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 엔진과 전기모터를 번갈아 사용하며 연료를 아끼는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 도요타자동차 등 글로벌 메이커들이 국내에서 잇따라 신형 하이브리
드카 모델을 내놓는 것도 주목을 끄는 또 다른 이유다. 올해는 '하이브리드카 2차 대전'이 불붙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친환경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작년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던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국내에서 팔린
하이브리드카 모델은 모두 11종으로 8636대(국산 6349대,수입 2287대) 판매됐다. 전체 자동차 시장(155만5992대)
대비 점유율은 0.56%다. 2009년 7585대가 팔리면서 점유율 0.52%를 기록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4133대 팔려 전년(5150대)보다 오히려 줄었고,기아차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 판매량도
2216대에 불과했다.
수입산 하이브리드카도 마찬가지로 저조했다. 2009년 10월 출시된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는 각각
1315대와 403대 팔리는 데 그쳤다. 렉서스 LS600hL(84대)과 GS450h(45대),RX450h(127대) 역시 전년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는 2009년 134대에서 43대로 급감했고,인사이트는 두 달 동안 140대 팔렸다. 메르
세데스벤츠 S400 하이브리드는 2009년 출시 후 3개월간 56대 팔렸지만 작년 한 해 동안 101대에 불과했다.
BMW 액티브 하이브리드7과 X6 하이브리드,포르쉐 카이엔S 하이브리드는 각각 16대,12대,1대씩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 종류가 늘었지만 가격 부담과 연료 효율성 논란 때문에 수요가 정체됐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시 불붙는 친환경차 경쟁
올해 양상은 조금 다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신형 하이브리드카가 대거 선보일
예정이어서다.
한국도요타는 16일 렉서스 브랜드의 신형 하이브리드카인 CT200h를 출시했다. 소형 하이브리드카인 CT200h는
ℓ당 25.4㎞의 공인연비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카 중 단연 최고 수준이다. 1.8ℓ짜리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최고출력 136마력(시스템출력 기준)의 힘을 낼 수 있다. 가격은 렉서스 라인업
중 가장 저렴한 4190만원(콤팩트 트랜드 기준)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오는 6월 쏘나타 및 K5 하이브리드를 각각 내놓는다. 두 차의 기본적인 플랫폼(엔진 · 변속기
및 차체의 기본 뼈대)은 같다. 하이브리드 전용 세타Ⅱ 2.4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연비는 ℓ당 20㎞
수준이고 국내 판매가격은 3000만원대 중반이다.
혼다코리아는 올 여름께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CR-Z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기준 연비가 ℓ당 25.0㎞다. 쿠페
스타일로 1.5ℓ i-VTEC 엔진을 넣었다. '새로운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는 차'란 컨셉트로 개발됐다. 예상 가격은
3000만원대 중반이다.
푸조를 수입 · 판매하는 한불모터스는 연말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3008 하이브리드4를 내놓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차의 연비는 유럽 기준으로 ℓ당 26.3㎞다. 디젤 하이브리드란 게 다른 모델과 구분되는
점이다. 최고 시스템출력이 200마력에 달한다.
세제 혜택과 고연비가 매력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세제혜택은 적지 않다. 내년까지 한시 적용되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에
관한 법률'(이하 환친법)이 근거다.
혜택 폭은 최대 310만원이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최대 130만원,취득세와 등록세를 최대 140만원까지 각각
감면받을 수 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공채 부담도 적다. 예컨대 200만원짜리 공채를
매입해 20% 할인해 되팔 경우 4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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