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첫째를 데리고 헬로카봇 시계 장난감 하나 사주고 싶어서
10시10분경 서초 롯데마트로 출발했는데...
도착하고 보니... 둘쨋주 일요일은... 문을 안열더라구요. ㅎㅎ
아이를 다시 태워서 집으로 오는길에 새로 개통된 "서리풀터널" 쪽으로 가보고 싶어서 터널로 진입했습니다.
(집이 봉천쪽이라 주로 사당을 지나지만 그냥 괜한 호기심에 ㅎㅎ;)
터널을 나오자 마자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왕복 10차선? 12차선 도로에 횡단보도가 하나 있는데요.
신호가 아마 30초가 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횡단보도 바로 앞에서 신호대기 정차중이었구요
신호가 바뀌자마자 사람들이 건너고 할머니 한분이 지팡이 집고 건너기 시작하는데...
시간이 절반이 넘게 지나갔는데.. 신호등의 5분의 1도 못 지나가고 계셨습니다.
'아 이건 시간내에 절대 불가능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백미러를 보니 우리쪽 5차선 도로에 차는 각 차선마다 5~6대씩 있었구요.
혹시 몰라서 비상등 미리 키고 나갈준비 하는데....
정확히 시간 4초 남았을때 할머니는 5분의 2정도 건너셔서 아직 중앙선도 넘지 못했을때..
반대편에서 젊은 남자 하나가 뛰어왔습니다.
'잉? 4초밖에 안남았어. 너 아무리 빨리 뛰어도 못지나가..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후다닥 뛰어가더니 할머니 손을 잡고 반대로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곧 신호는 바뀌었고 사정을 모르는 뒷차들은 빵빵거렸는데 다행히 앞라인차들이 잘 기다려줘서
무사히 할머니는 건너게 되었습니다.
휴대폰은 아들이 뒤에서 카봇 보느라 찍지를 못했고..
블박을 건드려서 찍어보려고 했는데... 삐빅 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았던걸로 보아.. 찍히지 않은것 같습니다만 ㅜㅜ 집에가서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예정입니다.
사실 위험할수도 있는 상황이고.. 나몰라라 할수도 있는 상황인데 이름모를 그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저도 참.. 사람마음이 그런게...
비상깜빡이 키고 여차하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3살짜리 아들 뒷자석에 혼자 앉혀두고 나간다고 마음먹기가... 끝까지 쉽지는 않더라구요... 다시 생각해도 그분께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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