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30살 9개월 딸아이 가진 아빠입니다.
눈팅만 하다가 (한번 문의 글 올린 적은 있어요) 술김에 멋지신 분들 글 읽고 감성이 충만해져서 저도 글 올려 봅니다.
여유롭지 못한 집안에서 태어나 풍족하진 못했지만 부모님께 받을 만큼 보살핌 받으며 살았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서 제 목표는 빨리 결혼해서 번듯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였죠.
그리해서 취업이 잘되는 특수 대학교에 진학을 했고, 4년 동안 병역 특례를 겸해서 나이에 비해 큰돈 받으며 일했었습니다.
그러다 지금의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게 되었고, 당시 직업이 한국에 거의 머무르지못하고 연중 10-11개월 가량을 출국해야하는 직업인지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아내랑 결혼하기 위해서요.
지금생각하면 일사 천리로 결혼이 진행되었네요. 첫 직장 그만두고 처음으로 처가댁에 방문에서 인사드리고, 그 다음 직장을 구하자마자 찾아뵙고는 처가식구와 두번째 만남에서 결혼을 승낙받았습니다. 첫직장에 비하면 급여가 40% 정도 밖에 안되었지만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이후 상견례부터 결혼식까지 3개월도 안걸렸네요. 결혼 당시 스물 여덟이었습니다. 제가 모아둔돈과 집사람 모아둔 돈 합치고 디딤돌대출 받아 저리로 25평 아파트도 구매해서 사작했고, 첫 차로 코란도c 2.2, 그 때 코란도가 너무 예뻐 보이고 하필 친구 아버지께서 코란도 사업소장을 하고 계서서 거기를 통해서 구매했네요. 일년 반 정도 탔습니다. 전 딱히 겉으로 뽐내고 과시하는 것을 싫어했었기 때문에 코란도만으로도 너무 좋았습니다. 일시불로 샀거든요. 완전 제차 ㅋㅋ.
그런데 왠걸..ㅎㅎ 길에 온통 좋은차들 천지라.. 제가 부산에 살고 있는데 외제차가 엄청 많더라구요. 소나타보다 독삼사가 더 많이 다니는듯하네요. 그러다보니 차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한 일년을 끙끙 속앓이했습니다. 코란도가 나쁘진 않았지만 서스펜션이 좀 그런지 요철이나 도로 안좋은 곳 지나면 ‘쿠당탕탕’ 하는게 있어서 카시트에 탄 아가한테 미안하더라구요.
집에서도 매일 자동차 검색하고 그러다보니 아내와 갈등도 생기더군요. 집에서 대화도 안하고 차만 본다고.. 아내가 처가에 이런 상황을 말했더니 장인 장모님께서 아직 벌날이 많은데 뭐가 문제냐고 사위 병나기 전에 사주라고.. ㅋㅋ 장모님 장인어른 만세!!
평소 지인 분들(외제차 타시는 분들)께 이런 저런 상담도 받아보고 하니까.. 하고 싶은거 하며 살라고 하시더라구요. 감동! 멋지심!
그러다 결국 아내가 차를 보러 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스팅어 3.3을 가지고 싶어서 아내와 함께 기아자동차 매장에 갔었죠. 이미 시승을 해본터라 견적먼저 받고 실물을 보는 순간..
집 사람 표정이 싸늘하더니.. 하나도 안예쁘다고..(제 눈엔 예쁜데) 실내도 좁고 창문도 너무 작다고.. 이건 안된다고.. 차라리 수입차를 보러가자고.. 해서 머릿속으로 동선을 그렸죠.
그 동선이 뭐냐면 비엠더블유 갔다가 링컨 갔다가 아우디 들러서 집에 오는 거였어요.
비엠 코오롱 매장에 들렀죠. 5시리즈는 사실 좀 부담이 되더라구요. 530i 스팩 플러스가 맘에 드는데 (이미 시승해본터라 ㅋㅋ) 가격이.. 7800?? 할인 받아도 6800? 하아.. 그래 내 나이면 3시리즈도 괜찮겠다 해서 3시리즈도 봤는데.. 집 사람 왈, 내부가 너무 싼티 난다. 스팅어가 훨씬 고급지다. 그리고 이차도 조급 내부가 답답하다는 겁니다. 이런..; 330i 살려고 했는데 망했죠. 암튼 그 소리를 듣던 딜러님께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럼 3GT”를 보시죠 하더랍니다. 오잉? 3시리즈도 지티가 있나? 해서 출고 대기중인 거 한대 있길래 봤더니, 오? 큰데? 뒷문 열었더니, 우워? 넓은데?
집사람 여기서 대만족.. 시승도 안해보도 결론은 “이차 좋다”.
하필 그때가 2018년 2월 이었죠 할인 많이 하던때.. 큰거 열한장에 제차 중고차로 비엠 중고사업부로 매각하며 오백추가할인 조건.
귀신에 홀린듯 싸인하고 집에 왔었어요. 아 근데 이게 할인이 많더라도, 여태까지의 삶을 돌아봤을때 너무 갑작스러운 반전이었어요 저에겐. 3GT 럭셔리라 취등록세 포함하면 그래도 근 5천이었거든요. 게다가 2000만원은 할부도 넣었어요. 와.. 이자가 6.8프로나 되더라구요. 집에와서 심장이 쿵쾅쿵쾅.. 일주일 동안 ‘아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하며 지금이라도 취소할까하고 아내한테 물어봤더니.. 그냥 사라고.. 여보 여태 고생해서 벌기만하고 마음껏 쓰지도 못했는데 일하는 보람은 있어야할 거 아니냐고.. 저는 거기에 감동..을 받기 보다는 ‘아 그렇구나’ 하고 수긍을 해버렸죠ㅋㅋ. 암튼 일주인 정도 지나고 출고받았어요. 비닐 다떼고 마지막 핸들 엠블럼은 꼭 아내가 떼었으면 해서 붙은채로 집에가서 아내가 뗐어요. 그러고 사개월이 지났네요.
평소 패스트백? 스타일 차량을 좋아했던지러 제차가 제일 예뻐 보였어요. 아파트 단지에서 제차가 제일 예뻐보이더라구요. 트렁크도 넓고 풍채도 좀 있고 ㅎㅎ 뒷자석은 경사가 좀 가파른지 허리쿠션 써야 탈만하더군요.
아무튼 할부금에 조금 허덕일때도 있지만,, 카푸어면 어떻습니까? 아니.. 전 하우스도 푸어 자동차도 푸어니까 그냥 푸어겠죠? 걍푸어! ㅋㅋ
지금 하는일 열심히해서 사십대에는 6기통이나 8기통 슈퍼세단 꼭 한번 타보는게 꿈입니다! 아 특히 M5 꼭 타보고 싶네요 ㅋ
일본 출장 중에 술한잔하고 감성 차올라서 글이 길어졌네요 죄송합니다ㅠ.
여기서 이만 줄이며,
삶에 쪼들리시는 분들 모두 화이팅하시고! 바쁘더라도 나만을 위한 무언가 한가지 정도는 하는 멋진 삶을 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화이팅!
이해해주는 아내분도 멋지시구요.
그정도면 카푸어도 아니죠.
아직 나이도 젊으시잖아요+_+
저도 3지티 럭셔리 오너입니당. 카시트 탈 나이에 가성비 가장 좋은 차라고 생각해요.
애기 클때까지 5년넘게 시간있으니 그때 또 차바꾸도록해요 ^^
좋은밤되세용
그러지는 말았으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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