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좋은 차는 세상에 많습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열정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실용성을 모두 갖춘 차는 많지
않습니다. 쉐보레 디자인이 추구하는 가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김태완 한국GM 디자인 총괄 부사장(51, 사진)은 31일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2011 서울모터쇼'에서 쉐보레 브랜드
의 정체성을 이같이 규정했다. 높은 가격 때문에 다가가기 힘든 '비싼 차'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으면서도
열정을 지닌 브랜드가 쉐보레라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쉐보레는 단일 브랜드 판매실적으로 세계 4위에 오를 만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면서 "역동성을
강조한 듀얼 메쉬 그릴(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이 두 개로 나눠진 것)이나 휠아웃-바디인 스타일(휠이 차량 몸체 외부로
약간 튀어나온 모습)들이 바로 쉐보레의 DNA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한국GM이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한 콘셉트카 '미래'(Miray)를 소개하면서 쉐보레의 디자인 철학을 구체적
으로 설명했다. 미래는 그가 이끄는 한국GM 선행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개발을 주도한 미래형 콘셉트카다.
그는 "미래는 두 개로 나눠진 그릴과 휠아웃-바디인 스타일로 차가 바닥에 바짝 붙어있는 느낌을 주면서 역동성을 높였
고 가오리를 닮은 모습으로 1950~60년대 인기를 끌었던 쉐보레 콜벳 스팅레이에서 영감을 얻은 후면부를 통해 쉐보레의
정체성을 그대로 살렸다"며 "혁신적인 디자인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미니밴과 SUV의 장점을 골고루 섞은 다목적차량 '올란도'와 글로벌 소형차 '아베오' 등 한국은 물론, 전 세계로 수출되는
차들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김 부사장의 디자인 철학은 '펀(FUN,즐거움)'이다.
김 부사장은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에게 감탄과 기쁨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모든 차
를 디자인할 때 '즐거움'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올란도에는 센터페시아 뒤쪽에 '시크릿
큐브'라고 이름 붙인 대형 수납공간이 있고 아베오 역시 모터사이클 계기반을 닮은 모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내달 출시하는 SUV 캡티바와 하반기 판매에 들어가는 중형세단 '토스카' 후속 모델에도 FUN한 요소들을 넣을 것이라
고 밝혔다. 그는 "캡티바는 실내 센터페시아에 아기자기한 스위치 패널 등 창의적인 요소들을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비중이 큰 한국GM이 매립형 내비게이션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양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알페온
과 같은 고급차에는 내비게이션이 들어가지만, 스파크나 아베오 같은 실용성 높은 차에 순정 내비게이션이 꼭 필요한지는
의문이 든다"며 "오히려 국내 소비자들을 배려한 결정이며, 개발은 이미 끝난 상태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회사 목표인 내수 시장 점유율 두 자릿수 달성이 개인적인 목표"라며 "내년엔 세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했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김보형 기자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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