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말 도요타의 핵심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이 본사에서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21세기를 앞두고
창의적인 자동차를 만들라는 지시였다. '프리우스'라는 차명은 이때 처음 등장했다.
프리우스 개발에 참여한 도요타 제품기획팀의 오기소 사토시 수석엔지니어를 비롯한 10명의 프로젝트팀은
아이디어를 짜냈다. 환경을 생각하는 운전자들을 위한 차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프리우스 혁명의 시작이었다.
당시만 해도 미국 소비자들은 튼튼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호했다. 하지만 프리우스팀의 생각은
달랐다. 환경에 대한 걱정이 커질수록 배기가스가 적은 친환경차 수요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들은 이를 위해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가솔린 하이브리드카를 창안했다. 첫 번째 도전이었다.
오기소 수석엔지니어는 "우리는 아무도 개발하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오리지널을 창조해야만 했다"고 술회했다.
프리우스는 1995년 프로토타입(실험용 차량)으로 330피트(100m) 주행에 나선 후 3년간 반복적인 시행착오를
거쳤다. 1997년 10월 1세대 모델은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프리우스는 21세기 친환경차 시장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7년 출시 이후 14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200만대 이상 팔렸다. 3세대 프리우스는 작년 일본에서 31만대 이상 팔리면서 20년 만에 도요타
코롤라가 보유하고 있던 연간 판매 신기록(30만대)을 갈아치웠다.
도요타 북미법인의 짐 프레스 사장은 프리우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0년 전 사람들은 도요타 브랜드를
보고 프리우스를 사려고 했다. 하지만 요즘 운전자들은 우리가 프리우스를 가졌기 때문에 도요타차를 구매
하길 원한다. "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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