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v.daum.net/v/20240422203001967
최근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 강펀치들을 연이어 날리고 있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 중대한 외교문제들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격노를 하지 않는 모양이다. 일본에 대해서만큼은 한없는 덕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윤 대통령이다.
지난 16일에는 일본 외무성이 <외교청서 2024>를 공개해 강제징용·위안부·독도 등에 대한 공세적 태도를 드러냈다. 외교청서가 아니라 '왜교청서'였나 싶을 정도로 도발적이다. 그런 뒤 금요일인 19일에는 문부과학성이 극우적인 중학교 역사교과서 2종을 교과서 검정에서 추가로 통과시켰다.
기시다 내각은 11일에 당당한 미 의회 연설을 하고 16일에 외교청서를 공개하고 19일에 레이와서적 교과서를 통과시키고 21일에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한일 역사문제와 관련된 강펀치들을 4·10총선 직후부터 불과 며칠 간격으로 연이어 날렸다.
그런 강펀치들 중간에 한일 정상의 전화 통화가 있었다. 17일 저녁 기시다는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파트너로서 한국과의 협력을 계속 심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한미일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기여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17일 자 <마이니치신문> 등을 종합하면, 기시다가 전화를 건 목적은 미국 방문 결과를 설명하는 한편, 4·10 총선 패배로 한일관계가 흔들리지 않게 단속하는 데 있다. 일본이 원하는 한일관계 진전이 총선 참패로 동요하지 않게 하려는 의중이 있었던 것이다.
총선 참패로 한일관계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총선 직후부터 한국에 연달아 강펀치를 날렸다. 그런 와중에 기시다가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는 파트너'임을 환기시켰다. 때리고 약 발라주는 장면을 연상케 된다. 일련의 펀치가 한국을 강타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마음을 붙들어두려는 의도 역시 그 전화 통화에 담겼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일본이 총선 직후부터 역사도발을 강화하는 현상에 대해 윤 대통령이 우려를 갖고 있었다면, 17일 전화통화에서 어떤 형태로든 의사 표시가 나왔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대통령실 보도자료에 따르면, 15분간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한일 간 긴밀한 협력', '한일 간 긴밀한 공조', '정상 간 격의 없는 소통의 발전'을 거듭거듭 강조했다. 기시다가 전화를 걸어 마음을 다독여줄 필요조차 없었던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일본이 한국을 연이어 자극하고 있으므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이에 대응해야 마땅하다. 개인적으로는 별 일 아닌 것 같더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의 정서를 대변해야 한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별 반응이 없다. 역사 문제에서도 '러브샷' 중인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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