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니야~니 저거이 뭘루 보이니~?"
벚꽃이 활짝 핀 오늘 오후 사직동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뻥 뚫린
도로를 달려 점심을 먹으러 가봅니다~
이 가게를 알게된것은 3개월전쯤이었습니다. 밖에서 보기엔 후줄근한 가게 입구와
막상 또 안에들어가도 볼품없는 실내...정말 세월의 흔적을 정통으로 받아낸것같은
옛스런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구조등등 ㅎㅎ
나중에 사장님과 친해지고 대화하며 들어보니 그래도 17년동안 늘 묵묵하게 이 자릴
지키셨다고 하고 요즘엔 거의 단골손님분들과 많지 않은 배달로 가게를 운영중이라네요.
가게는 비좁습니다ㅎㅎ 테이블 단 세개...ㅎㅎ항상 갈때마다 한적했습니다만
제가 이 가게를 찾게 된 이유는 바로 "까미" 라는 강아지때문인데 검정색 푸들인
까미는 14살...손님이 오면 사장님께서는 바로 안채에 까미를 들여보내시는데
저도 댕댕이 두마리의 집사인지라 그냥 꺼내놓으시라고 괜찮다고 하면서
까미를 쓰담고 이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까미는 늘 제가 밥을 먹으면 제 발밑에 앉아서
조용히 저를 기다리고 있죠.
위생관념상 미관상 강아지를 식당에서 키우는것이 좋지 않겠지만, 저는 적어도 이 가게서
메뉴는 생각보다 많이 없이 낙지전문점이라는 상호에 맞게 심플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 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착한 가격때문입니다.
모든 메뉴는 7~8000원선이며 1인분주문도 가능해서 저처럼 조용히 혼밥하는
사람들에겐 딱 좋거든요ㅎㅎ
오늘 제가 주문한 메뉴는 낙,곱,새입니다^^ 낙지와 새우, 곱창이 딱 1인분에 맞게 즉석에서
조리되어 저렇게 차려집니다.
밥 양 보이시나요?ㅎㅎ 요즘 식당들에 비하면 거의 공기밥 2인분..ㅎㅎ
17년간 한곳에서 매일 음식을 하셨다는 사장님의 말씀과 그 시간동안 까미와
함께 운영하면서 버틸수 있었다는 사장님의 말씀.. 그리고 한적하고 손님이 없어도
늘 위생모와 마시크를 착용하고 음식하는 모습에서 고집스러움도 배웁니다.
거기에 늘 갈때마다 계란후라이 하나씩 직접 해주시는건 안비밀ㅎㅎ
이렇게 저의 오늘 한끼 점심은 7,000원으로 해결했습니다~저렴한 가격에 비해서
너무 잘 얻어먹어서 미안한 마음에 저는 늘 현금계산을 합니다^^
이런 식당에 가면 맛도 맛이고, 배도 부르지만 제일 좋은것은 마음이 배부르다는겁니다.
화려하고 치장하고 세련된 느낌은 없는 가게지만 생각보다 이런 숨겨진 보석같은 가게들이
보배님들 주변에도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요즘 자영업자분들 힘들고 어렵다고 하시는데 "마음이 배부르게 해주는 식당"을
보배님들도 한번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사직동 조방낙지 사장님 오늘도 잘먹었습니다.
까미가 아프다고 걱정많으신데 장사 잘되셔서 항상 오늘처럼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까미도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요.ㅠㅠ
앞으로 12년 남았습니다 ㅎㅎ
사장님 존경합니다.
번창하세요~~
자전거방 근처 아닌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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