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형님들,
보배드림에 가입하고 눈팅만 해오다 아버지를 보내드린지 보름이 지난 오늘,
아버지가 너무 보고싶어 처음으로 글을 적어봅니다.
매년 제가 가장 좋아했던 3월, 올해는 힘든 일들이 정말 많았네요.
3주전,, 아버지께서 보이스피싱을 당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터넷이나 뉴스에서만 접하던 일들을 제 부모님께서 직접 당하니 당황스럽고,
이런걸 왜 당하셨나 화도나고,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이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하고,
아버지와 "많이 속상하고 힘드시겠지만, 우리 같이 힘내서 이겨내봐요! 주말에 올라가면 소주한잔해요!" 라고
통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통화가 마지막 통화가 될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보이스피싱의 충격으로 아버지께서는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저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30대 초반, 나름 어른이 되었다 생각하고 있던 저였지만, 이건 정말 오만한 생각이더군요.
당장 치뤄야할 장례는 어찌해야할지, 아버지 유품 정리는 어찌해야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도망치고 싶다' 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힘든 상황이였지만, 어머니와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과 그 동안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평안하게 보내드려야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 장례를 잘 치룰 수 있었습니다.
장례를 치르는 동안 많은 조문객들이 와주시고, 많은 위로를 받으며,
아버지께 저희가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외롭지 않게 보내드린 것 같아 다행인 것 같습니다.
아버지 살아 생전에 저는 참 못된 아들이었습니다.
의견 대립으로 아버지께 못된 말을 하며 마음의 상처를 남겨드리고, 바쁘단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한번을 해드린 적이 없었습니다.
주변 어른들로부터 '부모님 계실때 잘해라, 나중에 후회하지말고,,' 라는 말을 들을 때면,
아직 부모님 건강하신데.. 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긴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답답하기만 하네요.
이제와 후회해서 뭐하겠냐,, 싶지만 정말 후회가 되고 죄송하기만 하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 더 열심히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남은 가족들 잘 지키고, 아버지 뵈러 더 자주 찾아가려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이렇게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게 만든 보이스피싱범들 끝까지 찾아서 꼭 처벌 받게 해보려합니다.
다만, 범인들을 찾아봐야 솜방망이 처벌에, 가볍게 끝날것 같아 화가 나고 분하지만,
그래도 아버지 가시는 길 억울함은 없게 꼭 풀어드리고 싶네요.
비도 오고, 날씨가 꾸리꾸리 하니 아버지 생각이 나서 두서없이 장문의 글을 적어버렸네요.
축 쳐지지 않고 열심히 잘 살아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형님들, 평소에 가족, 지인들과 동영상 많이 찍어놓으세요.. ㅜㅜ
아버지 목소리가 정말 듣고 싶은데, 사진만 있고, 동영상이 없더라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항상 시간이 넉넉하다는 착각이 더 큰 후회를 만들곤 합니다.
아버지는 가슴에 담아두세요.
흐린날도, 맑은날도…
날씨에 상관없이 아버지를 가슴에 담아두고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자책과 책망 여기까지....
이제 아버지 자리 대신하여
가족 든든한 버팀목 되어 주시고
열심히 살아가시는 모습 보여드리는게
효도일거라고 봅니다
꽃길님의 말씀처럼 자책과 책망은 이제 접어두고, 힘내서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어머니와 동생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게 노력해볼게요!
자주가시면 그만큼 마음의 짐도 덜어집니다...
아버지께서 좋아하셨던 것들 하나씩 챙겨가 넣어드릴려구요! 감사합니다.
항상 표현하고 사랑하라~!!!!!
늦었긴 했지만, 이제라도 더 많이 표현하고 사랑하려구요! 감사합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