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으로 인한 물량공급 부족과 일본차 업체의 공세에 밀려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8.9%까지 올린이후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국시장에서 선전했던 현대기아차가 7월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기아차 미국 딜러들이 물량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주문은 쇄도하는 데 팔 차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자칫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 업체들만 어부지리를 얻을까 우려하고 있다.
7월 현대차의 전 차종 수출대수는 9만4576대(선적기준)로 6월(12만6541대)대비 25.3% 감소했으며, 미국수출 7월 2만7101대로 6월(3만6209대)에 비해 25.2% 감소했다. 기아차 역시 7월 미국 수출대수는 2만5917대로 6월(2만9659대)대비 12.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 엑센트, 벨로스터와 제네시스 쿠페, 투싼, 그리고 기아차 쏘울, 포르테, 리오(프라이드) 등의 물량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재고일수 역시 최저수준이다. 8월1일 기준으로 재고일수가 한 달에 미치지 못했다. 재고일수가 최소 두 달은 돼야 딜러에서 정상적인 전시 및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딜러들은 전시할 차도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물량부족의 원인을 최근 파업사태에 따른 공급차질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선 시장수요에 따라 생산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지난해 생산물량을 기존 30만 대에서 36만 대로 늘렸고, 현대차 앨라바마 공장도 9월부터 6만 대의 생산물량 추가 확보에 나서는 등 현대기아차 모두 현지수요 대응을 위한 생산물량 확대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국내공장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임금협상 과정에서의 파업 및 잔업 거부로 이달 22일 기준 현대기아차의 생산차질은 8만8000대(1조7000억원)를 넘어서며 해외 물량 부족을 가중시켰다.
현대기아차가 물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7월 미국 자동차판매는 115만 대로 전년 동월 대비 8.9% 성장했다. 특히 일본업체의 판매 증가가 파죽지세다. 토요타의 7월 판매대수는 13만9759대로 전년 대비 23.9%, 혼다의 7월 판매대수는 10만4119대로 46.4% 증가했다. 하지만 현대차 판매는 4.1% 증가하는데 그쳐 전체 평균 증가율(8.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대기아차 측은 "일본차들과 고객층이 겹치는 현대기아차의 대기 고객 및 가망 고객이 최근 물량부족으로 인해 대량으로 이탈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일본업체의 공급부족이 개선되고,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전방위 공세에 나섬에 따라 상황이 180도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지시간으로 22일 미 기아차공장을 방문 "공급물량 부족을 해소하는 데 이 곳 현지공장의 정상적인 차량 공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확실한 품질 점검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차량 공급을 통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 하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날 네이슨 딜 조지아주 주지사를 만난이후 조지아공장을 방문한 색스비 챔블리스 조지아주 상원의원을 접견했다.
최인웅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본 기사의 저작권은 머니투데이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미국 서민들에게는 선호의 대상일 수 밖에 없습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