한 인내심(?)만 좀 있으면 그럭저럭 견딜만 했습니다.
- 유온과 미션온은 너무나 쿨하게 선선했으며 이로 인해 9랩 가까이를 쿨링 없이 쾌적하게(?) 스트레스없이 주행했습니다.
이제 엠4와 카마로를 서킷 주행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1. 기본적으로 카마로가 무겁다(컨버와는 비슷하지만 쿱에 비하면 근 200여kg이 더 무게가 나갑니다.)
트랙에서는 가벼운 차가 장땡입니다. 재미는 물론이고 같은 출력이면 가벼운 차가 순발력이나 회두성이 훨 낫죠
2. 휠베이스가 카마로가 조금 더 깁니다.
긴 휠베이스는 고속항속에는 좋지만 선회력이 요구되는 트랙에서는 불리한 조건이죠.
3. 순발력은 엠4가 비교 불가로 좋다.
터보가 터지는 순간의 강한 토크와 가벼운 중량, 카본 드라이브샤프트, 래디알 타야 에서 오는 경쾌함은 엠4 압승.
4. 댐퍼 스트록이 카마로가 더 롱이지만 숏스트록 느낌이다.
롱스트로크의 댐퍼는 승차감에선 좋을지 모르나 범핑과 바운스에 있어서는 최악이죠.
단 카마로는 MRC라는 무기로 롱스트록의 댐핑을 숏스트록처럼 느끼게 해줍니다.
(제가 타면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이게 과연 얼마나 버틸까? 입니다. R8처럼 자주 터지진 않을까?)
4-1. 이 MRC는 상당히 묘한 느낌을 주는데요
분명히 GT 성향의 차이고 몰아봐도 그런 느낌인데 트랙에서 느끼는 바로는 무게에서 오는 강한 언더 외에는 의외로 선회력이 좋습니다. GT와 회두성의 양립?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진 않지만 실제로는 좀 그렇습니다.(제가 차알못이라..ㅠ)
5. 카마로는 주행안전장치가 완전히 꺼지는 느낌
엠4는 모든 걸 다 꺼도 조금씩 개입하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탈출 가속때 그 점이 거슬리는데요.
카마로는 아주 재밌게 모든 걸 놔 줍니다.
기술적으로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일단 제가 느낀 바로는 일단 끄면 족쇄를 푼 느낌입니다.
6. LSD(?)와 토크벡터링
기술적으로는 차알못이라 잘 모릅니다.
체감상 느끼는 점은 좌코너를 돈다고 치면,
엠4는 운전석 앞바퀴에 요잉점을 두고 뒤를 훙~ 돌린다는 느낌이면
카마로는 엠4처럼 뒤가 날라가다가 어느 순간 앞대가리를 안쪽으로 들이밀면서 요잉점이 운전석 쪽으로 땡겨진 느낌이 납니다.
이게 좀 묘한 느낌인데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엠4는 차체 뒤를 크게 훙하고 돌리는 느낌이면, 카마로는 차 가운데를 기점으로 팽~하고 돌리는 느낌입니다.
7. 카마로가 운전이 훨씬 쉽다.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회두성이 엠4에 비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실제 돌아 나가는 느낌이 큰 위화감이 없습니다.
모든 안전장치를 끄면 차는 분명히 미친듯이 요동치는데 그 느낌이 무섭다기보다는 재밌습니다.
엠4는 살짝이라도 도는 느낌이 나는 순간 바로 잡아야 하는데 비해 카마로는 도는 중에도 잡기가 편합니다.
8. MDCT와 하이드라메틱(?) 8단은 비교불가로 엠4 승리
7단 MDCT의 직결감과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기어의 직결감은 차원이 다릅니다.
더더군다나 기어비가 카마로는 6단인가 부터 1:1 항속 기어비입니다.
물론 트랙에서 6단까지 쓸 일은 거의 없지만 일단 미션은 엠4의 완승입니다.
다만, 엠4는 1년에 한두번씩은 다운이 안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보호로직인지 아니면 열이 올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쿨링하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니 미션이상은 아닌듯 싶습니다.
카마로는 아직까지 그런 경우는 없었지만 워낙 짧게 타서 이 부분은 좀더 롱텀시승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8-1. 단, 직빨 가속은 두대가 비슷합니다.
카마로 쉬프트업은 다운에 비해 많이 빠릅니다.
9. 브레이크는 아리송(?)
순정 상태에서 브레이크는 카마로가 확실히 오래 못 버팁니다.
엠4가 카마로에 비해 로터 크기도 더 큽니다. 더군다나 열발산과 분진에 유리한 타공 디스크입니다.
그런데 만약 같은 패드를 두 차에 끼웠을 경우에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카마로는 순정 브레이크오일이 DOT3입니다. 이번 주행중에는 페이드는 심해도 베이퍼는 안 오길래 순정오일로 좀더 타려고 합니다.
10. 메인터넌스 비용은 카마로 압승
이건 굳이 말 안해도 아실듯 한데, 제가 쉐보레 센터에 문의해 본 결과 순정오일은 필터 포함 12만 대랍니다.
9.5리터가 들어가는데 말이죠.
타이어 빼고는 제가 보기엔 엠4가 싼것은 하나도 없을 듯 합니다.
11. 엠4에 비해 카마로가 튜닝 포텐이 어마어마하다.
엠4나 카마로나 튜닝빨 잘 받는 차로 유명하지만, 카마로는 수퍼차저라는 어마어마한 무기가 있습니다.
또한 ZL1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뒷휀더를 안 튀어나오면서도 315라는 편평비가 가능합니다.
카마로는 냉각쪽만 좀 신경쓰면 될 정도로 600~700 마력대까지는 차대 보강은 안해도 될듯 합니다.
카마로 순정미션이 100토크를 받아낸다고 합니다. 미션보강도 안해도 될듯 합니다.
12. 결론적으로 순정대 순정 상태에서 카마로는 엠4에 비해 랩타임이 좋기는 힘들듯 합니다.
제가 운전하는 기준으로는 무게와 빠른 스풀업의 터보에서 오는 엠4의 순발력에는 카마로가 못 당할듯 싶습니다.
며칠 전에 빗길에 ㅇㅂㄹㄷ 와인딩을 테스트 삼아 갔었습니다.
엠4도 둔한 편이긴 하지만 숏코너로 갈수록 카마로는 엠4에 비해 날카로움이 떨어집니다.
13. 가성비
모든 차는 다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는게 제 지론인지라, 이걸 굳이 꼭 따져야 하나 싶기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가격에 이 정도 성능에보증 3년 되고 부담없이 탈 수 있는 차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쉐멘.
P.S.
이거 한번 쓰려니까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드는 군요.
시승기 쓰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전 다시는 못할듯 ..ㅠ
임시번호판이 너무 눈이 부셔서 ㅎㅎㅎㅎ
B조 이셨나요? 일행 2분이 B조라서 랩보니...ㅎㄷㄷ 최고입니다 ㅎㅎ
아마도 가리비님 아니실지..
제가 갔던건 일반 스포츠주행 날 갔었어요ㅎㅎ
추천 드립니다!!
저도 엠포컨버이지만 서킷을 갈생각은 전혀 못했는데, 대단하십니다!!
항상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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