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지난달 말 미모의 김정은과 데이트를 두고 한바탕 입씨름을 벌인 ‘BMW 320d’ 오너 박명원과 ‘아우디 A4 2.0 TDI 다이내믹’ 오너 안우딘. 한 달 만에 이들이 만났다. 박명원은 왜 안우딘을 불러냈을까. 어쨌든 또 대결이다.

박:오랜만이군.

안:인사는 생략하라고. 왜 날 불러냈지?

박:성질하고는…. 훗, 그래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이게 뭔지 아나?

안:A4 용지잖아.

박:이놈이…. 이건 올해 상반기 연령대별로 가장 많이 구매한 수입차 리스트야. 너에게 보여주려고 가져왔지.

안:훗, 보나마나 아우디의 완승 아닌가?

박:크하하! 틀렸어. 자네의 완패야. 이걸 봐. 20~70대 이상 연령대 중 BMW 520d가 30대, 60대, 70대 이상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어. 3관왕이지. 70대 이상 어르신들마저 BMW의 역동적인 드라이빙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는 얘기지. 놀랍지 않나?

안:크윽…. 70대 이상 어르신들도? 그렇다면 20대 젊은이들 사이에선 분명 아우디 A4가 1위겠군.

박:틀렸어! 20대가 가장 많이 산 모델은 BMW 320d야. 2위는 미니 쿠퍼D, 3위는 폭스바겐 골프 2.0 TDI야. 공통점은 모두 연비가 좋은 디젤 모델이고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차라는 점이지. 아우디는 없다네.

안:흠흠…. 그럼 아우디는 무슨 연령대에 몇 위에 올라있나?

박:아무데도 없어. 2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6개 연령대에서 구매한 1~3위 차들 중 아우디 모델은 하나도 없지. 크하하! 내가 왜 자넬 불러냈겠나?

안:어떻게 순위에 하나도 없을 수가…. 그럼 40대와 50대가 가장 많이 산 모델은 뭐지?

박:도요타 캠리야. 2관왕이지. 역시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 1위에 오른 이유가 있어. 국내에서도 캠리는 30대에서 2위, 60대와 70대 이상에서는 3위에 올랐지. 독일차가 점령한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나홀로 승승장구하는 유일한 비(非) 독일 브랜드야.

안:쳇! 아우디 A4, A6가 캠리보다 매력이 떨어지다니….

박:하하하. 이젠 BMW 520d가 명실상부한 ‘강남 쏘나타’라는 걸 인정해야 할 것이야.

안:원래 강남쏘나타인 ES350은 어떻게 됐지?

박:70대 이상 연령대에서 2위를 차지한 게 전부지. 하반기에 신형 ES350이 나오면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겠어.

안:BMW가 밀려날거야.

박:이놈이…. 아우디가 2년 전부터 글로벌 판매량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쳤지? 하지만 국내 시장에선 아직이군. 벤츠 E300은 40,50대에서 3위, 60,70대에선 2위를 기록했어. 벤츠 아직 살아있네~.

안:역시 벤츠는 나이든 사람들이나 좋아하는 차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지.

박:그런 식으로라면 아우디는 모든 연령대에서 인기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군. 혹시나 해서 좀 더 조사해봤는데, 20대에서 4위는 BMW 520d, 5위는 닛산 큐브였어. 30대도 4위가 닛산 큐브더군. 아우디는 없었다고. 으하하!

안:으윽…. 이거 근거있는 자료인가?

박:물론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통계자료를 근거로 산출한 걸세.

안:쳇….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어. 아우디의 전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하나만 묻지. BMW의 올 상반기 판매 증가율이 몇%지?

박:상반기에 1만4512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19.6%를 기록했지.

안:훗! 그렇군. 아우디는 7297대를 팔아 50.2%의 증가율을 기록했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9.4%에서 11.7%로 뛰며 두 자릿수에 진입했어. 지금은 BMW 세상일지 모르지만 모든 모델이 고루 잘 팔리며 두 배씩 성장하는 아우디에 곧 따라잡히게 될거야.

박:크하하! 그래 열심히 따라와봐.

안:또 하나. 나 정은이랑 사귀고 있어. 난 이 말 하려고 나왔지. 핫핫.

박:진짜? ㅠ.ㅠ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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