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해에 있는 우리 아파트 단지내 목욕탕(한증막에서 쓰러짐)에서 CPR을 하여 어르신을 구했습니다.
저는 응급구조사 까지는 아니지만 응급구조 전문가 과정(응급구조과가 있는 대학에서 하는 교육) 이수와 응급구조과가
있는 고교에서 응급구조과 담임으로, 체육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도 수없이 많이 실습용
애니로 CPR연습을 했었죠.
하지만 저도 실제 사람에게 CPR을 해보긴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실제로 해보니 실습용 애니 보다 갈비뼈의 반발력이
컸습니다. 갈비뼈가 파손될까 겁이 났던거 같습니다. 어르신 덩치도 크셨구여)
제가 열탕에서 목까지 푹 담그고 있다가 땀을 조금 더 빼기 위해 한증막으로 들어간 것이 타이밍이 좋았던것 같습니다.
한증막에 들어가니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3분 계셨고, 해당 어르신은 호흡이 힘들어 의자에 쓰러져 계셨고,
옆의 어르신들이 이양반 갑자기 와 이라노? 라며 큰소리로 외치시길래 돌아보니 호흡이 불안정하며 동공이 풀린 심각한 상황
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저는 급하게 어르신의 호흡을 확인하기 위해 코에 귀를 갖다 대었고 의식 확인을 위해 질문을 하였습니다.
어르신의 호흡은 쌕쌕 거리는 약한 호흡이었고 금방이라도 호흡이
멈출것 같은 상황이었으며 질문에 대답을 할수 있으면 눈을 깜박이라는 저의 말에 처음에 살짝 깜박 하시곤 그 뒤로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증막 문을 열고 큰소리로 밖에 있는 분들에게 소리쳤습니다.
"여기 호흡이 힘든 응급환자가 있으니 119에 신고 해주시고 남자분들 들어와서 환자를 밖으로 이동 부탁드립니다."
급하게 어르신을 밖으로 이동하여 바닥에 눕힌뒤 다시 한번 호흡을 체크 하니 쌕쌕 거리던 처음의 호흡도 끊겼습니다.
그래서 큰소리로 "호흡정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합니다" 라고 외치며(왜 그걸 왜쳤는지...무협지에 기술 쓰는것도 아니고 말이죠 ^^:
가슴압박을 하면서 옆에 있는 분께 제세동기(자동심장 충격기)를 요청했습니다. 그사이 119와 연결된 핸드폰을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면서 가슴압박을 하는 사이 "똑" 하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나더군여 그래도 긴장하지 않고 압박을
계속하길 3분여가 지날쯤.......어르신은 자가 호흡을 하셨고~119대원들이 목욕탕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열탕에서 올라왔던 열기와 긴장감이 풀려서 그랬는지 심한 어지럼증을 느꼈고......
몇걸음 뒤로 가다가 살짝 미끄러져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습니다. 물론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다행히 어르신은 조금뒤 호흡과 의식을 어느정도 회복하셨고, 응급실로 급히 이송했다고 들었습니다.
(후에 관리실직원분께 들은 바로는 그 어르신은 심근경색으로 가슴에 스탠드를 심으신 상태였다고 합니다.)
응급실로 이송되는 어르신을 보고, 찬물로 샤워를 하고 있는데 119로 신고하신 분이 옆에 오셔서 말을 거시네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사실 우리 아버지께서 일주일전에 다른 목욕탕에서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정말 남일 같지 않고 너무 급박했는데 의식과 호흡이 돌아와서 정말 잘됐다고...."
그말을 듣는데 저도 가슴이 뭉클 하더군요...우리 아버지도 심근경색으로 가슴에 스탠드를 5개를 심고 계시고, 제 남동생도
40초반(작년)에 심근경색으로 가슴에 스탠드를 심고 있는 상태여서 정말 남일 같지 않았는데.......이분의 말씀은
제 심정은 심정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그분이 반대쪽으로 가시고 저 혼자 샤워기의 찬물을 맞는데 눈에 습기가........
오늘의 일을 겪고 다시 한번 CPR의 중요성과 학생들에게 CPR교육을 정확하고 확실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글을 씁니다.
이글을 보시는 분들중 CPR교육을 안 받아 보신분들은 한번 받아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우리 보배님들 항상 건강하십시요.
실전에서 과연 할수있을지 모르겠네요ㅜㅜ
좋은일 하셨어요 엄지척b
심장 재세동기는 심정지된 환자의 심장을 자동 충격하는 장비입니다.
오른쪽 패드는 의식없는 환자의 쇄골 아래 부터 가슴에 붙이시면 되구요.
왼쪽 패드도 의식없는 환자의 젖꼭지 높이, 옆구리 부분에 붙이시면 됩니다.
(심장 재세동기를 열면 안쪽에 그림이 표시되어 있으니 참고하여 붙혀주시면 되는데,
이론적으로 알고 계시면 더 좋습니다.)
멋지십니다~!!!
멋지십니다~!!!
잘 하셨어요 존경스럽습니다.
상상해버렸네 ㅜㅜ
그래도 위급한 순간에 조그만 상식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면 저도 달려들것 같네요.
좋은일 하셨습니다.
좋은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최고심다 !!!
형 멘트에 다들 소름끼쳤을거에요~
너무 멋있어서요~~
감사합니다~~
당시 상황을 더 듣고싶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문자 한통 부탁드립니다.
010-2310-7087 /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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