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2위 자동차 업체인 푸조의 뱅상 랭보 최고경영자(CEO · 51 · 사진) 얼굴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는 "전기차가 10년내 자동차시장의 5%를 차지할 것"이라며 "연말 출시하는 소형 전기차 '아이온'으로
친환경차 시장의 선두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앞으로 프랑스 차의 진면목을 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랭보 CEO는 파리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포르투 베르사유 박람회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전기차와 경유차 분야에선 굳건한 세계 선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랭보 CEO는 푸조 부스에 마련된 VIP룸에 들어서자마자 연말에 출시할 전기차 얘기를 꺼냈다. 아이온은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한 모델로 항속거리가 최대 150㎞다. 그는 "푸조는 20년 전 106이란 전기차를
판 적이 있는 이 분야의 선구자"라며 "아이온 역시 유럽 최초의 미래형 전기차"라고 소개했다.
푸조는 내년에 아이온을 연 3000~4000대 규모로 생산한 뒤 2015년까지 연 5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아시아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전기차를 대중화하기에 배터리값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 랭보 CEO는 "차가 많이 팔리면 배터리값도 내려갈 것"
이라며 "환경 이슈가 중요시되는 만큼 소비자 관심도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한국산 자동차 부품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보고를 최근 받았다"며 "좋은 품질의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한다면 한국 배터리를 당연히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랭보 CEO는 한국 기자와의 인터뷰란 점을 의식한 듯 "현대 · 기아차 등 모든 경쟁자를 존중하고 이들을
면밀하게 연구하고 있다"며 "다만 푸조는 독특한 감성을 강조한다는 점이 경쟁자와 다르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기술과 브랜드 모두 괜찮지만,향후 자동차 시장의 두 가지 화두가 될 경유차 및 전기차 분야에선
푸조가 리더"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푸조는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의 경유 하이브리드카인 3008 하이브리드4를 선보였다. 랭보 CEO는
"경유차는 휘발유차보다 연료 효율성과 힘이 앞서는 만큼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도심을 달릴 때 전기
모터만을 쓰다 고속 주행 때나 언덕길을 오를 때 4륜 구동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카 값이 비싸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개발 비용이 높지만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선 오히려 일반 모델보다 저렴하다"고 반박했다.
랭보 CEO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은 비즈니스 세단인 508을 기반으로 한 508 하이브리드4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모터쇼에서 종전 407보다 연료 효율성을 15% 이상 높인 508을 선보였는데,푸조의 브랜드
이미지와 판매량을 끌어올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2012년 글로벌 시장에 508 하이브리드4를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랭보 CEO는 세계 최대로 떠오른 중국시장 공략법에 대해 "2016년까지 중국 시장의 8%를 차지하는 게 목표"
라며 "올해만 중국 판매량을 30% 이상 늘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508을 프랑스와 중국에서 병행 생산키로
결정했다"며 "508의 내년 판매목표 20만대 중 중국 비중이 3분의 1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랭보 CEO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작년 세계 시장에서 184만여대를
팔았는데,올 상반기에만 사상 최대인 109만여대를 판매했다"며 "당초 목표를 훨씬 뛰어넘은 수치로,내년에도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경기가 괜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리=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